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2015 남원춘향 전국마라톤대회(2015/11/29)-FULL

HoonzK 2015. 12. 2. 22:35

달리기를 포기할 것인가?
지리산 둘레길 기웃거리고 광한루원 거닐면서 마라톤 뛰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것인가?
아직 눈이 녹지 않아 천천히 걸으며 즐기기엔 멋진 풍광 아닌가?

 

기억을 되새겨 보았다.
잠을 전혀 못 자고 지방에서 달린 대회 가운데 결국 4시간을 넘겨 버린 풀코스가 무엇이었을까?
2012년 8월의 양구DMZ마라톤과 2014년 3월의 진주남강마라톤.

 

서울-남원 셔틀버스가 취소되면서 나 스스로 교통편을 마련해야 했다.

 

1안: 남원 저녁 도착, 여관 숙박
2안: 남원 당일 새벽 도착, 찜질방이나 PC방에서 대기
3안: 심야버스 이용 전주 당일 새벽 도착, 남원으로 이동
4안: 심야버스 이용 광주 당일 새벽 도착, 남원으로 이동

 

 최상책은 1안, 중책은 2안, 하책은 3안, 최하책은 4안이었다.
그 가운데 나는 4안을 선택하였다. 숙박비를 포함한 경비를 절약하고, 수면 시간을 차에서 오래 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광주로 가는 새벽 1시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기 전 <한밤의 아이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또 보내었다. 졸음이 쏟아지는 느낌이라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잘 것같았다. 하지만 나는 잘  수 없었다. 뒷좌석에 앉은 승객을 발을 뻗어 한번은 왼쪽 어깨, 또 한번은 오른쪽 어깨를 걷어 찼다. 수시로 등받이를 밀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어둠 속에서 '에이, 진짜'라는 말을 내뱉었는데 그 말을 듣기나 했을까? 커튼쪽에 얼굴을 대는데 무언가 있었다. 세상에. 발이 내 얼굴 가까이 있었다.
폭발했다. I blew my top.
내 분노에 화들짝 놀라 그는 황급하게 발을 내렸지만 언제까지 갈지 의심스러웠다. 이 인간은 언제 또 내 몸을 건드릴지 몰라. 이런 생각을 하니 도저히 잠을 청할 수 없었다. 한숨도 못자고 새벽 4시 광주에 도착하였다.

 

 식당찾느라 이리저리 헤메고 다녀보았지만 담배 연기만 진탕 마시고 피로만 더 쌓은 뒤 터미널로 돌아와 햄버거와 콜라로 허기를 때웠다.

 

 남원 가는 첫 차는 새벽 5시 50분이었다.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고 하니 1시간 정도 잘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이 차는 완행이라 남원 가는 동안 다섯 차례 이상 정차하였다. 그때마다 안내 방송이 나왔고, 차 안은 켜진 전등 때문에 환해졌다. 직통이 아니니 잠들었다간 남원을 지나칠 수도 있어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창밖은 안개로 가득하고, 도로변은 몇일 전 내린 눈이 녹지 않아 온통 설국이었다. 광주에서 남원까지 지체되어 1시간 30분이나 걸렸지만 자지 못했다. 내가 도착한 곳은 공용버스터미널이었기에 오후에 서울가는 버스표를 끊기 위해 고속버스터미널에 들러야 했다. 이 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걷고 묻고 시내버스타고 묻고 또 걷고.
서울행 오후 2시 50분 차표를 끊은 뒤 대회장소로 이동하였다.(5시간 걸려 완주하고도 여유있는 표 선택) 2킬로미터 정도 걸었다. 갓길도 없는 도로를. 달리기도 전에 차에 치일 것같은 공포감에 시달렸다. 바짝 긴장했다.

 

춘향골 체육공원 운동장
풀코스 출발 1시간 전 도착.

 이렇게 힘들게 대회장에 왔는데 마라톤에 참가하지도 않고 돌아갈 수는 없었다. 생명 보전을 위하여 천천히 달리더라도 완주는 하자고 마음먹었다. 풀코스 100번을 넘긴 이상 이제 SUB-4를 하지 못하면 의미도 없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화장실 다녀오고 스트레칭하고 짐맡기고 우동국물 마시면서 출발을 기다렸다. 나를 본 헬스지노님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같이 달리면 되겠다. 피곤해서 함께 달릴 수는 없겠다. SUB-4만 하려고 한다. (이 몸 상태로 SUB-4를 하겠다고?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지?)

