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2016 대전 서구청장배 마라톤대회(2016/04/03)-HALF

HoonzK 2016. 4. 12. 17:17

두렵다.

풀코스가 아닌 하프라지만 두렵다.

오금 통증이 조금 남아 있고, 허리 통증은 더 심해졌다. 간밤엔 허름한 여관에서 파스를 붙이고 잤다. 호객 행위에 끌려 별 생각하지 않고 3만원에 투숙했는데 2만원 정도가 딱 어울리는 여인숙 수준의 여관이었다. 옆 방의 문 열리는 소리, 말 소리, 텔레비전 소리, 물 내리는 소리가 다 들렸다. 다음날 마라톤 대회 때문에 왔다고 다음 행보를 밝힌 사람이 아가씨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달라는 말까지 들었다. 수면 도움 앱을 이용하여 악착같이 잠을 청하여 잤어도 자주 깨다 보니 대회 당일 새벽 고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품과 무거운 눈꺼풀......

 

  대전역 도시철도 물품보관함에 대부분의 짐을 담은 뒤 전철을 타고 움직였다. 정부청사역 3번 출구로 나가 우회전, 둔산경찰서 앞에서 301번 버스에 탄 후 서부보건소에서 하차하였다. 대덕대교를 보고 우회전, 엑스포다리까지 부지런히 걸었다. 온통 벚꽃이었다. 사진찍으면서 걸었는데도 7시 30분밖에 되지 않아 한밭수목원까지 들어갔다 나왔다. 들어갔다 나오는 사이 한 시간이 훌쩍 흘렀다. 그 사이 독서도 했고, 잠도 잤고, 화장실에도 다녀왔고, 스트레칭도 마쳤다. 이로운씨에게 문자도 보내었다. ‘혹시 서구청장배 마라톤 안 나오세요?’ 답장이 없었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대회장 입구로 들어가는데 키큰 30대 중반의 낯익은 사나이가 마라톤 대회 홍보물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이로운씨였다. ‘형님, 이런 대회도 다 나오세요?' 진짜 나인지 의아했었다고 했다. 설마 대전시도 아니고 대전의 한 구청에서 여는 대회에 참가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4월 30일 열리는 2016 한마음 통일마라톤 대회 주관하는 분들을 도와드리고 있다고 했다. 아쉽지만 그는 오늘 달리지 않는다고 했다.

 

  아는 분이 한 분 더 계셨다. 광화문마라톤 페메인 류성룡님. 오늘 2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담당한다고 했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1시간 59분대로 달리기로 마음먹은 나로서는 큰 도우미를 얻은 것이니. 이 분 덕분에 달리는 도중 갑천 위로 튀어오르는 잉어도 보고, 벚꽃과 목련도 즐겼다. 이 분이 아니었다면 부상이 도지는 것만 내내 신경쓰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아무래도 대전 지역이다 보니 대전천, 여명, 주주클럽 등 대전에서 유명한 클럽 등이 여러 팀이 나왔다. 대전 지역의 마스터즈는 모두 모인 것같았다.

 

  첫 1킬로미터.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가기가 버거웠다. 조금 빠른 페이스였다. 5분 30초. 허리 통증이 만만치 않았지만 곧 잊혀지리라 믿고 다리를 놀렸다. 4킬로미터 지점에서 시간을 체크하니 기준 기록보다 1분이나 빨랐다. 이대로 간다면 1시간 55분 이내의 완주가 예상되었다. 4킬로미터 지점에서 급수대를 만났는데 물먹고 나서 내내 함께 달리려던 2시간 페메와 헤어져 앞으로 나아갔다. 이래도 되는 걸까 되뇌이면서. 10킬로미터 지점에서 기록을 보니 53분 50초였다. 1시간 54분은 충분하고, 어쩌면 1시간 52분으로 달려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마저 들었다. 그러나 일견 드는 생각. 오만방자하지 말자. 피로가 슬슬 누적되면서 부상 부위가 도져 스피드가 현저하게 떨어질 수도 있다. 3월 1일 경험하지 않았던가? 두려움, 그러나 피할 수 없는 도전의식. 양극의 감정이 상충하면서 레이스는 이어졌다. 다행스러운 것은 엑스포다리, 둔산대교, 한밭대교, 삼천교, 용문교, 수침교, 가장교, 태평교, 유등교, 복수교, 산성교 아래를 달리다 돌아오는 레이스로 오르막이라고는 전혀 없어서 규칙적인 움직임을 이어갈 수 있는 코스라는 점이었다. 갑천을 따라 달리다 한밭대교에서 유등천을 따라 가고, 삼천교에서 대전천을 곁눈질하고 되돌아오는 코스라, 대전 시내의 3대 하천을 모두 만날 수 있는 대회이기도 했다.

 

