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양이는 경계심이 많아서 내가 가까이 가면 일단 달아나고 본다.
자기와 닮은 색깔의 고양이가 얼마 전 죽었으니까 더 그런지도 모른다.
살아남은 세 마리 가운데 엄마를 닮아 까만 녀석이 한 마리, 아빠를 닮아 노란 녀석이 두 마리.
주차장에 새끼 고양이 세 마리가 엉켜서 누워 있었다. 엄마 아빠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꿈쩍하지 않기에 죽었는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가까이 가자 일제히 몸을 일으켜 차 아래로 몸을 숨긴 뒤 수풀 쪽으로 달아났다.
노랭이 한 마리는 어디론가 모습을 감춘 뒤 내가 갈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참치캔을 수풀 가까이 갔다 놓자 흑묘와 황묘가 와서 사이좋게 먹어대는데
내가 가까이 가자 흑묘는 달아났다.
황묘는 경계심은 있었지만 식탐이 많은 녀석이라 눈치를 보면서 참치캔에 주둥이를 들이밀고 폭풍흡입을 하였다.
이 녀석은 아직 내가 이들에게 관심은 있지만 포획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아직 나는 그들에게 적이다.
담벼락 너머 수풀 아래 몸을 숨긴 새끼 고양이들....
이곳에는 사람이 넘어갈 수가 없다.
이 녀석들은 거기 있으면 사람의 손길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장마철에는 어떻게 버티는지 궁금했는데 수풀 아래쪽으로 배수구가 있고, 그 주변에는 틈이 많아서 비를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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