 

 화장실에 수시로 왔다갔다 하면서 9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출발. 기어코 달리고 있었다. 쌀쌀한 기온이라 장갑을 착용하였다. 이 대회 4시간 페메가 출전을 포기하면서 페이스 조절은 쉽지 않게 되었다. 하프와 함께 출발하였으니 2시간 페메라도 찾았으나 그마저도 없었다. 풀 3시간 40분, 4시간 20분, 하프 1시간 50분, 2시간 10분은 있었다. 1킬로미터 지점을 2시간 10분 페메와 함께 지나는데 5분 45초가 걸렸다. 2킬로미터 기록은 11분 40초. 페이스가 오히려 나빠졌다. 갑자기 승부욕이 생겼다. SUB-4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잠을 못자고도 SUB-4에 성공했던 대회를 기억 속에서 모조리 소환해 내었다.

 

예산벚꽃마라톤(201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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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국제마라톤(2015/10/11)

 

 내 페이스는 조금씩 빨라져 4킬로미터 지점에서 이미 SUB-4 기준에 부합하였다. 7킬로미터 지점까지 오르막이었는데도 페이스는 더 좋아졌다. 7킬로미터 지점을 넘어서자 2킬로미터 쯤 긴 내리막이 나왔다. 가파르게 내려가고 있었다. 이건 33~35킬로미터 지점이 힘겨운 오르막이라는 의미였다. 돌아올 때 죽었네.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은 하프 주자가 말을 걸었다. 남원 출신이라고 했다. 눈덮인 지리산의 풍광을 자랑하고, 지리산 둘레길의 출발점도 알려주었다. 그는 이것저것 물어 보기도 하였다.


하프 1시간 50분 이내로 뛰어본 적 있으세요? 지금 페이스로 나중에 1시간 49분대로 들어갈 수 있을까요? 풀코스는 어떻게 뛰어야 할까요?

 

그의 목표는 1시간 49분대였다. 4093의 하프 주자. 하프 반환점까지 함께 달리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힘을 아꼈다가 오르막이 끝나는 14킬로미터 지점부터 에너지를 폭발시키라고 했다. 나중에 대회 홈페이지를 통하여 1시간 49분대 골인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그도 내 배번을 확인하고 SUB-4하는지 보겠다고 하였다.

 

 그와 하이파이브하고 헤어지고 난 다음에는 부여마라톤의 선호(조)님과 함께 몇 킬로미터 함께 달렸다. 내리막이 너무 길어 돌아올 때 힘들겠다는 의견을 모았다. 그가 주유소 화장실 간다고 주로에서 빠진 13킬로미터 지점부터는 골인할 때까지 혼자 달렸다. 달리는 주로가 좁아 뒤에서 오는 차가 무서웠다. 악착같이 갓길에서 발걸음을 옮겼으나 갓길조차 없는 도로에서는 제발 나를 치지는 말아라하며 뛰어야 했다. 내게 드는 의심은 갈수록 커졌다. 잠을 전혀 자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도 힘든데 풀코스를 달린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후반이 되면 엄청나게 떨어져 버리는 페이스로 지옥을 맞이하겠지. 그래도 갈 데까지는 가 보자.
반환할 때까지 너무 힘들지만 않는다면 해볼만 하다. 일단 SUB-4를 목표로 가자.

풀코스 반환. 1시간 56분대.
시간을 조금 벌었다. 돌아오는 길은 2시간을 조금 넘겨도 SUB-4가 가능하다.

광한루원이 보이는 노암사거리에 오면 25킬로미터. 부담이 줄어든다. 이제 17킬로미터만 달리면 되었다. 왼편으로 요천을 내려다 보며 달렸다. 여전히 차는 조심해야 했다. 춘향테마파크를 지났다. 기온은 많이 올라서 가끔 장갑도 벗고 달리긴 했지만 도로변의 눈은 아직 남아 있었다.

 30킬로미터 가기 전에 우려했던 오르막이 있었다. 길었다. 하지만 이까짓 것. 제주감귤국제마라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30.195킬로미터를 2시간 46분대 후반에 통과하였다. SUB-4가 무난하다. 이 지점을 지난 후 두번째 소변을 본다. 피곤할 때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힘든 순간이 나오면 버스에서 나를 걷어찼던 인간을 생각했다. 그러고 나면 힘들지 않았다.


