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제7회 섬진강 꽃길마라톤대회(2015/03/08)-FULL

HoonzK 2015. 3. 13. 00:31

섬진교 아래 둔치에 도착한 것이 오전 8시.

여유가 없었다.

풀코스 출발이 8시 30분이니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얼마나 바빴던지 배번을 달지도 않고 짐을 맡기려고 할 정도였다.

이 지경이니 스트레칭만 해도 시간이 빠듯했다. 다리를 어디에 걸어야 하나?

트럭 짐칸에 걸어보았으나 눈치가 보여 내려야 했다. 나무 지지대에 다리를 올리고 악착같이 다리를 풀었다.

화장실 앞의 줄은 너무나 길었다. 화장실 갯수도 너무 부족했다. 줄을 섰다간 9시나 되어야 내 차례가 될 듯. 저 풀코스인데 양보 좀 하실래요라는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스트레칭을 하고 나니 풀코스 주자들이 출발선에 섰고, 고개를 돌리며 상황 파악할 틈도 없이 출발 함성이 들렸다. 뒤뚱거리며 따라가야 했다. 활력이라고는 도무지 없었다. 셔틀버스는 새벽 3시 20분 덕수궁부터 잠실종합운동장, 신갈 간이정류장, 대전월드컵경기장, 전주월드컵경기장까지 들러 사람을 태우다 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고, 잠은 수시로 끊겼다. 몽롱한 상태에서 이동했다. 전주에서 '달해아름다워'님이 차에 오른 뒤 내 옆으로 왔을 때에도 몰라 보았을 정도였으니.....

 

 풀코스 시간을 잡아 먹더라도 화장실은 꼭 가야 해. 1킬로미터, 2킬로미터.... 화장실은 언제 나오는 거지. 화장실을 찾아도 휴지가 없을 수도 있으니 아예 휴지를 갖고 달리고 있었다. 오른편으로 섬진강이 보이면서 둔덕이 이어지는데 급하면 강변으로 내려가 수풀에 숨어 일이라도 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와중에 페이스는 도무지 오르지 않았다. 첫 1킬로미터가 6분 페이스, 그 다음 1킬로미터가 5분 50초 페이스. 3킬로미터까지는 17분 50초나 걸렸다. 매화마을에서 화장실을 찾았는데 거기도 사람이 많았고 주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좀더 가야 하리라. 5킬로미터를 넘었다. 30분에 육박하였다. 6킬로미터 지점에 가서야 송정공원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다들 달리고 있는데 나 홀로 화장실에 앉아 있어야 하다니. 그래도 근심은 일단 해결하고 가야 한다. 만약 SUB-4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후반에 스퍼트해야 하는 부담을 안을 만큼 시간을 썼다. 다시 마스터즈들 틈바구니에 뒤섞였을 때에야 길가의 매화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매화축제는 다음 주라지만 어느 정도는 매화가 피어 있었다. 섬진강꽃길마라톤이라고 할만 하였다. 매년 동아마라톤과 겹쳐서 참가 신청을 못했던 대회였다는 기억이 났다.

 

 4시간 페이스메이커가 있기나 한가? 풍선조차 보지 못했으니..... 일주일 동안 살을 찌우고 달리는 대회라는 느낌도 들었다. 3월 3일 삼겹살 데이라고 삼겹살 폭풍 흡입하고 그 다음날에도 삼겹살을 먹었다.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을 안고 달려야 했지만 6킬로미터 이후부터는 뱃속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었다. 처음에는 장갑을 끼지 않은 것을 후회할 만큼 손이 시려웠지만 이제는 달리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고단한 느낌이 들어 하품을 길게 하고 눈도 지끈 감았다가 뜨기도 했다. 피곤하니 소변도 자주 마려웠다. 12킬로미터 지점에서 소변보면서 시간을 조금 더 썼다. 그래도 10킬로미터 지점까지 1시간을 넘기지는 않았다. 하프 지점(반환점)까지는 지루한 레이스가 계속되었다. 남도대교는 아무리 달려도 가까워지지 않으니 힘들기만 하였다. 17킬로미터 지점을 넘어야 볼 수 있었던 풀코스 선수를 오늘은 16킬로미터를 넘은 지 얼마 안 되어 보게 되었다. 그만큼 내가 늦었다는 뜻이었다. 4시간 페이스메이커는 나보다 700미터쯤 앞에 있었다. 반환하고 나니 2시간이 넘는 것은 당연하였다. 21.0975킬로미터 통과 기록이 2시간이 넘은 것은 지난 주 울산마라톤과 비슷했다. 고무적인 것은 이번 마라톤은 오르막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22킬로미터 지점에서 소변을 한번 더 보았다. 반환한 후의 어려움은 맞바람이었다. 기온이 많이 올라가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주 고생할 뻔 하였다. 일부러 시계는 한동안 보지 않았다. 그저 스포츠겔이 제공되는 30.195킬로미터 지점을 통과할 때 2시간 48분을 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다. 그러나 실제로는 2시간 52분을 넘기게 되었다. 결국 초반에 화장실 다녀온 시간 만큼 부담이 되었다. 지난 주처럼 막판에 스퍼트를 하는 일은 피하고 싶었는데 또 한번 후반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단 말인가? 스포츠겔 몇 개를 챙겼다. 이것도 구입하려면 제법 돈이 든다.

