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제30회 바다의 날 마라톤(2025/05/24)-HALF 221

HoonzK 2025. 5. 29. 10:33

새벽까지 이어진 비 덕분에  주중 뜨거웠던 날씨가 시원해졌다. 출발 시간도 다른 대회보다 30분 이르니 서늘한 5월 말의 혜택을 더했다. 춥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았다. 출발 전 비닐을 덮어쓰고 보온에 신경쓰는 주자가 꽤 있었다. 

 이 대회 코스를 정한 사람은 누구일까? 마라톤 대회에서 뛰어본 적이 있을까? 안 그래도 참가자들이 많아 출발선부터 종종걸음으로 나아가고 있었는데 별자리광장을 빠져나가기 무섭게 좁은 소로로 들어서야 했다.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어쩔 수 없이 수많은 주자들이 멈추어 서거나 길 옆의 풀밭을 달려야 했다. 트레일 러닝이야, 크로스컨츄리야 하면서. 월드컵 공원 일대에서 1킬로미터를 채우고 나서 홍제천으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홍제천으로 내려가는 길이 비좁기 짝이 없었다. 두번째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여기는 빠져나갈 풀밭도 없었다. 첫 1킬로미터가 7분이나 걸렸는데 연이어 회복하지 못할 수준의 느림보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주로가 정리되는 2킬로미터가 지나기 전에 두 번이나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내 페이스는 사정없이 무너졌다. 따라가려고 했던 1시간 50분 페이스메이커는 말할 것도 없고, 2시간 페이스메이커조차 보이지 않았다. 

 홍제천을 지나 한강변으로 들어서면서 숨통이 조금 트였다. 너무 늦었다는 반발 심리로 속도를 조금 올린 것 같은데도 3킬로미터 기록이 18분 42초였다. 당초 목표로 했던 15분 36초에서 3분 이상 떨어지고 있었다. 아무리 애를 써봐야 처음에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나마 보이지 않던 2시간 페이스메이커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 5킬로미터 지점이었다. 6킬로미터 쯤 달리니 1시간 59분대 페이스에 들어설 수 있었다. 2시간 27분 40초의 골인 예상 기록을 얼마나 끌어올렸던가? 7킬로미터 지점에서 2시간 페이스메이커 그룹과 함께 달릴 수 있었지만 속도를 더 올려 치고 나갔다. 30명이 넘는 인원이 2시간 페메와 함께 달리는데 그 속에 섞이면 달리기가 편할 수야 있겠지만 급수대에서는 아주 애를 먹을 것이 뻔했다. 그렇지 않아도 급수대 봉사요원들의 손은 쉴 틈이 없었다. 컵에 물을 따라주기를 기다리는 주자들도 가끔 있었다. 

 선두 주자, 1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 1시간 40분 페이스메이커, 희수형님도 어찌나 빨리 나타나는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6킬로미터에서 8킬로미터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보통 하프 1위 주자는 내가 8킬로미터를 넘어서야 볼 수 있었는데 무슨 일이람? 9킬로미터를 50분이 되기 전에 지났으니 아주 늦은 것도 아니라 이상했다. 1차 반환이 9.5km라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창릉천을 코 앞에 두고 방화대교 부근에서 반환했다. 내 페이스는 어느새 5분 26초에 들어섰고,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 내 기록은 1시간  54분 37초였다. 

 11킬로미터를 달렸을 때 따져 보니 일주일 전의 후반 역주만 할 수 있다면 당초 목표로 했던 1시간 49분대는 물론이고 지난 주 세운 올해 최고 기록도 깰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에는 화장실에 가지 않아도 되어서 더 여유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돌아가는 동안 네 차례 전의를 상실하게 되었다. 내 앞으로 치고 나오는 주자는 거의 없었다. 주변의 달림이들을 뒤로 보내길 거듭했다. 그래도 5분 이내 페이스는 안 나오네, 하며 달리다가 6킬로미터 쯤 남았다는 생각이 들 즈음이었다. 4킬로미터 남았다는 표지판이 나왔다. 15킬로미터를 좀 넘겼을 뿐인데. 옆에 있던 주자가 말했다. 거리가 안 맞는데. 여기부터는 하프 주자들을 위한 표지판이 없었다. 10킬로미터 주자를 위한 표지판을 보고 너무 여유 있는 걸, 하면서 자연스럽게 속도가 떨어졌다. 첫번째 전의 상실이었다. 5킬로미터 반환점에 있던 요원이 '2.5킬로미터 남았습니다. 힘내세요'라는 말을 했다. 그건 5, 10킬로미터 주자에게 했어야 할 말이었다. 오늘 총거리가 2킬로미터 이상 짧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졸지에 1시간 40분대 초반, 급기야 1시간 39분대도 가능하겠다 싶었다. 쏜살처럼 달려나간 희수 형님은 생애 첫 1시간 29분대 주자가 될 수도 있겠는데. 이런 생각에 미치자 이를 악물고 달릴 필요가 없었다. 현저하게 발이 느려졌다. 느리게 달려도 홍제천이 코 앞이었다. 자전거를 피하는 데 시간을 써도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았다. 곧 월드컵공원에 들어선다는 생각을 하니 또 한번 페이스가 떨어졌다. 2차 전의 상실이었다. 거리가 짧다고 생각한 것은 섣부른 판단이었다. 바로 월드컵 공원으로 올라갈 줄 알았던 코스가 불광천까지 다녀오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다 뛰었다고 믿었다가 다시 늘어난 거리는 사람을 아주 주저앉혔다. 하프라면 21.0975킬로미터를 달려야 하는 게 당연하니 좌절할 일도 없지만 방심했다가 다시 각오를 다져야 하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 세번째 전의 상실이었다.  나는 분명히 새벽에 코스도를 살핀 바 있었다. 엄청난 고정 관념으로 진실을 왜곡하면서 본 것이었다. 불광천변에서 1시간 50분 페이스메이커를 보았는데 나와는 너무 멀어져 있었다. 누구에게도 추월당하지 않고 추월하는 페이스를 이어나가고 있었지만 일주일 전과 비교한다면 아주 느렸다. 2차 반환점에는 기록 인식 장치가 없었다. 불광천, 홍제천을 따라 돌아가는 길은 어찌나 먼지 아득하기만 했다. 마침내 월드컵공원에 이르는 오르막에 닿았다. 월드컵공원 평지에 오르는 순간 1킬로미터 남았다는 표지판이 있었으면 모르겠지만 제법 달린 뒤에야 1킬로미터 남았다는 표지판이 나오면서 이제는 죽었다 깨어나도 1시간 49분대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네번째이자 마지막 전의 상실이었다. 앞의 두 번이 여유가  많아서 생긴 전의 상실이라면 세번째와 마지막은 여유가 없어서 생긴, 진정한 의미의 전의 상실이었다. 출발할 때 애를 먹였던 풀밭 옆 소로를 감아도는 것도 어찌나 길게 느껴지는지 뭐, 이런 마라톤이 있나 싶었다. 골인점을 앞두고 아치를 바라보며 우회전할 때 이미 1시간 5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1:50:44

