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회, 올해는 임진각에서 2015년 10월 25일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날이 춘천마라톤 날짜와 같았다.
결국 이 대회는 날짜가 변경되어 예년처럼 11월 하순에 열리는 수순을 밟게 되었다.
11월 하순에 열리기 때문에 손기정마라톤은 늘 추위에 시달리며 달려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따뜻한 날씨로 10월 중순의 기온을 보였다.
긴팔을 입은 주자들은 더위 때문에 애를 먹었다.
출발할 때는 좀 쌀쌀하기는 했지만 반팔을 입었다. 내 복장은 여름에 마라톤 달릴 때와 똑같았다.
새벽 1시에 겨우 잠들었다가 화들짝 놀라 깨었다.
지난 해에는 8시 정각 출발이었는데 올해는 정말 9시가 맞을까?
지난 해 기록문자 받은 시각이 12시가 되기 전이니 작년에는 틀림없이 8시에 출발했다.
꼭두새벽에 대회 책자를 찾아서 시간 확인하느라 난리를 피웠다.
9시가 맞았다.
1시간 정도 더 잘 수 있었다.
피곤함을 느끼진 않았다. 화장실 이용이 유일한 스트레스였는데 물품 보관한 후 잘 넘겼다.
희수 형님과 동반주를 시작하였다.
아주 천천히 달리는 특전사님을 만났다. 100킬로미터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한 지 12시간이 되지 않았으니 천천히 달린다고 했다.
울트라 후 풀코스라...
더구나 100킬로미터를 9시간 15분에 달렸다고 하셨다. 풀코스 달리면서 항상 내 앞에서 골인하셨던 기록이 오늘은 깨어지겠네요라는 농담을 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첫 1킬로미터는 6분이 걸렸지만 조금씩 조금씩 빨라져 5킬로미터 지점에서는 SUB-4 페이스를 회복하였다.
지금까지 손기정 대회에서는 10킬로미터 2번, 하프 2번, 풀코스 2번을 달렸는데 기록은 모두 좋았다.
하프는 1시간 33분대까지 달렸고, 풀코스는 3시간 36분대로 끊었으니까.
그러나 오늘은 그냥 SUB-4로 가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특별히 질주하는 구간이 없이 내내 이븐 페이스로 풀코스를 마쳤다.
평범한 레이스. 나중에 특별히 기억날 것도 없는 레이스를 펼쳤다.
10킬로미터 지점까지는 희수 형님과 함께 갈 수 있었지만 오르막을 만나는 구간이다 보니 나만 앞으로 나오게 되었다.
1차 반환한 후 암사대교 아래를 빠져나온 12킬로미터 지점에서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제쳤다.
14킬로미터 지점에서 화장실에 들렀다가 나오면서 추월당했는데 15킬로미터를 가기 전에 4시간 페메를 다시 제쳤다.
그 이후에는 내내 앞에 있었다.
1000회(1천회) 마라톤 클럽을 만든 한스님과 앞서거니 뒷서거니했다. 20킬로미터를 넘으면서 하프 주자들이 주로에서 빠지고 나니 달리는 공간에 여유가 생겼다.
한스님과 함께 달리던 덕소마라톤클럽 주자가 내게 물었다.
-올해 몇 번째예요?
-24번째입니다.
-그럼 총 횟수는요?
-이게 101번째예요. 지난번 마라톤에서 100회를 채웠지요.
-행사를 잘 하셨나요? 축하도 받고 선물도 받고......
그런 일 없었다고 하니 왜 그랬느냐며 내내 따졌다. 다음 대회때라도 주최측에 100회 완주라고 알리고 받을 건 받으라고 했다.
무대에 올라 축하도 받고, 완주패도 받고, 지방 특산품도 받으라고 했다.
그래야겠다고 응답은 했지만 내 성격상 그럴 것같지는 않다.
한스님은 하프 지점을 지나면서 서서히 떨어졌다. 덕소 주자는 자주 달리는 게 아니지만 페이스가 좋았다.
이 양반과 35킬로미터까지 대화를 하면서 달렸다. 자신은 35킬로미터 이후 힘을 낼 것인데 물집이나 피멍이 자주 드는 게 문제라고 했다.
너무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다 보니 에너지 소비가 심한 것은 아닐까 걱정은 되었지만 그래도 심심한 것보다는 나았다.
건너편에서 달려오는 상기님, 은식님, 바깥술님, 달해아름다워님, 철의원님께 일일이 응원을 보내었다.
30킬로미터 표지판을 지나며 시계를 보았다.
2시간 46분 01초.
올해 춘천마라톤 때와 비슷했다.
2차 반환점을 지난 뒤 만나는 32킬로미터 지점. 2시간 58분을 넘겼다.
앞으로 10.195킬로미터를 1시간 걸려도 SUB-4는 가능하다는 뜻이다.
4시간 페메보다 몇 십 미터 처져서 달리는 희수 형님. 지난 주 폭발적인 페이스로 하프 1시간 40분 15초에 달렸던 분인데.
확실히 풀코스는 다른가 보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20킬로미터 지점부터 지쳐 있었다고 했다.
35킬로미터 지점이 나왔다.
덕소 주자가 먼저 가겠다고 하고는 스피드를 올렸다.
35킬로미터 지점에서 역주할 때 나도 저런 모습이었을까?
나는 무리하지 말기로 하자. 좋은 핑계거리 하나. 다음 주에도 풀코스를 달려야 하니까.
36킬로미터 지점에 이르자 덕소 주자와는 200미터 이상 차이가 나 버렸다.
허기도 찾아왔다. 스포츠젤을 챙기지 않았던 게 문제인가?
다행히 37킬로미터 넘어 급수대에서 쵸코파이가 나왔다. 한 조각 먹고 나니 허기가 가셨다.
35킬로미터 이후 내 페이스는 킬로미터당 5분 10초와 5분 25초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덕소 주자와는 차츰 거리가 줄었는데 앞에서 기준이 되어 주었기에 그나마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같다.
덕소 주자와 헤어진 후 골인할 때까지 추월하면 추월했지 추월당하지는 않았다.
덕소 주자는 3시간 52분 10초 83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나는 3시간 52분 18초 79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SUB-4 74회 달성(풀코스 101회 완주)
자주 신지 않는 마라톤화라 어색한 느낌은 있었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
희수 형님은 4시간 15분이 넘었다.
올해 한 번도 SUB-4를 못했다며 좌절하는 형님과 식사를 나눈 뒤 헤어졌다.
음료수 한 상자가 당첨되는 덕분에 들고 오느라 아주 힘들었다.
풀코스 달리는 것보다 힘들었다.(?)
대회일시 |
2015년 11월 22일(일요일) |
---|---|
시간 |
집합 8:00 | 출발 9:00 |
장소 |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
참가부문 |
풀코스(40,000원), 하프코스(35,000원), 10Km(30,000원), 5Km(25,000원) |
참가자격 |
|
접수기간 |
최종마감 |
지급품 |
기념품(전종목동일),번호표,기록측정용칩(5Km제외),대회안내책자,완주메달 |
주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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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 |
|
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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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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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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