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제10회 여수마라톤대회(2015/01/11)-FULL

HoonzK 2015. 1. 13. 20:46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최고의 난코스 마라톤!!

겨울철 국내 최대 마라톤축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주최측에서 아예 난코스 마라톤임을 공지하고 있었다.

 

결국 올해 나는 여수에 왔다.

3년만에 돌아왔다.

1월 7일부터 구례에서 체류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동 문제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다.

구례구역에서 40분 정도면 대회장인 여수EXPO역에 도착하니까.

문제는 내가 묵는 곳이 지리산 온천쪽이라 구례구역에서 꽤 먼 데다 대중교통이 자주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새벽 첫 차를 놓치지 않고 구례터미널로 와서 택시를 이용한 후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대회장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지난 1월 6일 저녁, 무릎을 평상 모서리에 거세게 부딪치고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지방 생활을 시작했다는 게 문제였다.

수시로 파스를 붙이고 밤에는 틈틈이 일어나 맨소래담을 바르곤 했다.

1월 8일과 1월 10일 새벽 운동을 했는데 무릎 통증만 가중시켰을 뿐이다.

달리다가 통증이 심해져 포기할 수도 있었다.

완주 방법은 스피드를 줄이는 것.

 

 그래도 3년 전 여수마라톤 대회 기록인 4시간 8분 52초 42를 깨뜨리고 싶었다. 

무릎 테이핑을 한 후 달려 나갔다. 3년 전에는 돌아오는 길에 오동도에 들렀다 나왔는데 이번에는 먼저 오동도에 들렀다 나왔다.

온통 공사판이었던 3년 전과 달리 매끈하게 조성된 여수세계박람회장이 별천지처럼 느껴졌다.

아직은 평지 일색인데다 볼 거리가 많아 힘들 것은 없었다. 3킬로미터 기록을 보니 16분 15초. SUB-4 기준보다 45초가 빨랐다.

 

 여수마라톤은 하프까지는 크게 힘든 대회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대회이다. 여수마라톤은 하프코스 주자들이 3차 반환한 후 더 달려야 가는 풀코스 주자에게 아주 멋진 풍광을 선사한다. 세계 4대 미항이라는 주장에 걸맞게 바다 풍경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거기에 인간이 조성한 인공물까지도 자연과 어울려 최고의 풍광을 자랑한다. 하지만 무섭도록 버거운 오르막, 그것도 아주 긴 오르막이 수 차례 나타나 달리기의 맥을 끊는다. 5킬로미터와 10킬로미터 사이에서 두 차례 만나야 하는 거북선 대교의 오르막은 오르막이라고 할 것도 아니다. 하프 주자들이 반환할 무렵 만나는 오천산단 고개, 20킬로미터 지점의 소치고개, 24킬로미터 지점의 신덕고개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그래, 그래도 갈 때는 그러려니 한다. 많이 달려 본 주자들에게 20킬로미터에서 30킬로미터 사이의 오르막은 그런대로 견딜만 하다. 하지만 30킬로미터를 넘게 달린 상태에서 고개 넘기는 가히 지옥고(地獄苦) 수준이다. 그냥 걷기에도 이건 등산의 느낌이 진한 고개들이다. 한구미터널을 빠져나와 남해 바다를 왼편에 끼고 쭉 달리다 만나는 신덕고개는 아직 30킬로미터를 만나기 전이니 그런대로 감당할만 하지만 30킬로미터를 넘어서서 버티고 선 소치고개는 주자들로 하여금 넋이 나가게 한다. 뛰는 사람이 미친 사람처럼 보인다. 35킬로미터 이후 승부를 걸어야 하는 사람에게 수시로 튀어나오는 오르막은 전의를 상실하게 만든다. 분명히 나는 이런 코스임을 알기 때문에 줄곧 걱정하고 있었다. 제대로 된 몸 상태로도 힘든데 무릎 통증을 안고 풀코스 완주에 나섰으니 무섭기까지 했다.

 

10킬로미터를 채 달리기 전에 무릎에서 덜렁거리던 테이프는 떨어져 나갔다. 테이프의 도움이 없이 달려야 했다.

