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제10회 정남진 장흥 전국마라톤대회(2015/02/08)-FULL

HoonzK 2015. 2. 9. 21:49

풀코스를 포기해야 할 몇 가지 이유

 

1. 열흘 가까이 앓아 누웠음
2. 훈련 절대 부족
3. 휴식 및 영양 부족
4. 매서운 한파

 

 10박 11일간의 객지 생활에서 나름대로 여섯 차례 뜀박질을 하였지만, 제대로 된 게 거의 없었고, 내내 수면부족과 과로에 시달렸다. 아플 수밖에 없는 수순을 밟고 있었다. 지난 4년 동안 감기 한번 걸린 적이 없을 만큼 건강하였던 게 오히려 독이 되었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4년 전에 먹고 남은 약을 먹고 심기일전하려고 했는데, 유통기한이 지난 약은 오히려 독약이 되었다. 10킬로미터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돌아온 밤부터 머리가 깨어지듯이 아팠다. 유통 기한이 지난 약을 또 한번 먹었다. 30시간 동안 내리 누워 있어도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그렇게 누워 있어도 피로는 풀리지 않았다. 머리는 한없이 복잡했다. 급기야 병원에 가서 신경안정제까지 받아왔다. 의사는 중독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며 처방전을 써 주었다. 사람이 이렇게 고통받으며 죽는 것이구나 생각을 자주했다. 2월 2일 월요일 운동. 할 수 없었다. 2월 3일 화요일 운동을 쉬어야 했다. 2월 4일 수요일 운동 꼭 해야지 했는데 화장실에 들렀다 나와 다시 쓰러졌다. 2월 5일 목요일 악착같이 운동에 나섰다. 불과 1킬로미터를 달리기 전에 온몸이 흠뻑 젖어서 오한이 들었다. 어떻게 10킬로미터 이상 달렸는지 알 수가 없었다. 2월 6일 금요일, 2월 7일 토요일 운동을 다시 할 수 없었다. 그런데 2월 8일 장흥마라톤이 다가왔다.


 일단 여수마라톤 이후 훈련이 절대 부족했다. 한 달이 다 되도록 장거리주 훈련이나 인터벌 훈련을 전혀 하지 못했다. 제주도 객지 생활로 피로만 쌓였다. 체중이 불었다. 1월 31일 10킬로미터 대회에서 41분대로 달린 후 심기일전하여 훈련을 할 수 있었다면 그래도 괜찮았을 것이다. 그러나 내내 앓아 누웠다. 서울에서 달린다면 토요일 밤 잘 자고 일어나 생각해 봐도 되었을 것이다. 서울이 아니라 장흥이다. 4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새벽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가야 한다는 것. 일반고속버스에 마라톤 달림이들과 함께 끼여 앉아 잠을 설치며 내려가야 한다는 것. 새벽 2시 30분 잠실종합운동장 출발이니 거의 잠을 자지 못한다. 장흥마라톤 대회 출전을 포기하면 스트레스는 말끔히 사라진다.

 

 또한, 마라톤 대회 당일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쳤다. 아무리 남쪽이라고 하지만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칼바람까지 치니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몸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나는 장흥으로 갔다. 심야 할증 택시 요금을 절약하려고 전날밤 집을 나섰다. 신천역에서 내려 PC방을 찾아들어갔다. 새벽 1시 30분까지 인터넷을 하고 있다가 칼바람을 뚫고 20분 정도 걸어 잠실종합운동장역으로 갔다. 잠시 버스를 기다리면서 구소은의 <검은 모래>를 읽었다. 그리고 나서 셔틀버스에 올라탔다. 죽전, 천안, 유성, 논산에서 달림이들을 태우다 보니 나는 그때마다 눈을 떠야 했다. 휴게소에 세 번 들렀으니 거기서도 잠을 깨어야 했다. 아무리 각오한 일이지만 선잠을, 그것도 수시로 끊어서 자는 일은 정말 힘들었다.


