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body to Love>, <Love of My Life>, <Don't Stop Me Now>, <We will Rock You>....
내가 관리하는 인터넷 카페의 배경 음악, 스마트폰에 담긴 음악 가운데에는 꼭 퀸의 노래가 들어 있다. 생애 첫 풀코스 마라톤을 달리기 전날 밤 퀸의 노래를 듣고 있었을 정도이니 퀸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특별히 록 밴드 퀸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그 음악이 좋았을 뿐이다. 두 시간이 넘도록 퀸의 음악을 듣고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영화 초반부에 들었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노래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노래만 끈질기게 틀어대었다면 굳이 영화를 보러 갈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드라마가 잘 이어지는 가운데 음악이 어우러지니 영화를 보면서 시계 한번 보지 않았다. 밴드의 탄생과 불화와 화해 등 삶의 에피소드가 불세출의 명곡과 어우러지니 영화 자체로도 흥미로웠다. 고립을 자처하여 음악 작업에 몰두하고, 새로운 음악에 대한 실험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통하여 베테랑 뮤지션이 그저 운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정 관념과 기존 관행 때문에 독창적인 밴드 퀸을 놓치고 마는 프로듀서, 천재는 많지만 천재를 알아보는 존재는 그리 많지 않은 듯. <Bohemian Rhapsody>가 6분이나 되어 관행을 깨뜨렸다는 이유로 퀸을 거절했던 프로듀서는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인가?
Love of My Life. 한국 관객들이 초빙 외국 가수들을 감동시킨다는 떼창, 퀸이 효시였던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다. 이것도 퀸의 노래였던가, 이렇게 애창곡이 많았나 놀라면서 영화를 보고 있었다.
내심 기대하고 있던 <We Are the Champions>는 마지막에 들을 수 있다. 지금도 스포츠 대회 우승의 순간 흘러나오는 그 노래. 들을 때마다 삶의 이벤트를 마무리하며 심금을 울리는 이런 노래를 만들어낸 존재들의 삶을 보는 재미와 감동이 적지 않았다. 올해 코리안시리즈 3차전이 끝났을 때 방송국에서 엔딩 노래로 내보낸 것은 퀸의 <Don't Stop Me Now>였다.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동성애 부분이 조금 마음에 걸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게 프레디 머큐리의 잘못은 아니니까. 프레디 머큐리가 1991년에 죽었는 줄 몰랐다. 퀸의 음악이 여전히 동시대 음악인 것처럼 느껴져 아직 살아 있는 줄 알았다.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는 순간 퀸의 실제 라이브 화면을 볼 수 있다. 영화에 등장한 인물들과 거의 차이가 없는 모습에 놀란다. 퀸의 공연을 응축해서 본 듯한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를 본 지 몇 일이 되지 않았는데 드는 생각이 있었다. 한번 더 보고 싶다는..... 아니, 반드시 한번 더 봐야 한다는..... 1985년 웸블리 스타디움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을 재현해 낸 후반 몇 분 다이제스트 공연 감상을 위해서라도 또 봐야 한다는......
※ 엔딩 크래딧이 올라갈 때 대부분의 관객이 빠져나가지만 이번에는 거의 다 제자리에 앉아 있었다. 퀸의 음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 모습도 볼 수 있다. 유리에 비쳐서....
이 영화는 처음 개봉했을 때는 조용했는데 입소문으로 1백만 관객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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