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제11회 아! 고구려역사지키기마라톤대회(2015/02/15)-FULL

HoonzK 2015. 2. 17. 17:52

일주일 전과 극과 극이었다.

서울에서 2주 연속 달리는 사람에게는 특히 그랬다.

체감온도가 영하 20도였다가 영상 10도 이상으로 급상승했으니.....

반바지만 입고 달리기로 마음먹었다.

100명 중 한 명 꼴로 반바지가 보였다.

 

 풀코스 네 개 그룹 시간차 출발, 32킬로미터 코스 세 개 그룹 시간차 출발, 하프코스 두 개 그룹 시간차 출발, 10킬로미터 코스 두 개 그룹 시간차 출발.

10시에 출발한 첫 그룹 이후 5분 간격으로 출발하니 10킬로미터 후미 주자들까지 다 출발하려면 무려 50분이나 소요되었다.

나는 SUB-4를 목표로 하는 풀코스 B군에 들어 있어서 10시 5분에 출발하였다.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출발 전 어깨 푸는 사람에게 두들겨 맞기도 하였다.

속도에 부담을 갖지 않고 천천히 아치를 통과하였다.

3킬로미터쯤 가서 시계를 보니 17분 20초가 흘렀다.  분발하지 않으면 SUB-4는 결코 할 수 없다.

조급한 마음은 갖지 않았다. 차츰 몸이 풀리리라 생각하였다.

 

 나는 내 페이스대로 달리고 있을 따름이었는데 누군가 나를 의식하고 있었다.
애주가(愛走家) 소속인 김ㅎㄱ님은 내가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앞서 가면 기어코 제치고 나왔다. 10킬로미터까지 가는 동안 그러기를 대 여섯 번을 계속하였다. 이 양반은 바람막이를 입고 나왔다가 너무 따뜻한 날씨에 바람막이를 허리에 묶어서 달리기 시작하였다. 모르겠다. 버프를 쓰고 달리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내가 유독 눈에 띠었기 때문에 타켓이 되었을 수도 있다.


 10킬로미터를 55분대로 통과하였다. 56분 40초로 달렸을 때 SUB-4가 가능하니 초반보다 페이스가 많이 올라온 것이다.
시각장애인 김미순님이 오늘 200회 완주에 도전하고 있었다. 끈을 잡고 이끌어주는 김효근님이 200번이나 동반주를 해 주고 있다는 사실에 꼭 응원해 드리고 싶었다. '김미순님 200회 파이팅입니다'라고 응원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김효근님이 감사하다고 답해주셨다.
12킬로미터 지점을 지났을 때 전력질주해서 반가운 분을 따라갔다. 송희수 형님이었다.

 

-이렇게 반가울 데가. 오랜만입니다. 지난 주에는 포기하셨다면서요?
-그날 너무 춥고 체력도 안 되어서.
-저는 사실 장흥 갔다 왔는데 배번을 드리려고 했었지요. 결국 제가 가서 다 뛰기는 했지만.
-지금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예요. 나중에 아마 4시간 30분 정도로 골인하겠지만.
-잘 달리시는데요. 지금 페이스라면 SUB-4가 충분한데요.

 

