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새벽강변 마라톤대회(2015/07/26)-FULL→HALF

2주 연속 풀코스 종목에 출전했다.

이 역시 메르스 때문에 한 달 가량 연기된 대회였다.

컨디션이 엉망인데다 새벽마라톤이니 잠을 설치고 나갔다. 거기에 비까지 쉴새없이 쏟아지니 대회장까지 가는 일도, 대회장에 도착하여 마라톤 복장으로 챙겨 입는 일도 쉽지 않았다.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내게는 카메라 장비도 있었는데 지하철 물품보관함 운영이 되지 않아 짐은 엄청나게 늘어났다. 비에 젖으면 안되니 비닐을 겹겹으로 포장했다. 일단 가방 안의 짐 전체를 비닐로 쌌고, 배낭은 방수커버로 감쌌다. 그리고 아래쪽에서 비닐 한 장, 위쪽에서 비닐 한 장씩 씌워 방수(waterproof)에 철저히 대비하였다. 5시간 쯤 폭우 아래 내어놓아도 젖지 않도록 해 놓았다.

그러고 보니 3주 연속 일요일에 비가 내렸고, 그때마다 나는 마라톤에 나서고 있었다. 

어찌 3주 연속 비를 맞고 달린단 말인가?

아침에는 그친다던 비가 끝없이 쏟아졌다.

풀코스 2차 반환점이 있는 안양천쪽은 폭우때문에 진입할 수 없다고 주최측은 긴급 통보하였다.

하프코스를 두 번 왕복하는 것으로 코스가 변경되었다고 하였다.

 

어찌나 피곤한지 일주일 전보다 첫 1킬로미터 속도는 현저하게 떨어졌다.

어차피 체중 감량한다는 기분으로 달리는 것이니 신경쓰지 않으려 애썼다.

물구덩이에 여러 차례 빠지면서 달려야 했다.

4킬로미터를 지나면서부터는 배까지 아파왔다.

전날 춘천 닭갈비를 먹었지. 맞다. 닭을 먹고 난 다음 날 마라톤 대회 때에는 달리다가 꼭 화장실에 갔다.

6킬로미터 지점에서 100여 미터 거리에 화장실이 있었지만 그냥 지나쳤다.

가양대교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왼편에 화장실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였다. 7킬로미터 지점이었나, 8킬로미터 지점이었나 조금만 참자.

그런데 화장실은 9킬로미터 지점에 있었다. 화장실을 만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말도 못한다. 달리다가 변을 당할까봐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르겠다.

마침내 만난 화장실에서 근심을 풀고 나오자 시간이 너무 가 버렸다.

 

하프에 출전한 희수 형님을 만난 것은 10킬로미터 지점 부근이었다.

하프 반환 기록은 1시간 13분이었다. 오늘 풀코스는 후반에 회복하지 못한다면 4시간 50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왔다.

반환점에서 급수대 자원봉사 요원으로부터 '풀코스 종목이 취소되어 오늘은 하프로 대회를 끝낸다'는 말을 들었다.

 

눈 앞이 아득해졌다.

1시간 13분 걸린 거리를 똑같이 달려 돌아간다면 2시간 26분이 된다. 화장실 다녀온 시간을 빼고 페이스를 계산하더라도 2시간 20분 전후로 골인하게 될 것이다.

하프에 데뷔한 이후 단 한번도 2시간을 넘긴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게 되었다.

지금부터 47분 이내로 10.54875킬로미터를 주파해 내지 못한다면 2시간 이내 완주는 불가능했다. 10킬로미터를 47분 이내로 달리는 것도 쉽지 않을 컨디션인데 낭패였다.

풀코스가 하프코스로 바뀐 것은 내 잘못이 아니지 않는가?

악천후 때문에 갑작스러운 변동이 생겼고, 그래서 2시간 이내 완주가 불가능했던 하프라고 내내 떠들고 다닐 것인가?

 

풀코스가 하프코스로 축소되면서 나는 미쳐야 했다.

설렁설렁 뛰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었다. 10킬로미터 단일 종목에 나온 것처럼 발걸음을 내딛어야 했다. 

이를 악물고 내달렸다. 배경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30여 킬로미터를 더 달려야 할 거리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니 부담감이 준 면도 있을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힘을 모조리 쏟아부었다. 잠이 부족한데다 달리는 내내 비가 눈에 너무 많이 들어가 눈은 심하게 충혈되었고,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허옇게 눈이 가려졌다. 백내장 걸린 사람이 이런 고통을 받을까? 한쪽 눈을 감았다 떴다 하면서 쉴새없이 밀어붙였다. 킬로미터마다 시간 체크. 이건 거의 목숨을 건 레이스였다. 반환하기 전과 반환한 이후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2시간 이내로 골인하려면 무조건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잡아야 했다.

그 페이스메이커를 골인 아치 30미터 전에 제쳤다.

 

내 기록은 1시간 59분 16분 47초였다.

이 하프 역시 2시간 이내의 완주로 기록된 것이다.

반환하기 전까지 1시간 13분에 달렸던 내가, 반환한 후 같은 코스를 46분 20초에 내달린 것이다.