만약 통증이 생기면 주법을 바꾸어 감당하리라.

10킬로미터 기록은 54분을 살짝 넘겼다. 4시간 페이스메이커보다 1분 이상 늦게 출발했는데 그보다 앞에서 달리게 되었다.

지난 해 초에 조성되었다는 해상 케이블카가 여수의 모습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어느새 EXPO역쪽으로 돌아와 마래터널을 통과했다. 곡괭이와 삽을 이용하여 조성했다는 터널은 매우 음울해 보였다. 마래터널을 빠져나가자 폐철로에 조성한 레일 바이크가 보였다. 여유를 만끽하는 관광객들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만성리 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였다. 내리막이다. 이미 반환해서 오는 하프 선두 주자들의 모습이 힘찼다. 그들은 오르막을 치고 올라오고 있었지만 결승선이 몇 킬로미터 남지 않았으니 오르막이 부담없을 것이다. 풀코스 주자의 경우 돌아올 때 39킬로미터 이후에도 오르막을 만난다는 의미이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 했다.

 

 17킬로미터 지점. 노상방뇨하는 주자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나도 그 사람들 틈에 섞였다.

많이 참았던 만큼 시간을 제법 썼다. 주로를 보니 노랑 풍선이 오천산단고개쪽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4시간 페이스메이커 두 사람이 내가 일 보는 사이 앞으로 치고 나간 것이었다. 꽤 거리를 떨어뜨린 줄 알았는데..... 그들보다 좀 늦게 들어가도 SUB-4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이 다행이기는 하지만. 자꾸만 멀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었다. 여수 마라톤의 SUB-4는 다른 마라톤에서 3시간 40분 정도로 달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는 하지만.

 

 무릎을 세게 내려 딛지 않으려 애쓰며 달리다 보니 빨리 달리는 느낌은 없었다. 달리면 달릴수록 배도 고파졌다. 아침을 삼각김밥으로 떼운 것이 타격인 듯 쵸코파이와 바나나를 먹어봐도 기력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일정하게 달릴 수 없다는 게 고역이기도 했다. 좀 달린다 싶으면 여지없이 오르막이 슬로우비디오 모드로 바꾸어 버리니...... 이게 여수마라톤의 묘미라고 생각은 해 보아도 그리 쉽지는 않았다.

 

22일간 다섯 번의 풀코스 도전. 연말연시 지옥주(走)의 마지막 완결. 여수마라톤.

지칠 때도 되었지. 게다가 무릎 통증이 여전하니......

 

21.0975킬로미터 지점일 것이라고 가늠하고 시간을 계산하니 1시간 58분이 소요되었다. 문제는 남은 하프 거리에서도 그 정도로 달려 줄 수 있느냐가 문제였다.

후반에 만나는 오르막은 초반에 만났던 오르막과는 질적으로 다를 것이니.....

 

한구미터널에 닿기도 전에 300회 완주에 도전하시는 김은식님이 달려오고, 여전히 역주를 자랑하는 특전사님도 뒤따라 오셨다.

내 응원에 두 분 다 적극적으로 반응해 주셨다. 리액션에 인색한 헬스양에게는 이제 더 이상 손을 흔들지 않았다.

 

한구미터널을 완전히 통과한 후 3차 반환하였다.

여수마라톤의 또다른 묘미인 오뎅이 제공되는 급수대를 만났다.

몹시 허기진 마당에 종이컵 두 개를 집어 들었다. 다들 뜀박질을 멈추고 간식 시간을 즐겼다. 하지만 나는 달렸다.

류성룡님이 오랜만이라는 인사에 아주 짧게 반응했다. 어떻게 내가 그분보다 빠를 수 있지?

터널 안에서 오뎅을 먹으면서 달렸다. 꼬챙이로 먹기가 힘들어 손가락으로 오뎅을 집어 먹었다.

갑자기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었다.