그렇게 대화하는 사이 애주가 소속은 나를 제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12.5킬로미터 지점 급수대에서 물 마시고 난 뒤 송희수 형님과 헤어지고는 애주가 달림이를 뒤따라갔다.
14킬로미터를 지나면서 나보다 몇 분쯤 빨리 출발한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잡았다. 무려 삼십 명 정도가 따라가고 있었다. 나를 제치고 나간 애주가 달림이도 거기 있었다. 15킬로미터 급수대까지 따라갔다가는 물마시기 힘들 것같아 앞으로 뽑았다. 이제 4시간 페메와 만날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내 나름대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원효대교, 마포대교를 지나가는데 건너편에서 특전사님이 보였다. 응원하였다. 서강대교를 지나서 당산철교를 지나기 전에 반환하였다. 반환하고 나자 19킬로미터 표지판이 보였다. 하프 지점 표시는 없었지만 대략 1시간 56분이 넘어가고 있는 것같았다. 호호호. 이 페이스로만 간다면 고구려 마라톤 풀코스 최고 기록은 물론이고, 2월 최고 기록까지 세우겠군 하면서 흡족해 하였다. 하지만 맞바람이 느껴졌다. 1차 반환하기 전까지는 반팔을 입어도 괜찮겠군이라고 되뇌이며 소매를 걷어붙이고 달렸는데 이제는 끌어내려야 했다. 18킬로미터쯤은 맞바람을 뚫고 가야 하는 것이니 페이스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내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된 것이 아니라서 후반 기록이 좋아지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달리다 보면 뒤에서 힘찬 구령소리가 들려왔다. 맞은편에서는 C나 D 표식을 단 풀코스 주자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달려오고 있었다. 아득하군. 27킬로미터를 지나고, 동작대교 아래 화장실에 들렀다. 소변을 잘못 보는 바람에 뒷수습을 하느라 20초쯤 더 썼다. 나와서 보니 4시간 페이스메이커 무리가 50미터 쯤 앞에서 달려 나가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나도 모르게 서서히 지쳐 가고 있었단 말인가? 다시는 그들을 만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애주가 달림이가 나를 다시 제친 셈이 되었다.

 

 30킬로미터 지점을 가서 보니 2시간 48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12.195킬로미터를 1시간 11분에 달릴 수 있으면 SUB-4가 가능했다. 그런데 나보다 늦게 출발한 4시간 페이스메이커 한 분이 나를 제치고 나갔다. 이건 또 무슨 일이지? 누군가 4시간 페메가 너무 빠르다고 했다. 또 누군가는 아니라고 했다. 딱 맞게 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냥 내 나름대로 달리기로 했다. 32킬로미터를 가서 생각하자. 32킬로미터 통과 기록이 3시간 1분이 지나기 직전이었다. 10.195킬로미터를 59분에만 달릴 수 있다면 SUB-4가 가능했다. 어떻게 이렇게 되었지? 하프 지점의 기록으로 보았을 때는 후반에 스퍼트할 수 있다면 3시간 49분대도 가능했는데.

 

 35킬로미터 지점. 허벅지가 피곤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내 앞에서 줄넘기를 넘으며 이순길님이 지쳤는지 발걸음을 멈추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파이팅을 외치니 힘들어 하시면서도 답해 주셨다.

 37킬로미터 지점. 마침내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뒤로 보내었다. 양재천으로 접어들었을 때는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반환점이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이렇게 멀리 갔다가는 SUB-4가 힘들겠는데. 그래도 반환점은 나온다. 반환하고 나니 39킬로미터 표지판. 이제 3킬로미터 남았다. 40킬로미터를 넘어서기 전에 건너편에서 오는 송희수 형님을 만나 손을 흔들었다.

 

-끝까지 파이팅입니다.

 

40킬로미터 지점 기록은 3시간 45분대 중반.
남은 2.195킬로미터에서 최선을 다해 스퍼트하였다.
35킬로미터 이후 그 누구에게도 추월당하지 않고 쭉쭉 달려나갔다.
애주가 달림이도, 초반에 나를 제치고 나갔던 천마산 달림이도 내 뒤로 빠졌다.
39킬로미터 이후 추월을 시도하는 사람이 더러 있었는데 몇 미터 쯤 내 앞에서 달리다가 뒤로 물러났다.

 내 기록은 3시간 55분 49초였다.
지난 해에 비하여 33초가 늦어졌다.

 

2013. 2. 17 고구려마라톤 3:56:38
2014. 2. 16 고구려마라톤 3:55:16
2015. 2. 15 고구려마라톤 3:55:49

 

늘 비슷한 페이스로 달리는 고구려마라톤이다.

다들 다음달 동아마라톤 대비를 잘 했으면 된 것 아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마라톤 용품 판매상은 내게 동아도 나가지요라고 물었다.

-네. 나갑니다.

 그렇게 답은 했지만 내가 풀코스가 아니라 10킬로미터 코스에 나간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그것도 10킬로미터 코스 기념품이 풀코스 기념품보다 마음에 들어서이기도 하지만, 누군가 풀코스에 참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었다.