 쾡한 눈을 하고 장흥에 닿았다. 장흥 탐진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 꽂혀 있는 깃발은 찟어질듯이 펄럭였다. 탐진강의 물살은 바람에 두들겨 맞아 거의 날아오르는 수준이었다. 대회장에 설치된 천막은 어찌나 펄럭이는지 이내 날아가 버릴 것같았다. 다들 풀코스는 무리라고 입을 한 데 모았다. 하프로 전환하거나 조금 욕심을 내더라도 30킬로미터 정도 달리는 게 현명하다고 하였다. 그래 하프만 달리자. 나는 무리해서 온 것이니. 장흥에 와서 10킬로미터밖에 달리지 않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 하프로 타협하자.

 

 출발선에 섰다. 달려가야 할 방향에서 어찌나 바람이 불어오는지 과연 전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다리 스트레칭밖에 하지 않았지만 스트레칭을 하면서도 손이 시려워 환장할 지경이었다. 물품보관용비닐봉투를 한 장 더 받아 방풍 조끼로 썼다. 급기야 눈보라까지 쳤다. 페이스메이커들이 노랑풍선을 달고 달리고 있었지만 몇 시간 대인지 확인할 수조차 없었다. 옆에서 노랑풍선이 흔들리는데 한참을 바라보고서야 4시간 30분대임을 알았다. 내 몸이 이렇게 좋지 않은건가? 4시간 30분과 달릴 정도로 쳐졌단 말인가? 그래도 4시간 15분 페메 정도는 될 줄 알았는데..... 고개를 들어 거리 표지판을 찾을 수도 없었다. 차가운 맞바람이 들이치니 콧물을 쉴새없이 흘려야 했다. 츄리닝 양쪽 호주머니는 불룩했다. 휴지를 한움큼씩 넣고 달리고 있었다. 코를 계속 풀면서 달려야 한다는 사실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버프의 챙은 수시로 제껴져 바로잡는 일도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장흥댐을 거쳐 지천터널까지는 가야 10킬로미터를 넘는데 7킬로미터 이후부터는 오르막을 감당해야 했다. 이따금 고개를 들면 4시간 15분 페메 풍선이 흔들리며 어서 오라고 부르는 것같았다. 왜 이 지경이 되었담? 한 달 전만 해도 3시간 45분 페이스메이커도 부담없이 따라갔는데...... 그 생각을 하다보면 맞바람이 계속 내 몸을 뒤로 밀고 있다는 현실이 처절하게 다가왔다. 매우 지속적이고 저돌적이다. 예외없이 맞바람이다. 단 한번의 뒷바람을 허용하지 않는다. 가끔 옆바람은 있다. 지천터널을 빠져나가고 나자 하프 반환점이 나왔다. 턴할 것인가? 그대로 진행하였다. 15킬로미터 지점에서 턴하여 30킬로미터를 달리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5킬로미터 정도만 달리면 맞바람에서 해방될 수 있으니..... 12.5킬로미터 급수대에서 드디어 4시간 15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잡았다. 그러나 소변을 보고 오니 다시 50미터 이상 차이가 나 버렸다. 뒤뚱거리며 달려나갔다. 벌써 반환해서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딱 봐도 30킬로미터만 달리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이었다. 적지 않은 인원이었다. 15킬로미터 지점이 나왔다. 전혀 망설임없이 그냥 지나쳤다. 앞으로 6킬로미터 이상 맞바람에 시달리겠다고 마음먹었다.

 

  결정한 것이다. 오늘 장흥에서 풀코스를 완주하겠다고. 지난 한 달간 운동이 부족했으니 후반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렇지만 한 달 전 풀코스를 달린 사실을 몸이 기억해 주길 바랬다. 아무리 몸이 아팠다고 해도 풀코스를 80번이나 달린 몸이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몸이 답해주길 바랬다. 급수대에는 영양 보충할 것이라곤 오로지 바나나밖에 없었다. 그 흔한 쵸코파이가 보이지 않았다. 끝까지. 생각해 보니 앓아 누워 있었던 일주일간 식사는 대 여섯 차례밖에 하지 못햇다. 영양이 절대 부족한 상태에서 달리기에 나선 것이었다. 후반에 지독한 에너지 고갈로 고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바람이 거세다 보니 거리 표지판은 예외없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 무슨 상관이랴? 나는 마라톤 레이스를 펼치는 게 아니라 조깅을 하고 있는 것이니. 그동안 부족했던 장거리훈련을 오늘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면 일견 마음이 편했다. 마라톤 후반에 접어들수록 체력이 고갈되어 달리지 못하게 될지, 근력 부족으로 심한 통증에 시달리게 될지 겁나기는 하지만 아직은 잘 달리고 있었다. 시계를 보지 않으려 최대한 애썼다. 마침내 반환했다. 2시간 7분이 넘게 걸렸다. 지난 해에는 2시간 4분대로 돌았는데 더 늦어졌다. 이런 악천후에서, 또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을 하고, 훈련도 덜 된 상황에서 당연한 일이겠지. 돌아갈 때 바람을 등지는 이점이 있지만 체력 고갈로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4시간 20분 정도에는 골인할 수 있겠지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앰뷸런스는 주로를 왔다갔다하며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었다. 갑자기 사이렌을 울리며 사람을 실어오곤 했다. 내가 그꼴이 나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눈보라까지 치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응원 나오신 장흥 주민들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달리는 것만 신경써도 힘들었지만 일일이 손을 흔들어주며 감사를 표했다.

