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여의도 벚꽃 마라톤대회(2016/04/16)-FULL

HoonzK 2016. 4. 21. 12:19

 수요일 하프마라톤을 완주한 후 몸이 회복되지 않았다. 부상이 도진 것같기도 했다. 매달 한번이라도 달려야 하는 풀코스를 감당하려면 4월 16일 하루밖에 기회가 없었다. 부여백마강마라톤(4월 3일), 경주벚꽃마라톤(4월 9일), 예산벚꽃전국마라톤(4월 9일), 서산전국마라톤(4월 10일), 경기마라톤(4월 17일) 등을 모두 놓치고 마지막 기회로 잡은 것이 여의도 벚꽃마라톤이었다. 달려야 한다는 마음을 먹고 몸을 추스리고 참가신청 게시판에 들어갔을 때에는 죄다 접수 마감이었다. 대회 열흘 전까지도 참가 접수를 받은 것은 여의도 벚꽃마라톤뿐이었다. 물품 배송이 시작된 이후 게시판에는 불평불만 투성이었다. 티셔츠 도안부터 선전 문구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아 환불해 달라는 글이 넘쳤다. 나는 티셔츠 기대도 하지 않았으니 신경쓰지 않았다. 풀코스를 달리기 위하여 신청한 대회이니 기념품같은 것은 아예 신경쓰지 않았다. 한국마라톤TV애서 주최하는 대회 가운데 기념품이 만족스러운 적은 거의 없으니 이번에도 기대하지 않았다.

 

 무릎과 장딴지 쪽에 테이핑을 하고 달리기에 나섰다. 풀코스를 감당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새벽 7시 출발이니 잠이 부족하여 고단하기도 했다. 출발할 때 보니 몸이 어찌나 무거운지 발걸음이 잘 떼어지지 않았다. 옆구리살이 출렁거리는 느낌이 너무 싫었다. 5분 50초 페이스가 나오는데 이래서는 안된다. 뭐가? SUB-4 완주가. 날씨가 조금 더웠다. 6킬로미터쯤 한강변을 달리다 5킬로미터 남짓 안양천변을 달리고 또다시 도림천변으로 감아도는 코스인데, 안양천변을 따라 달리는 코스가 평소보다 먼 방향으로 잡혀 있어 힘들었다. 아마도 자전거 도로에서 주자들을 최대한 떨어뜨리려는 의도였던 것같다. 5킬로미터 기록이 28분 15초가 나왔으니 SUB-4 5킬로미터 기준 기록(28분 20초)에 들어갔다. 하지만 함께 출발한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잡지 못했다. 적어도 200미터 이상 떨어져 따라가고 있었다. 그 거리가 달리면 달릴수록 더 멀어졌다. 너무 조심하고 있어서 그럴까? 몸을 사린다는 표현이 맞겠다. 10킬로미터 표지판을 57분 50초에 통과했다. SUB-4 기준 기록에서 1분 10초나 넘어갔다. 낭패로군. 소변도 마렵고. 11킬로미터 지점 도림천에 들어서서야 근심을 풀었다. 고가 아래로 달리면서 햇빛을 신경쓸 필요가 없어 좋았다. 풀코스 주자가 많지 않고, 그것도 흩어져서 달리다 보니 외로운 달리기가 계속되었다. 출발한 지 얼마 안 되어 풀코스 700회 이상 완주에 빛나는 은기님과 인사를 나눈 것말고는 누구하고도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16킬로미터 지점에서 보니 4시간 페메하고는 400미터쯤 떨어져 있었다. 하프 반환점에서 보니 4시간 페메와 500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 2시간 하고도 얼마나 넘게 달린 것인가? 아쉬움을 뇌까리며 시계를 보니 1시간 59분 25초였다. 그럼 4시간 페메는 뭐하고 있는 거지? 후반에 속도를 늦추기 위하여 전반에 빨리 달려 주는 것인가? 온 만큼의 속도로 돌아간다면 내 기록은 3시간 58분 50초.