  조금 더운 날씨였지만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 눈부심 현상은 없었다. 목련과 벚꽃이 뒤섞여 있으니 대회 명칭을 오늘만은 ‘대전 목련 벚꽃 마라톤대회’라고 일컬어도 상관이 없어 보였다.  부지런히 달리고 있는데 병원 홍보 문구를 달고 달리는 중년의 반응에 호기심이 생겼다. 이 사람은 건너편에서 오는 사람들과 일일이 인사를 하고 있었다. 도대체 모르는 사람이 없으시네요. 이 분은 내게 대회 경험을 물었다. 풀, 하프, 10킬로미터 각기 100회를 넘었다고 하니 돈 많이 썼겠다는 말을 했다. 댁의 10킬로미터 최고 기록으로 볼 때 하프를 1시간 25분 정도로는 달려야 합니다. 제가 몸을 너무 사리나 봅니다. 이 양반은 2주 전 동아마라톤 완주를 위하여 별짓을 다했다고 했다. 의사의 무릎 마사지. 그게 한 건당 20만원인데 세 차례나 받았고, 피까지 뽑았다고 했다. 그래도 스피드를 올리면 사타구니쪽으로 쥐가 올라와 걷다 뛰다를 반복한 끝에 4시간 12분에 완주할 수 있었다는 것. 그런데 왜 아직도 완주기념티셔츠를 보내주질 않지요? 동마 완주 후 2주 동안 훈련을 아예 하지 않았다가 조심하면서 달리고 있다고 했다. 이 양반은 13킬로미터 지점부터 치고 나갔다. 나는 아직 스피드를 올리는 데 극도로 조심했다. 56분이 다 되어 반환했으니 산술적으로 1시간 51분대 후반 골인이 예상되었다. 10킬로미터 남았을 때 1시간 가까이 흘렀다. 6킬로미터를 남기고 난 후부터는 질주하였다. 더 이상 참을 것도 없었다. 오금에 통증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스피드를 억누를 정도는 아니었다.  출발할 때 아팠던 허리도 아프지 않았다. 도대체 얼마만인가? 4분대로 들어선 게. 남은 10킬로미터를 47분대로 달렸다. 지난 해 9월 12일 대전마라톤에서 기록한 1시간 48분 11초보다 빠른 1시간 47분 23초 94로 골인하였다. 골인 지점에서 의찬 아빠가 DSLR 카메라를 들고 내 일거수 일투족을 찍고 있었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 얼굴이 많이 부어 있었다. 마라톤하는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뚱뚱해 보이고.... 어쩔 수 없다. 운동량이 부족한 것을 어쩌나] 의찬 엄마와 김선생님도 큰 소리로 응원하였다.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과감해질 수 있었는지 모른다.

    

 

 

 

 

 

 

 

 

 

대회명 : 대전 서구청장배 마라톤대회

  • 시 : 2016년 4월 3일(일요일) 오전 9시 출발
  • 소 : 대전엑스포다리아래잔디광장
  • 상 : 신체 건강한 남.여
  • 최 : 대전 서구청
  • 관 : 대전서구육상 연합회
  • 행 : 마라톤 챔프, 서구육상연합회
  • 참가개요


     

    종목참가금기념품 및 시상제한시간비고
    5km 걷기 및 건강달리기15,000원
    (초,중,고 10,000원)
    완주메달1시간
    10km30,000원 (20000원)최고급 우산
    (참가비 2만원 경우 기념품 제외)
    완주메달, 기록증
    2시간칩사용
    Half30,000원최고급 우산
    (참가비 2만원 경우 기념품 제외)
    완주메달, 기록증
    3시간칩사용
    매니아(10km, Half)20,000원기록증, 완주메달2시간/3시간칩사용
    페이스메이커


     

    코스구분시간대성명성별
    하프페이스메이커1:40분대윤영철
    김경섭
    2:00분대김홍집
    이길웅
    2:20분대서명숙
    정대식
    레이스페트롤2시간이전이영재
    정선용
    2시간이후박남균
    김미영

     

     

     

     

     

    종합시상


     

    종목구분순위시상 내역
    5KM종합남*여1~5위건 타임 시상1위~5위 상장,부상품
    10KM종합남자1~10위건 타임 시상1위 상금 10만원, 상장, 트로피
    2위 상금 7만원, 상장, 트로피
    3위 상금 5만원, 상장, 트로피
    4위 ~ 10위 시상품
    종합 여자1~7위건 타임 시상1위 상금 10만원, 상장, 트로피
    2위 상금 7만원, 상장, 트로피
    3위 상금 5만원, 상장, 트로피
    4위 ~ 7위 시상품
    Half종합남*여1~3위건 타임 시상1위 상금 20만원, 상장, 트로피
    2위 상금 15만원, 상장, 트로피
    3위 상금 10만원, 상장, 트로피
    연대별 시상


     

    종목구분순위방법시상내역
    HALF 연대별 시상남자청년부 : 1위~5위넷타임 시상상장 부상품
    장년부 : 1위~5위넷타임 시상상장 부상품
    여자청년부 : 1위~3위넷타임 시상상장 부상품
    장년부 : 1위~3위넷타임 시상상장 부상품

    * 연대별 시상기준
    1)청년부 : 1971.1.1~1971.12.31 이후 출생자(45세 이하)
    2)장년부 : 1970.12.31 이전 출생자 (46세 이상)

    단체대항전


     

    종목구분순위시상 내역
    단체전 5인 1조경기
    (하프코스 부문)
    남자 4명
    여자 1명/1조
    1위~3위1위 : 상금30만원
    2위 : 상금20만원
    3위 : 상금 10만원

    * 5인1조 골인시간 합산하여 순위 결정(복장:상의 단일복장)
    * 단체대항전은 한 단체에서 2팀 이상 가능 (단, 5개팀 미만 참가시 취소됨)
    * 단체대항전 인터넷 접수 후 사무국으로 전화하여 팀원 확인 등록 해야함
    * 개인 및 단체전 중복시상입니다
    * 단체전 시상 순위는 넷 타임 기준입니다

    단체 참가자 특전


     

    단체 20명 이상 접수시 부스제공합니다.

    행운의 등수상


     

    종목구분순위시상내역
    행운의등수상10km100등, 160등부상품지급
    Half80등, 160등부상품지급

    * 순위 결정은 넷 타임으로 결정
    * 남여 구분없이 해당 등위로만 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