12킬로미터 남았다는 표지판을 보았다. 드디어 30킬로미터를 넘게 달린 것이었다. 3시간 1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남은 거리를 58분에 달릴 수 있으면 SUB-4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이없다. 물론 지난 주 10킬로미터 대회 나갔을 때의 스피드로 뽑으면 가능하지. 허허허. 12.5킬로미터에서 떨어진 4시간 15분 페이스메이커를 30킬로미터를 넘게 달린 마당에도 따라잡지 못하면서 SUB-4? 상상으로는 무엇을 못할까? 잊으라, 잊어. 풀코스를 조깅하듯이 달렸다는 추억을 남기는 것도 나쁘지 않아.
주머니에 넣고 달리던 파워젤을 먹었다. 곧 35킬로미터를 지나고.


 조심했다. 37킬로미터가 넘은 후에야 힘을 내었다. 이때부터는 조깅이 아니었다. 마라톤 레이스였다. 38킬로미터 지점에서 4시간 15분 페이스메이커를 제쳤다. 그리고 숏핏치 주법으로 바꾸어 쭉쭉 치고 나갔다. 몇 명이 나를 제치려 했지만 다시 내 뒤로 밀려왔다. 200미터 앞에서 달리고 있던 주자도 내 뒤로 밀려나가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달린 마당에 지쳐서 못 달리는 일은 없겠지 하며 스피드를 올리고 또 올렸다.


 지난 해 4시간 9분 31초로 달렸던 코스에서 오늘 4시간 10분 12초로 달렸다.
여러가지 상황으로 보아 그때보다 오늘이 더 잘 달린 것이다.
아쉬움은 남는다. 아프지 말았어야 했는데.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있었어야 했는데.
2년 연속 장흥마라톤 신청을 한 이유는 같은 코스에서 SUB-4로 달릴 수 있을 정도로 페이스가 올라왔는가 확인하고 싶어서였는데 아쉬움이 있다.


 탈의실 천막은 바람때문에 없어진 지 오래되어 보였다. 화장실에 들어가 천천히 옷을 갈아 입었다. 주최측에서 제공한 떡국을 먹었는데 바람을 피할 데가 없어 허기만 때우고 셔틀버스로 돌아왔다. 광화문 페이싱팀의 안수길님은 내가 풀코스를 완주했다는 사실에 자기 일처럼 기뻐하시며 격려해주셨다. 하프 레이스패트롤을 하셨던 베테랑께서는 자기 생애 마라톤 가운데 최악의 날씨이며 조건이었다고 말씀하셨다. 달리는 동안 어묵우동을 아침으로 사 주신 게 고마웠던 사실을 떠올리면서 힘을 내었다는 것은 말씀드리지 못했다.

 

 

 

 

 

 

 

 

모자: 바이저 버프

겉옷: 곤색 리복 긴팔 티셔츠

속옷: 주황색 긴팔 티셔츠

신발: 아식스 젤라이튼(훈련용)

장갑: 1천원짜리 검정색

바지: 팀스포츠 반바지+아스토레 우븐 트레이닝 긴바지

양말: 나이키 중목

목도리: 밀레 버프

테이핑: 오른쪽 무릎 두 줄

 

눈보라가 매섭게 치는 주로. 풀코스 주자들, 맞바람을 뚫고 나간다.