 다리 쪽이 잘 버티어 주어야 할텐데. 그동안 운동 부족으로 다리는 내 체중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는지 모른다.  108번째 풀코스. 108번 번뇌. 곧 죽어도 SUB-4에 대한 기대감을 버릴 수 없다. 2주에 한번씩 뛰어주면 딱 좋지만 이제는 한 달에 한 번씩에 뛰는 것도 쉽지 않으니....... 16킬로미터에서 21.0975킬로미터 지점 사이에는 거리 표지판이 없었다. 쵸코파이와 콜라로 에너지를 보충하면서 스포츠겔에 대한 미련을 지웠다. 추월당하지는 않으니 페이스가 떨어지지는 않았다는 뜻. 이 페이스를 유지해도 SUB-4 달성하는 데 무리가 없겠느냐는 물음은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30킬로미터의 정확한 지점을 알 수는 없고, 12킬로미터 남았다는 표지판에서 30.195킬로미터 지점에서 페이스를 체크해 보면 될 것같았다. 4시간 페이스메이커가 아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무지무지하게 내 페이스가 떨어진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 부담이었다. 도림천을 빠져나오기 전에 30.195킬로미터 지점을 지났다. 2시간 50분 30초가 넘어가고 있었다. SUB-4 기준으로 아주 잘 가고 있었다. 10킬로미터 남기고 3시간 1분이 흘렀다. 59분으로 남은 거리를 달릴 수 있으면 되었다. 그래도 4시간 페이스메이커의 빨간 풍선이 보이지 않는 것이 의아하였다. 광화문페이싱팀은 이러는 법이 없는데. 너무 빨리 들어가거나 늦게 들어가거나 하면 홈페이지에 반성문을 써야 하는 클럽이라 시간을 칼같이 맞추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안양천을 따라 달리다 보면 주로가 좁아 자전거는 끊임없이 신경쓰였다. 오른편으로 바짝 붙어 달리며 자전거를 피하였다. 청소년들은 엄청난 스피드로 자전거를 모니 추돌이 걱정되었다. 알아서 나를 피해 가 주길 바랄 뿐이었다. 또한 주로가 좁으니 수풀도 가까워 벌레들이 눈가에 맴돌았다. 눈에 벌레가 들어갈까봐 손을 휘저으며 달렸다. 손을 휘젓는 사이 100여 미터 앞에 4시간 페메가 보였다. 아! 바로 붙었구나. 6킬로미터가 남는 한강변으로 들어서면 무난하게 따라붙고 함께 달리다 3킬로미터쯤 남기고 스퍼트하면 되겠다 싶었다. 한강을 만났다. 이제 햇빛을 마주해야 하는데 다행히 구름이 끼기 시작하여 눈부심은 피했다. 그런데 아무리 앞을 보아도 페메는 없었다. 어디로 간 거지? 어느새 스퍼트한 것인가? 페메를 찾자. 조금씩 스피드를 올렸다. 페메는 없었다. 화장실을 한번 더 갈까 하는 마음은 있었고, SUB-4에는 1분 이상 시간을 번 것같아서 갈 수도 있었지만 가지 않았다. 108번째 풀코스 완주를 위하여 달려가면서 108 번뇌, 108 번뇌 하고 중얼거렸다.

 결국 페이스메이커를 찾지 못하고 골인하였다.

 

 내 이름을 기억하는 해병대 정의님이 마이크를 들고 나를 소개해 주었다.

 

 3:57:49.51

 

기록증과 완주메달을 받고 물품보관소로 이동하는데 사회 보는 해병대 정의님이 멘트를 했다.

 

-4시간 페이스메이커가 골인합니다. 광화문마라톤클럽 수고하셨습니다.

 

이 사람들 도대체 어디 갔다 온 거지? 빨리 달려 놓고 시간 남는다고 어디서 한숨 자고 온 것인가? 오늘은 정말 페메가 필요했던 레이스였는데.....

 

어쨌든 이번 달 부담은 덜었다. 53개월 연속 풀코스 완주 성공. 다음 풀코스는 5월 8일 의령이다.

 

 

 

 

 

 

 

대회명칭 : 여의도 벚꽃 마라톤대회
    시 :

2016년 4월 16일(토) 풀코스 07:00출발, 하프.10k.5k 08:00출발

장    소 :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이벤트광장(여의나루역 2번 출구 앞)

    최 : 한국마라톤TV
    관 : 한국마라톤tv / 한국마라톤여행기획
후    원 :  
경기종목 : 풀, 하프, 10km, 5km


 

접수기간  : 2016년 4월 5일까지
종   목 : 풀코스, 하프코스(21.0975km), 10km, 5km
신청방법 :

① 홈페이지 참가신청 접수
② 인터넷 접수 및 이메일 ( km4219@hanmail.net )

기록측정   - 풀코스 (42.195Km), 하프(21.095Km), 10km →기록측정용 칩 사용
10km.하프.풀 1-3위 남/여 상장,트로피,소정의 상품
종목별 참가인원 15인(남), 15인(여) 이하시 시상제외
기 념 품   티셔츠
참가종목 :
종목 제한시간 참가비 비고
풀코스 5시간 35,000원
배번호,기념품,기록칩
하프코스 3시간
10km 2시간
5km 1시간 30,000원 배번호,기념품

주최측의 사정에 따라 출발시각은 조정될 수 있습니다.

입금계좌 : 온라인입금으로 참가비 납부
은행 계좌번호 예금주
농협 067-01-259172 (주)한국마라톤여행
환불금액(제반 비용(10%) 을 제외한 나머지 환불)
신청 후 종목변경을 할 수 없습니다.
제한인원이 초과될 경우 입금이 중단됩니다.
입금은 반드시 참가자 이름으로 입금하시고 단체(2인 이상)는 단체명으로 입금해주십시오.


 

 

 

 

 

 

 

 

 

 

당일 새벽 6시 29분

 

완주한 후 백종원 한판도시락을 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