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지 않았다는 것.
큰 차이이다.
몸은 무거웠지만 잘 버티었다.
출발 직전 1111번 배번을 단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와, 번호 죽이네요!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말투가 한없이 살가웠다. 아는 사람이었다.
지난 해 압록강 국제마라톤 동행하고 내게 사진도 보내주었던 조현석씨.
당시 워낙 대화를 많이 하다 보니 그는 얼굴보다 목소리를 듣고 나인지 알았다고 하였다.
동반주할 수는 없었다.
내가 9킬로미터 달렸을 때 이미 반환해서 오다가 하이파이브를 하게 될 정도로 빨랐다.
압록강국제마라톤 하프 부문에 참가하여 1시간 25분대의 속도로 내달릴 실력이었으니까.
날씨가 쌀쌀하여 츄리닝 긴 바지를 착용하고 달렸다.
2시간 페이스메이커 뒤에서 꾸물거리며 달리는데 1킬로미터쯤 달리고 나니 좀이 쑤시는 느낌이었다. 그냥 앞으로 나아갔다.
조금씩 빨라졌다.
체중이 많이 불어 뒤뚱거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2시간 페메를 멀리 떨구어 놓았다.
8킬로미터쯤 달린 뒤에야 페이스메이커로 삼을만한 사람을 찾았다. 2014 동아마라톤 기념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따라갈만 하였다.
그는 달리는 거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빨리 달렸지만 나 역시 똑같은 스타일로 내달렸기에 따라갈 수는 있었다. 첫 1킬로미터는 6분으로 달렸지만 반환하기 전까지는 km당 5분 10초에서 5분 40초의 페이스로 달렸고, 반환한 이후에는 km당 4분 40초에서 5분 10초 사이로 달렸다. 15.5킬로미터 지점의 급수대에서 물을 마실 때 비니와 흰색 티셔츠를 입은 주자가 나를 제치고 나갔는데 그 사람은 잡을 수 없었다. (8킬로미터 지점에서 내가 제친 사람이었는데) 동아마라톤 기념 티셔츠는 50미터에서 100미터 정도 사이의 간격으로 달리다가 골인 지점에서 1미터 차이로 골인하였다. 만약 반바지를 입고 달렸다면 달릴 때 저항이 적었을 것이고 좀더 좋은 기록으로 달릴 수 있었을 것이다.
1시간 40분대의 재진입.
일단 그에 만족한다.
다음 주 동아마라톤의 기록은 틀림없이 작년, 재작년보다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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