강남에 갈 일이 있었다. 로운리맨님이 사시는 곳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일단 저녁을 먹고 난 후 스타벅스 영동2교점에서 카페라테를 마시며 책을 읽다가 로운리맨님에게 연락했다.
근처에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었다.
퇴근중이라고 했다. 귀가하거든 식사하고 운동 나가기 전에 좀 보자고 했다.
로운리맨님은 나 때문에 운동을 접었다. 저녁 식사나 하자고 했다. 내게 저녁 식사를 두 번 하라고 했다.
덕분에 김치찌개 전문점 봉시에 갈 기회가 있었다.
일요일에는 문을 닫기 때문에 한번도 가자는 말을 못했다고 했다. (로운리맨님과 만난 것은 마라톤대회가 있는 일요일이 대부분이었으니)
순대국을 먹은 지 한 시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밥을 추가로 시켜 먹었다. 라면사리까지 넣어서......
김치찌개는 여러차례 만들어 보았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김치찌개와는 다르다.
요리하는 게 일상이라 고기 커팅을 내가 하겠다고 했다.
비계와 살이 붙어 있게 잘게 잘랐다.
밥먹은 지 얼마 되었다고 군침이 돈다.
김치와 돼지고기....모두 맛있었다. 이 집에서 김치찌개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밥그릇이 커서 참 좋다. 밥을 달라는 대로 더 주니 좋고.....
봉시(封豕)로 이해하면 큰 돼지, 봉시(逢時)로 이해하면 쫗은 기회.....
처음에는 식당 이름이 헤깔렸는데 설명을 읽고 나니 잘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비틀어 만든 문구.... 너무 마음에 든다.
아낌없이 주고자 한다면 반드시 살 것이고, 아끼고자 하면 반드시 죽을 것이다.
必施則生, 必吝則死
로운리맨님 덕분에 좋은 식당을 만나 잘 먹었습니다. 두 번 연달아 식사하면서 두번째 식사에서 만족하는 일은 거의 없는데..... 매우 만족했습니다.
아쉬움은 계란말이를 먹지 못했다는 것. 다음 기회에.....
스타벅스 영동2교점에서 먹은 카페라테....
Hot과 Ice 가격이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 뜨거운 것을 시켰다.
뜨거운 것을 시키면서 가격을 물어보다니......
하트가 보기 좋다. 양진채의 소설을 읽고 있었는데 로운리맨님과 저녁식사를 하기로 하면서 오래 앉아 있지 않았다.
구룡초등학교 사거리에서 북쪽 방향으로 일단 진행했으면 매봉역까지는 매우 가까운데
서쪽으로 가면서 스타벅스 영동2교점까지 가 버렸다. 강북촌놈이 강남에 와서 자주 헤깔린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다음번에는 구룡초등학교 정문을 나와 좌회전한 뒤 사거리에서 직진해서 양재천을 일단 건너는 것으로.......
1.2킬로미터만 걸으면 될 것을 2킬로미터를 넘게 걸었다. 그냥 걸은 것이 아니라 긴가민가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운동하는 사람이 좀더 걷는 것을 싫어하세요? 그게 방향성이 없는 움직임은 견디기가 힘들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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