 

골인하고 나니 비가 그쳤다.

 

주최측은 풀코스 참가자에 한하여 다른 대회 참가권을 제공하였다.

9월 20일 가평에서 풀코스를 달리기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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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풀코스 참가자 안내문
작성자	사무국 - 2015-07-27 오전 7:38:22
-풀코스 참가자 여러분!  -원할하지 못한 대회 운영과, 풀코스를 하프대회로 마무리한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어떠한 이유와, 변명으로도 대신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풀코스 참가자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보답코자 저희 (사)한국마라톤협회가  주관하는 하반기 아래 대회에서 1개를 선택하시어 마니아로 참가를 하시면 참가비를 무료로 모시겠습니다   -참가방법은 참가신청후 사무국으로 전화를 주시는 방법과, 참가대회의 자유게시판에 올려주시면 참가비 입금으로  처리하겠습니다 -아래대회중 이미 참가신청후 입금하신분은 참가비를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종목은 풀코스가 아니어도 되며, 전종목 가능합니다   하반기 무료 참가 가능한 대회 날짜 대회명 지역 대회종목 9월 6일 당진마라톤대회 충남 당진시 하프대회 9월 20일 가평마라톤대회 경기도 가평군 풀코스 10월 11일 홍성마라톤대회 충남 홍성군 하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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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명 : 제12회 새벽강변 마라톤대회

일 시 : 2015년 7월 26일(일요일) 07:00분 출발

장 소 :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광장

종 목 : ① 개인 : 4종목(풀코스, 하프코스, 10km, 5km) / ② 단체 : 10km(한팀 5명)

주 최 :

주 관 : (사) 한국마라톤협회

진 행 : 토요달리기, 일산마라톤

특별후원 : (주)일화

후 원 :

협 찬 :

(주)에어팜

참가자 지급품 : 대회기념품, 번호표, 안내책자, 완주메달, 기록증 外

 

시상내역(개인)

종목	순위	시상	부상		비고
			남	여
풀코스	1위	상장 트로피 부상	한경희청소기 + 건강식품		2개
	2위		식품건조기 + 화장품		2개
	3위		와이드그릴 + 맛사지겔		2개
	4위~6위	상장 부상	선풍기 + 맛사지겔		6개
	7위~8위		선풍기		4개
하프	1위	상장 트로피 부상	핸디청소기 + 화장품		2개
	2위		무선청소기 + 맛사지겔		2개
	3위		와이드그릴 + 맛사지겔		2개
	4위~6위	상장 부상	선풍기		6개
10km	1위	상장 트로피 부상	무선청소기		2개
	2위		와이드그릴		2개
	3위		원형피자펜		2개
	4위~6위	상장 부상	선풍기		6개
5km	1위	상장 트로피 부상	와이드그릴		2개
	2위		선풍기		2개
	3위		원형피자펜		2개
10km 단체전(혼성)	1위	트로피+현금 300,000원 + 건강식품 5개			(주) 일화
	2위	트로피+현금 250,000원 + 후라이팬 5개
	3위	트로피+현금 200,000원 + 맛사지겔 5개
	4위	현금 150,000원 + 맛사지겔 5개
	5위	현금 100,000원 + 맛사지겔 5개
최다 단체 참가팀	1위	현금 300,000원			※최다 단체시상은 30명 이상팀에만 지급되며  30명이 않될 경우 입상팀이 없더라도 지급되지 않습니다 (천막배정 기준 인원)
	2위	현금 250,000원
	3위	현금 200,000원
	4위	현금 150,000원
	5위	현금 100,000원

단체전 안내

- 10km 단체전(혼성)은 한팀 5명(남자3명+여자2명)이 상의 동일 복장으로 동시 골인시(2초이내) 심판의 육안으로 판정하여 순위 결정

- 단체팀은 반환점(5KM지점)에서 심판이 1차 체크하기 때문이 반환점에 반드시 5명이 같이 돌아야합니다

- 단체전 시상과 개인시상은 중복되지 않습니다.

2015년도 마니아 대상 점수

- 금번대회 년간 우수 마니아 대상 점수는 풀코스=35점, 하프=20점이 부여 됩니다.

(ex.풀코스1등=35점, 35등=1점)

(* 개인 입상자는 점수가 부여되지 않습니다.)

연대별 시상안내

- 연대별 시상은 풀,하프종목이며 개인시상자는 대상에서 제외 됩니다
- 연대별은 만 나이로 생일기준입니다.

연령대	등위	시상	부상품
-39세이하 -49세이하 -59세이하 -60세이상	1위, 2위, 3위	상장 부상	별도공지

류현진이 사용하는 스포츠 마사지겔 바록스

※ 참가자 전원에게 2회사용분을 드립니다.

 

 

기념품 안내

※본 제품은 탄력있는 기능성 스판재질로 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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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니아였으니 이 기념품이 없다.

정중앙에 검정색 티셔츠 입은 주자.

 

노란 풍선에 버프가 가린 사람.

 

나름대로 사진에 찍혀 보려고 애썼는데 레이스패트롤 주자에게 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