 32.195킬로미터를 2시간 59분에 지났다. 남은 10킬로미터를 1시간 넘게 달려도 SUB-4가 가능해졌다. 큰 오르막을 이겨내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진 않았다. 33킬로미터 지점을 지나면서 길고 높고 지루한 고개가 나왔다. 다른 주자들은 하나둘 하나둘하면서 넘고 있었다. 이 구간에서 킬로미터당 페이스가 6분까지 치솟지는 않았다. 5분 30초 전후를 유지하였다. 제주감귤국제마라톤에 비하면 이건 오르막도 아니다.(제주감귤국제마라톤이 또 튀어나온다. 그나저나 주최측은 아직도 내 100번째 풀코스 메달을 보내주지 않는다) 35킬로미터 지점. 이제는 내리막이었다. 내리막이라고 하여 빨리 달릴 수는 없었지만 늦어지지는 않았다. 37킬로미터 지점을 넘으면서 두 명에게 추월당하였다. 간밤에 잠을 한 시간이라도 잤다면 그들을 다시 추월해 보겠지만 자제하였다. 현상 유지만 하기로 하였다. 39킬로미터 지점에서 시간을 체크해 보니 이제는 7분 페이스로 가도 SUB-4가 가능했다.


 40킬로미터, 41킬로미터 표지판을 전혀 보지 못했다. 어느덧 운동장이었다. 운동장이 높은 지대에 있다 보니 뛰어오르는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일주일 전과 비슷한 페이스로 골인하였다.

 

3시간 53분 01초 64

 

75번째 SUB-4 완주(풀코스 총 102회)

 

어쨌든 SUB-4는 했지만 풀코스 전 이런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 잠을 자지 않고 풀코스를 달린다. 풀코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골인한 후 나는 식귀로 변했다. 떡국 두 그릇, 두부 김치 두 접시, 자장면 한 그릇, 김밥 한 꾸러미.


 서울 가는 버스에 올라탄 후 두 시간 가량 버티었다. 어두워지기 전에 <한밤의 아이들>을 읽어 두고, 어두워진 후 책을 읽을 수 없을 때 잠을 청하자는 생각으로.

 

※4093 주자는 1시간 59분대로 골인하였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 장딴지를 부여잡고 골인한 것으로 보아 몸에 과부하가 걸린 모양이었다.

 

 

 

 

 

 

 

 

 

 

1. 대회요강

☞ 일시:2015년 11월 29일(일) 출발 : 오전 09시 00분
☞ 장소:남원 춘향골 체육공원 운동장
☞ 주최:남원시
☞ 주관:전국마라톤협회,남원 육상경기연맹,남원 마라톤 클럽
☞ 후원:남원시의회,남원 경찰서,남원시교육지원청, 남원시체육회,(주)올레그룹
☞ 협력:월드런(world run), 삼익전자(주), 거북이마라톤,전마협페이싱팀,하나런 카드


2. 참가종목

종 목참 가 금기 념 품제 한 시 간비 고
5km 걷기 및 건강 달리기15,000원기념티셔츠, 완주메달1시간칩사용안함
10km 30,000원 남원 부흥식도 또는 폴라폴리스자켓 中 택1
,기록증, 완주메달
2시간칩사용
Half 30,000원 남원 부흥식도또는 폴라폴리스자켓 中 택1
,기록증, 완주메달
3시간칩사용
Full40,000원남원 부흥식도 또는 폴라폴리스자켓 中 택1
,기록증, 완주메달
5시간칩사용
매니아
(10km. Half)
20,000원기록증, 완주메달2시간/
3시간
칩사용
매니아
(Full)
25,000원기록증, 완주메달5시간칩사용


◈ 매니아란? 기념품을 원하시지 않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제도 입니다
◈VIP분들중 기념품을 원할때는15,000원을 입금해주셔야 합니다

3. 시상내역
5Km,10Km, Half, Full (단, 등록된선수 및 2014년 종합입상자 및 현장접수자는 시상에서 제외)

종 목구 분 순 위 시상 내역
5km종합 남*여 1~3위 1위~3위 상장, 트로피,부상품(전마협 참가권_2만원상당)
10km 종합 남*여 1~5위 1위 상금 15만원, 상장, 트로피
2위 상금 10만원, 상장, 트로피
3위 상금 7만원, 상장, 트로피
4위~5위 상장,트로피,부상품(전마협 참가권_2만원상당)
Half 종합 남*여 1~3위 1위 상금 15만원, 상장, 트로피
2위 상금 10만원, 상장, 트로피
3위 상금 7만원, 상장, 트로피
연대별 남*여
30대~60대
1~3위 1위~3위 트로피
Full 종합 남*여 1~3위 1위 상금 20만원, 상장, 트로피
2위 상금 15만원, 상장, 트로피
3위 상금 10만원, 상장, 트로피
연대별 남*여
30대~60대
1~3위 1위~3위 트로피