 

 

 

 

 

 

 


대회개요
ㆍ대회명 :

제 11회 2015 아 ! 고구려 역사지키기 마라톤대회

ㆍ일 시 : 2015년 2월 15일(일) 10시
ㆍ장 소 :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ㆍ주 최 :

마라톤타임즈

ㆍ후 원 :

팔도 , 한국야쿠르트 , 웅진식품

ㆍ종 목 : 풀코스, 32km코스, 하프코스, 10㎞코스

대회안내

접수방법
      예상완주목표 시간대별로 출발하겠습니다.
      접수시에는 반드시 여러분의 목표시간대를 입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접수부문 및 참가비
참가종목 출발군(신청시 필수선택) 기록칩 참가비 매니아
풀코스 A군 - 3:30 이내 완주 예상 사용 40,000원

25,000원
(기념품없음)
B군 - 4:00 이내 완주 예상
C군 - 4:30 이내 완주 예상
D군 - 4:30 이후 완주 예상
32km코스 A군 - 2:40 이내 완주 예상
B군 - 3:00 이내 완주 예상
C군 - 3:00 이후 완주 예상
하프코스 A군 - 1:50 이내 완주 예상
B군 - 1:50 이후 완주 예상
10km코스 A군 - 1시간 이내 완주 예상
B군 - 1시간 이후 완주 예상

* 단, 참가접수 마감 후에 약간의 조정은 있을 수 있습니다.
* 출발시간은 각 종목에 5분 간격을 유지합니다.(대회일정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가비 입금방법 : 카드결제, 실시간계좌이체, 무통장입금
무통장입금계좌 :
      
동명이인이 많아 입금시 입금자명에 생년월을 붙여주세요(예 홍길동5212)
     ※ 입금시 참가자와 입금자와 다를 경우 대회사무국으로 꼭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 단체참가자는 단체장 명의로 입금하시면 됩니다.


접수마감 : 2015년 1월 20일까지
참가신청 : http://www.marathontimes.co.kr
대회사무국 : 02)2268-0630, 2265-9630
참가자격 : 18세 이상 마스터스, 등록선수 은퇴 후 2년 이상 경과한 신체 건강한 남녀
참가자 기념품 배부/기록증발급
ㆍ 대회 1주일전 택배발송, 단체는 대표자에게 일괄발송 (번호표, 기념품, 기록칩)
ㆍ 기록증은 대회종료 15일 후 우편발송예정 (온라인 기록증 출력가능)
기록칩 사용

ㆍ 칩은 배번호에 내장되어 있습니다. 가슴에 달고 뛰시면 됩니다.
ㆍ 칩은 임대물품으로 골인후 완주기념품과 교환하여 반납하여야 합니다.
ㆍ 미참가시에는 택배에 동봉해드린 봉투에 넣어 등기우편으로 보내주셔야 합니다.

ㆍ 대회불참시 칩은 반드시 사무국으로 보내주셔야 합니다.
     칩을 반납하지 않으시면 22,000원을 배상하셔야 합니다.
     칩반납주소 : (100-282) 서울시 중구 인현동2가 134-7 신성빌딩 5층 마라톤타임즈


대회일정

시 간

내 용

비고

09:30

개회식 , 스트레칭 , 출발지 이동

10:00

풀코스 (A 군 ) 출발

10:05

풀코스 (B 군 ) 출발

10:10

풀코스 (C 군 ) 출발

10:15

풀코스 (D 군 ) 출발

10:20

32km 코스 (A 군 ) 출발

10:25

32km 코스 (B 군 ) 출발

10:30

32km 코스 (C 군 ) 출발

10:35

하프코스 (A 군 ) 출발

10:40

하프코스 (B 군 ) 출발

10:45

10km 코스 (A 군 ) 출발

10:50

10km 코스 (B 군 ) 출발

12:00

10km 코스 시상

12:20

하프코스 시상

13:00

32km 코스 시상

14:00

풀코스 시상

16:00

대회종료

 

 

 

 

 

아직 2킬로미터 지점을 지나기 전이라 천천히 웜업하면서 달리는 중.....

 

 

 

카메라맨을 발견하고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