 

32.195킬로미터에서도 나는 여전히 달리고 있었다. 무릎 통증은 없어졌다. 오르막이 끝나고 내리막이 나올 때 세게 내딪으면 통증이 생겼지만 그 통증도 이내 사라졌다.

3년 전에 만나는 오르막에서는 나 혼자 뛰고 있었지만 올해는 몇 명이 오르막에서도 달리고 있었다. 그래도 80%는 걸었다.

32.195킬로미터의 통과 기록은 3시간 1분이었다.

남은 10킬로미터에서 59분으로 달릴 수 있다면 SUB-4로 완주할 수 있게 된다.

여수에서 SUB-4를 한다면 내 마라톤 인생에 있어서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된다.

오르막이 없다면 걱정할 것도 없지만 세 차례 이상 만나는 오르막에서는 페이스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6킬로미터를 남기고 3시간 24분이 걸리지 않았다. 남은 6킬로미터를 킬로미터당 6분 페이스로 달려도 SUB-4가 가능하다는 뜻.

그렇지만 오르막을 만나니 6분 이상 걸리는 구간이 발생했다. 내 나름대로 치고 달렸다는 느낌을 받았는데도 6분이 넘게 걸렸다.

오르막의 위협은 이런 것인가?

 

 세상에, 내가 한번도 이겨 본 적이 없는 여성 주자를 제쳤다. 지난 해 장흥마라톤에서 4시간 페메를 하셨지만 내가 끝내 따라붙지 못했던 여성 주자 '달해아름다워'님을 제치고 나갔다.

반짝하고 나타났다 사라지는 고개가 아니라 장대한 느낌의 긴 고개라 오래도록 고개를 처박고 고군분투하는 고독한 경주를 해야 했다.

마침내 37.195킬로미터 지점을 넘어서면서 뒤에서 달리는 4시간 페메를 제쳤다. 달리면서 시간을 물으니 이 분의 시간은 나보다 더 많이 흘러 있었다. 그리고 마래터널 직전 다시 만나는 레일 바이크. 40.195킬로미터 통과. 마래터널에서 몇 명이 내 뒤로 사라져갔다. 41.195킬로미터 표지판을 지날 무렵 앞에서 달렸던 4시간 페메까지 제쳤다. 그리고 역주했다. 남은 1킬로미터를 4분 20초에 달렸다. 몇 사람이 내 뒤로 뒷걸음질치듯이 빠져나갔다.

 

3:54:10.17

 

여수마라톤의 개인 기록을 깨뜨렸고, SUB-4도 달성했다.

지난 해 12월 20일부터 올해 1월 11일까지 몰아쳐 5회 풀코스를 완주하고 생애 80회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주최측에서는 풀코스 메달이 없어 제작하여 집으로 우송해 준다고 했다.

완주한 메달을 갖고 가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아쉬웠다.

탈의실에서 대화하는 달림이들 이야기를 들으니 이렇게 지독한 힘든 코스인지 몰랐다든지, 바람이 너무 불어서 힘들었다든지 했다.

80번의 풀코스 완주 가운데 올해 여수마라톤의 바람은 감당할만 하였다.

바람 때문에 버프가 벗겨져 날아가긴 했지만 이보다 심한 바람 속에서 달린 대회도 적지 않았다.

 

이제는 좀 쉴 수 있겠다.

2주 동안 제주도에 가면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수 없고, 1월 말에 10킬로미터 대회에 참가할 것이다.

 

 

 

 

 

 

 

 

 

 

 

 

 

 

 


접수기간  : 2014년 12월 12일까지
(현장 접수도 가능합니다. 단 시상에서 제외되며, 각 종목별 50명 선착순입니다)
신청방법 :

① 인터넷 접수 : 홈페이지(www.ysmarathon.co.kr)

