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6월 14일 열리기로 했던 대회가 메르스 때문에 오늘 열렸다.
지난 3월 부산에서 하프 달린 이후 오랜만에 하프였다. 올해 2번째 하프. 풀코스는 16번이나 달렸는데 비교된다.
지하철에서 잠이 들어 내릴 곳을 지나쳤다.
거의 날을 새다시피 하고 대회장으로 갔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하프라고 너무 만만하게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비까지 내리니 더위 때문에 고생하지 않으리라는 안이한 판단도 하지 않았나?
천천히 달려야지. 체중 감량하는 셈치고 21.0975킬로미터 달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도 2시간 이내로 들어와야지. 지난 123번의 하프 완주 때 그랬던 것처럼.
첫 1킬로미터 6분. 좋았어. 2킬로미터 기록은 11분 50초. 3킬로미터 기록은 17분 35초.
딱 좋군. 2시간 이내 완주. 충분히 가능하겠어.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다. 킬로미터당 5분 40초로 달려야 2시간 이내 완주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6분 페이스는 2시간 6분대 완주가 될 뿐이다.
비는 많이 내리지 않았다. 가랑비 수준.
만약 전날처럼 폭염이었다면 2시간 이내 완주는 엄두도 못내었을 것이다.
덥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내 페이스는 슬금슬금 올라와 5킬로미터를 달렸을 때는 2시간 이내 완주가 가능할 정도로 좋아졌다.
10킬로미터 기록은 55분 40초. 1분의 여유도 생겼다.
주변에 있던 달림이들이 몇 명씩 내 뒤로 왔다.
오랜만에 하프를 달리다 보니 거의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아는 분들은 풀코스 주자가 대부분이니.
김상기님하고만 아는 체 했다.
하프 반환할 때 머리가 편하지 않았다. 수면 부족이 티를 내는 듯.
남은 10킬로미터. 빗줄기가 굵어졌다. 맞바람까지 불어서 힘들게 이겨내며 달려야 했다.
그래도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햇빛을 마주하고 10킬로미터 남짓을 달려 내어야 하는 것이니......
가끔 웃도리를 끌어잡아 비틀어 보았는데 물이 주루룩 흘렀다.
급수대에 올려진 컵은 비로 거의 채워진 듯. 입만 헹구고 극소량만 마셨다.
15킬로미터 이후 살짝 속도를 올려보았다. 무거운 체중이 느껴졌다. 지축이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차도와 붙은 주로에서 차가 일으키는 물보라때문에 물벼락도 맞았다. 땅에 고인 미지근한 물이 몸으로 치고 들어오는데 불쾌했다.
처음에는 물이 고이지 않은 데를 골라 딛으며 달렸으나 신발이 다 젖고 나자 철벅철벅 소리를 내며 달렸다.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요란하면 스피드를 올렸다.
15킬로미터 이후에는 추월당하지는 않았다. 제치면 제쳤지.
1시간 55분 02초.
하프를 무시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풀코스 중간 중간에 하프를 달리던 방식을 되찾아야겠다는 생각.
그러지 않으면 체중 관리도 되지 않고 스피드도 올릴 수 없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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