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일정의 시작이었다.
대전역에 7시에 도착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역에서 5시 45분 KTX를 타야 했다. 그 열차를 타려면 집 근처에서 서울역 가는 버스를 4시 30분에는 타야 했다. 그 행보를 시작하려면 새벽 3시 40분쯤에는 일어나야 했다. 잠은 거의 2시간 정도 잤다.
의찬이 아버지는 몇 분 정도 늦게 나오셨다.
그래도 픽업해 주시니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보다는 일찍 도착하였다.
한밭수목원에 도착하여 일단 화장실에 들렀다. 그 후 스트레칭을 마쳤다. 그 다음에는 벤치에 길게 드러누웠다. 담배 냄새 때문에 자리를 한번 옮겼다. 30분 쯤 눈을 감고 있었다. 이 대회는 10킬로미터 부문이 먼저 출발하니 나로서는 평소보다 여유가 있었다. 8시 30분쯤 배번을 달고 다리 쪽에 테이핑도 하였다. 형편없이 조그만 비닐 봉투에 배낭을 쑤셔 넣어 물품보관소에 맡긴 후 10킬로미터 부문에 참가한 이로운씨를 찾았다. 몇 년 전 10킬로미터에서 입상한 전력이 있으니 오늘도 입상을 노리고 앞에 섰으리라.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장신이라 눈에 뛸텐데. 오늘 오지 않은건가? 포기하고 하프 선수들쪽으로 움직이는데 이로운씨가 보였다. 그동안 부상에 시달렸고, 오늘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 포기하려고 했다고 했다. 9시 10분 출발인데 8시 45분에 기상해서 자전거를 타고 나왔다고 했다. 집이 코 앞이라고 다행이었다고 했다. 편안하게 달리라고 격려한 뒤 뒤쪽으로 왔다.
1시간 50분 페이스메이커 10미터 뒤에서 출발한 것이 오전 9시 20분.
새벽에 비가 내린 뒤 그치고 아직 구름이 걷히지 않아서 달리기에는 좋은 조건이었다. 그렇지만 첫 1킬로미터 기록이 5분 30초. 지난 주와 똑같았다. 이런 수준인데 지난 주보다 5분 빨리 골인(1시간 49분대)하겠다는 욕심을 부리다니 어불성설이었다. 이 대회는 킬로미터 표지판이 5킬로미터마다 있어서 도무지 페이스를 조절하기 힘들었다. 1시간 50분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달릴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페메는 조금씩 멀어지고 있으니 그저 내 나름대로 페이스를 조절하며 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달리기 프로그램을 작동시킨 스마트폰 소지자들을 통하여 페이스를 가늠해 볼 수 있었으나 계속 그럴 수도 없었다. 대전 지역 마라토너에게 슬쩍 물어보는 게 전부였다.
5킬로미터 구간 기록을 살폈다.
0-5km: 27분 45초
5-10km: 26분 55초
10-15km: 26분 40초
15킬로미터를 달렸을 때 1시간 21분이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나머지 6.1킬로미터를 28분대로 달려야 1시간 49분대가 가능하였다. 5.1킬로미터라면 몰라도.
2년 전과는 후반 코스가 달라져 헤깔렸다. 한국과학기술원 내부 도로를 달리게 하니 코스는 더 복잡해졌다.
1시간 50분 페메는 너무 멀리 있어서 따라잡지 못할 것같았다. 그냥 내가 스피드를 낼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대덕대교, 엑스포 다리, 둔산대교, 다시 엑스포다리.
둔산대교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
주변 배경이 쏜살처럼 지나갔다. 마치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느낌으로 달리고 있었다.
도대체 몇 명을 제쳤는지 모르겠다. 달림이들은 끝없이 내 뒤로 밀려났다.
엑스포다리 위에 오르니 그야말로 골인 지점이 코 앞에 왔다.
거기서도 주자들을 제치고 또 제쳤다. 킬로미터당 4분 10초 이내의 페이스로 달리고 있었는데 그때는 몰랐다.
부상회복중에도 10킬로미터를 47분대로 완주한 이로운씨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완주 기록이 나왔다. 1시간 48분 11초 24였다.
1시간 50분 페이스메이커를 못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 50분 페이스메이커는 전혀 페이스를 맞추지 않고 그냥 달려나갔던 것이다.
일주일만에 하프 기록을 6분 38초를 단축했다.
첫 5킬로미터를 27분 45초로 달렸던 내가 마지막 6.1킬로미터를 27분 이내로 달리다니......
갑자기 지난 일주일 동안 했던 훈련이 떠올랐다.
9월 5일(토) 토요마라톤 대회 완주
9월 6일(일) 16킬로미터 LSD
9월 7일(월) 산악러닝 90분
9월 8일(화) 14킬로미터 러닝(중간빠르기 3킬로미터 3회 포함)
9월 9일(수) 40분 산행, 40분 산악러닝
9월 10일(목) 17킬로미터 러닝(5킬로미터 스피드훈련 포함)
9월 11일(금) 휴식
어쨌든 그렇게 노력했으니 시간을 단축하였다.
대회명 | 제16회 대전마라톤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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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5년 9월 12일(토) 09:10 ~ 12:10 |
장소 | 엑스포시민광장 / 대덕연구단지 일원 |
종목 | 건강코스(5km) / 미니코스(10km) / 하프코스(21.0975km) |
참가인원 | 선착순 2,000명(일반부, 학생부) |
참가비 | 전원 무료 |
주최 | 대전광역시 체육회, TJB |
주관 | 대전광역시 육상경기 연맹 |
후원 | 대전광역시, 대전광역시 생활체육회, KBS, MBC, 대전일보, 중도일보, 충청투데이, 대덕넷, 대덕특구 지원본부 |
협찬 | 주)맥키스컴퍼니, 충청하나은행, 한국수력원자력 |
08:40 | 개회식 & 공식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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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 미니(10km) 출발 |
09:20 | 하프(21.0975km) 출발 |
09:25 | 건강(5km) 출발 |
11:30 | 축하공연 (맥키스 오페라 or 대덕특구 동호회 초청공연) |
12:00 ~ | 시상식 |
13:00 | 대회종료 |
접수기간 | 2015년 7월 20일(월)-2015년 8월 25일(수)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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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방법 | 홈페이지 접수 (전화 또는 우편접수는 받지 않습니다.) <선착순 2,000명 참가비 전원 무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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