※ 접수는 가능한 인터넷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팩스 접수는 불가능합니다.
※ 전화는 가능한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민원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전화를 해서 오랫동안 통화를 해 버리면 다른 접수자의 민원을 처리하기 어렵습니다.
※ 전화 접수시, 사전에 △이름 △주소(택배 및 기록증 받을 곳) 등을 정리한 다음, 신속히 일처리가 되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종   목 : 풀코스, 하프코스(21.0975km), 10km, 5km
모집인원   전 종목 1500명
참가기념품 : 풀/하프/10km : 여수갓김치(2kg), 대회안내서 1부, 기록칩, 배번호, 완주메달, 보험가입
                  (모든 대회 용품은 갓김치 배송시 함께 포장해 택배로 발송합니다. 기념품 만 챙기시고,
                   배번호 등을 버릴시, 참가자의 책임입니다)

5km : 상의 옷, 대회안내서 1부, 배번호, 완주메달, 보험가입
입금계좌 :
종목 참가비 기타사항 계좌번호 은행 예금주
풀코스 30,000원   614-01-032964 농협 (주) 여수신문
매니아(풀) 20,000원 기념품 없음 614-01-032964
하프코스 30,000원   614-01-032977
매니아(하프) 20,000원 기념품 없음 614-01-032977
10km 30,000원   614-01-032981
매니아(10km) 20,000원 기념품 없음 614-01-032981
5km 10,000원   614-01-032981
단체(2인이상)     614-01-033050
셔틀버스 이용료 지역별 / 탑승날자별해당 요금 301-0065-1044-61

입금확인은 입금 다음날부터 확인가능합니다.
참가자 본인 명의로 입금해 주시기 바랍니다.(타인 명의로 입금시, 미입금 처리될 수 있으며
     자동으로 참가 취소가 됩니다.)
단체(2인 이상)는 단체명으로 입금해주십시오.
접수마감 후 종목변경을 할 수 없습니다.
제한인원이 초과될 경우 참가신청을 하실 수 없습니다.
납부 마감일(12월 12일)까지 입금되지 않으면 참가신청 및 셔틀버스 이용 신청이 자동으로 취소됩니다.
납부 마감일(12월 12일) 이전에 환불시 1인당 3000원의 제반비용(은행수수료, 사무국 민원 처리 경비)을
     제외하고 환불됩니다.
순위결정 :

건타임으로 측정(단, 대한육상연맹에 등록된 선수는 시상에서 제외 / 건타임 측정시 기록증 순위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참가종목 :
종목 출발시간 완주제한시간
개회식 09:30  
풀코스 10:00 5시간 (칩 사용)
하프코스 10:10 3시간(칩 사용)
10km 10:20 2시간(칩 사용)
5km 10:30 1시간(기록 측정안함)

참가자 전원 8시 00분 까지 집결
환불규정
   
참가비와 셔틀버스비는 12월 12일 이전 환불 요청시 각각 3000원을 제외한 금액이 환불됩니다.
12월 13일 이후에는 참가비는 환불되지 않습니다.(기념품은 배송)
셔틀버스비는 12월 13일~12월 31일까지 환불요청시에는 50%(50% 차감), 2015년 1월 1일 이후에는 환불이 
     불가합니다.
대회 당일 탑승하지 않으면 환불되지 않습니다.
환불은 2주 이내에 처리됩니다
천재지변이나 자연재해 발생(신종플루, 구제역 등 전염병, 환경 오염 사고, 대형 사고 등)으로 인한 대회를
   개최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시, 대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있습니다.
   * 천재지변 및 자연재해라 함은 폭설 폭우 등 기상적인 요인, 신종플루 구제역 등 인간 및 동물의 전염병,
     지진 해일 등의 각종 재해, 폭발이나 환경오염, 폭동 등 대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사안을
     통틀어 지칭합니다.
천재지변이나 자연재해 발생으로 인한 대회 취소시, 기념품 발송 후에는 환불되지 않으며, 기념품 발송
     전에는 환불 수수료 및 사무국 운영 경비로 10%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 환불됩니다.
본 대회 참가 신청을 하신 분은 위의 내용에 동의하신 것으로 간주하며 동의하지 않는 분은 참가신청을
     하실 수 없습니다.

 

 

 

 

 

 

 

 

 

 

 

시간으로 보아 9킬로미터를 넘어선 지점으로 보인다. 내 주변에는 모두 하프 주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