 

그렇게 추웠는데 나와서 응원을 보내시는 장흥 주민들.

 

 

 

접수기간  : 2014년 10월 20일 ~ 2015년 1월 15일까지
신청방법 :

① 인터넷 접수 : 홈페이지(www.jeongnamjin.net)
② 전  화 접수 : 061-864-1188, 1189  팩스 : 061-864-1190

※ 접수는 가능한 인터넷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전화는 가능한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민원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전화를 해서 오랫동안 통화를 해 버리면 다른 접수자의 민원을 처리하기 어렵습니다.
※ 전화 접수시, 사전에 △이름 △주민등록번호(보험가입용) △주소(택배 및 기록증 받을 곳) 등을
   정리한 다음, 신속히 일처리가 되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종   목 :
종목 참가비 참가자격 제한시간
풀코스 30,000원 18세이상 남.녀 5시간
하프코스 30,000원 18세이상 남.녀 3시간
10km 30,000원 제한없음(초등학생이하는 부모동반) 2시간
5km 10,000원 1시간
매니아 20,000원 18세이상 남.녀  
입금계좌 :
종목 입금계좌
풀코스 농협 302-0295-1261-91 한길순
하프코스
10km
5km
단체입금
매니아
쎠틀버스 농협 302-0295-1267-11 한길순

은행 계좌로 입금바랍니다.
참가자 본인 명의로 입금해 주시기 바랍니다.(타인 명의로 입금시, 미입금 처리될 수 있습니다)
단체(2인 이상)는 단체명으로 입금해주십시오.
접수마감 후 종목변경을 할 수 없습니다.
제한인원이 초과될 경우 참가신청을 하실 수 없습니다.
납부 마감일까지 입금되지 않으면 참가신청 자동으로 취소됩니다.
순위결정 :

건타임으로 측정(단, 대한육상연맹에 등록된 선수는 시상에서 제외 / 건타임 측정시 기록증 순위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참가비 환불규정
   
주최측은 참가자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가 불가능한 경우에 아래와 같이 환불합니다.
  1) 환불 신청기간 : 접수마감 전까지
  2) 환불요청은 신청 기간 중 게시판을 통해서만 접수 가능
  - 참가 취소시 본인 인적사항(성명, 연락처)과 참가자 명의 통장내역을 적어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3) 환불액 지급기간 : 접수마감후 일주일내
  4) 환불금액(제반 비용 을 제외한 나머지 환불)
  5) 접수 마감 후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단,기념품은 지급합니다.
  6) 천재지변으로 인하여 행사취소시 참가비환불불가하며 기념품은 지급합니다
공식기록은 기록칩에 의거 넷타임 으로 측정합니다
제한인원이 초과될 경우 참가신청을 하실수 없습니다
입금은 반드시 참가자 이름으로 입금하시고 단체(2인 이상)는 단체명으로 입금해주십시오
계좌이체 시 : 동명 2인을 구분하기 위하여 반드시 이름 뒤에 생년월일 6자리를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 홍길동 650505)
  신청자와 이체자의 이름이 같도록 해주십시오.

 

 



※ 육상 연맹등록선수 및 선수 등록 말소 후 2년 미경과자 시상 제외
구분 종목 순위 상장 및 부상
개인 (남/녀) 1위 상장,트로피/특산품 30만원
2위 상장,트로피/특산품 25만원
3위 상장,트로피/특산품 20만원
4위~5위 상장, 특산품
6위~20위 특산품
하프 1위 상장,트로피 30만원
2위 상장,트로피 25만원
3위 상장,트로피 20만원
4위~5위 상장,특산품
6위~20위  특산품
10km 1위 상장,트로피 25만원
2위 상장,트로피 20만원
3위 상장,트로피 15만원
4위~5위 상장,특산품
6위~15위 특산품
5km 1위 상장,트로피/특산품
2위 상장,트로피/특산품
3위 상장,트로피/특산품
4위~5위 상장,장흥특산품
6위~10위 특산품
○ 행운권 추첨 특산품 : 신청자 전원을 대상으로 홈페이지 상에서 무작위 추첨

○ 30명 이상 단체팀 부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