 

◈연대별 인원이 20인 미만인 경우 앞 연대에 포함 되어짐
◈신청인원이 20인미만인 경우 연대별시상이취소되며, 종합시상으로 이루어집니다.
◈기록은 넷타임이며,순위는 건타임 방식으로 처리됩니다. (연대별은 넷타임으로 시상합니다)


 

◈2014년대회 개인 종합 시상 입상자 (개인 종합시상이며, 시상금이 있는 입상자)는 모든 입상에서 제외된다
(단 / 단체전시상과 연대별 시상은 2014년대회 입상하였더라도 2015년 대회에 입상을 할 수 있다.)

◈엘리트선수는 선수해지후 4년이 지난 후 입상 가능 (단체대항전, 개인시상 등 모든시상에서 제외)

◈ 입상금은 3주이내에 입금됩니다.
◈ 대회당일 시상식이 진행되며, 시상식 미참석하신분은 요청시 시상품이 택배비 본인부담으로 배송됩니다.

 

※시상 나이구분 (연대별)

구분 (년 대) 년 도
30대
(40세 미만)
~1976년 12월 31일
40대
(40세이상~50세 미만)
1975년 1월 1일 ~1966년 12월 31일
50대
(50세이상~60세 미만)
1965년 1월 1일 ~1956년 12월 31일
60대
(60세이상~ )
1955년 1월 1일 ~



4. 단체대항전 (기록 합산순)

구 분 순 위 시 상 내 역
5인1조 경기
(HALF 코스부문)
1 ~ 5위

1위 상금30만원
2위 상금 25만원
3위 상금 20만원
4위 상금 15만원
5위 상금 10만원

 

◈단체 대항전은 한 단체에서 2팀 까지 가능
◈사전 신청팀(담당사무국으로 인터넷신청 후 전화신청)에 한하며 별도의 배번호 부여
◈5인 1조 골인시간 합산하여 순위 결정
◈여성부 별도 시상이 없으며 5팀 미만 신청시 취소됨

 

◈ 단체회원이 아닌 사람이 단체대항전에 출전할경우 실격처리된다 (6개월 이상 회원가입자에 한함)
◈ 마감전까지 단체대항전에 출전하는 회원분들의 회원명부등 회원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보내야한다.


※ 이번 대회는 개인 및 단체전 중복시상입니다※
※ 상금 30만원 부터는 세액은 본인이 부담하며, 상금입금에 필요한 각종 서류 추후 제출 (개인, 단체시상)

5. 단체지원금: 참가금공제(단5km종목은 제외)



◇셔틀버스안내◇

지역대회 전 출발시간출발 장소 금액
서울 덕수궁<->남원 오전 4시 출발: 덕수궁 ->행사장
귀가:행사장->덕수궁
25,000원
서울 잠실 <->남원 오전 4시 30분 경유 출발: 잠실종합경기장정문앞(6번출구앞)->행사장
귀가:행사장->잠실종합운동장
25,000원
울산,부산<->남원울산 오전 4:00
부산 오전4:50
"출발 : 울산문수구장 수영장앞→부산 동래역→ 행사장
귀가:행사장→울산,부산"
20,000원
하나은행:657-91-0006-37904 예금주:전국마라톤협회

※ 셔틀신청시 게시판이나 사무국으로 연락주세요
※ 셔틀은 지역별 25명 미만 신청시 취소됩니다
※ 셔틀버스 신청정보는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접수안내

☞ 문의전화:☞ 전마협 대전본사 TEL : 042)638-1080,1082,1084,1086 Fax : 042)638-1087
☞ 전마협 영남지사 TEL : 054)535-1080 Fax :054)531-1082
☞ 접수기간:~2015년 11월 12일 까지
☞ 접수방법:인터넷접수(www.run1080.com)
☞ 택배신청:주최측부담으로 대회 약 6일전 일괄배송(단.사정에따라 변동될수 있음)
☞ 입금계좌하나은행 010-710389-53507 예금주: 장영기 전국마라톤협회

※ 대회 신청 마감이후 환불신청은 환불이 되지않습니다
※각 대회별 환불처리는 접수마감 후 10日이내에 처리완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