 

32.195킬로미터. 3시간 5분 경과.
남은 10킬로미터를 55분 이내에 주파하여야 SUB-4가 가능하였다.
그래도 지난 주보다는 나았다. 지난 주에는 10.195킬로미터를 55분 이내에 주파하여야 했는데.
이따금 달리면서 '화개장터'를 흥얼거리는 여유가 있었다. 왼편으로 이어지는 섬진강의 물은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
4시간 페이스메이커는 500미터쯤 앞에 있었다.
36.195킬로미터 송정공원. 시간을 체크해 보니 킬로미터당 5분 30초로 달리고 있었다. 오르막을 넘고 나자 페메는 더 가까워졌다. 300미터 거리.

그리고 페메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알았다. 페메가 달고 달리던 풍선이 갑자기 없어져 페메도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는 걸.

38.195킬로미터 지점. 페메와의 거리는 100여 미터.

39킬로미터를 넘어서면서 4시간 페메를 제쳤다.
하지만 골인지점의 애드벌룬은 지독히 멀게 느껴졌다.
그래도 스스로를 달래가면서 꾸준히 달렸다. 1킬로미터 남았을 때 킬로미터당 6분 이상으로 달려도 SUB-4가 가능해졌다. 페이스를 더 끌어올려 골인 아치를 통과하였다.

 

3시간 58분 23초 00

 

어떻게든 SUB-4를 했네. 몸관리 좀 더 해야겠다.

빨리 자고 싶었다.

 

 

 

 

 

 

 

 

 

 

 

 

 

 

접수기간  : 2015년 2월 13일(금)까지 선착순 6,000명 (결제자 기준)
신청방법 :

ㆍ참가신청 : http://www.ysmbcrun.com

ㆍ참가자격 : 풀코스 참가자 : 대회일 기준 만 18세 이상의 신체 건강한 남/여
             하프코스 / 10km코스 / 5km코스 참가자 : 나이제한 없으며, 신체 건강한 남 / 여

※ 대한육상경기연맹 등록선수 및 선수등록 말소 후 2 년 경과되지 않은 자는 참가할 수 없습니다.

ㆍ참가문의 : 제7회 MBC 섬진강 꽃길마라톤 대회 사무국 :  061-921-9902, 팩스 : 061-921-9906

 

종   목 : 풀코스, 하프코스(21.0975km), 10km, 5km
입금계좌 :
종목 참가비 기타사항 계좌번호 은행 예금주
풀코스 30,000원 기념품, 기록측정 칩, 완주메달, 기록증(현장+웹사진기록증) 673-107-003951 광주은행 여수문화방송(주)
하프코스 30,000원 기념품, 기록측정 칩, 완주메달, 기록증(현장+웹사진기록증)
10km 30,000원 기념품, 기록측정 칩, 완주메달, 기록증(현장+웹사진기록증)
5km 10,000원 기념품, 완주메달
단체(2인이상)  
셔틀버스 이용료 노선별 355-0033-4567-23 농협 (유)남도여행
기획

입금확인은 입금 다음날부터 확인가능합니다.
참가자 본인 명의로 입금해 주시기 바랍니다.(타인 명의로 입금시, 미입금 처리될 수 있으며
     자동으로 참가 취소가 됩니다.)
단체(2인 이상)는 단체명으로 입금해주십시오.
접수마감 후 종목변경을 할 수 없습니다.
제한인원이 초과될 경우 참가신청을 하실 수 없습니다.
납부 마감일까지 입금되지 않으면 참가신청 및 셔틀버스 이용 신청이 자동으로 취소됩니다.
납부 마감일 이전에 환불시 1인당 3000원의 제반비용(은행수수료, 사무국 민원 처리 경비)을
     제외하고 환불됩니다.

 

 

 

 

 

 

 

36.195킬로미터 지점을 넘어섰다. 이제 6킬로미터도 남지 않았다.

송정공원의 오르막이 버겁지만 최대한 힘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