 그러고 보니 초반에 병목 현상으로 날린 시간이 고스란히 최종 기록을 갉아먹은 셈이었다. 7분이나 걸리지 않았다면 지난 주 첫 1킬로미터 5분 50초의 페이스만 보였어도, 아니 6분으로만 뛰었어도 1시간 49분대는 되고도 남았다. 

 Every pace has a place.

 이런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고 달리는 주자가 있었다. 다 나름대로의 페이스가 있다는 말일텐데 오늘 그 말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행  사  명"해사안전,해상무사고 기원" 제30회 바다의날 마라톤대회
일       시2025년 5월 24일(토) 08:30 출발 
장       소상암동 평화의공원 평화광장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출구 623m)
종       목Half, 10Km, 5Km

*종목별 제한시간
 Half 제한시간 - 3시간 / 10Km 제한시간 - 1시간30분 / 5Km 제한시간 - 1시간

접수기간~ 3월 31일 월요일 13시 까지   * 입금기준 선착순 조기마감될 수 있습니다. 
신청방법인터넷 신청만 가능하며 참가신청란에서 참가정보를 입력하신 후 무통장 입금
  참 가 비







*현금영수증, 세금계산서 발행은 사무국으로 연락주세요. 

*카카오톡 문의 : @바다의날마라톤
입금안내

 
주       최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 한국해운신문

공동주관한국해운협회
후       원해양수산부, 해양환경공단, 한국해양진흥공사,  
수협중앙회, 한국해양재단, 대한민국해양연맹
협       찬장금상선, HMM, 팬오션, 고려해운, 한국선급,
에이치라인해운, 대한해운, 부산항만공사,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기  념  품기능성티셔츠, 멸치세트, 완주메달(전종목)
* 배번호 및 기록칩 (5km 칩 제외), 기념품은 택배를 통해서 신청시 입력하신 주소로 보내드립니다.
* 완주메달 및 멸치세트는 당일 완주자에 한하여 대회현장에서 제공됩니다.
기록측정* 10km 코스 / 하프코스 기록측정(배번호 기록칩 부착)
* 10km코스/ 하프코스 모바일기록증
* 현장기록증 제공하지 않습니다.

시상내역개인상, 연령별, 최다참가 단체상, 감사패, 장기간 연속출전
시상내역 상세보기 [클릭]
경품추첨  경품은 대회당일 현장에 참석하신 선수 분들을 대상으로 추첨하여 나누어 드립니다.
* 추첨방법 및 시간은 재공지하겠습니다.
단체참가
특전
① 20인 이상:  스포츠 양말
    40인 이상:   스포츠양말 + 부스 및 부스현수막
② 5명 이상 단체 해외 여행 카페리 승선 추첨권 증정

 최다 참가 단체에는 대형 기념패 증정
 원하는 단체는 한국해운신문과 대회안내책자에 소개

  * 안전 확보를 위한 페이스메이커 40명이 함께 합니다.
  * 앰블러스 6대를 배치 운영합니다.

 
※ 대회 일정 및 장소는 주최사 사정에 의해 변경 될 수 있습니다. 
 
 
 
 
 

▶ 개인시상

 
 

성별순위
하프코스1위트로피와 상금 [30만원]트로피와 상금 [30만원]
2위트로피와 상금 [20만원]트로피와 상금 [20만원]
3위트로피와 상금 [10만원]트로피와 상금 [10만원]
10Km1위트로피와 상금 [20만원]트로피와 상금 [20만원]
2위트로피와 상금 [15만원]트로피와 상금 [15만원]
3위트로피와 상금 [10만원]트로피와 상금 [10만원]
5Km1위트로피와 상금 [15만원]트로피와 상금 [15만원]
2위트로피와 상금 [10만원]트로피와 상금 [10만원]
3위트로피와 상금 [5만원]트로피와 상금 [5만원]

 
 

* 대회 책자 종목별 참가자명단은 책자 제작 마감 시점을 기준으로 명기가 되기 때문에 정식 참가자 중 대회 책자 명단에 올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책자에 명단이 올라가지 않은 종목별 참가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정식 참가자임을 분명히 밝혀두는 바입니다.
따라서 책자 제작 시점 기준으로 명단에 올라가지 못한 정식 참가자도 대회 입상자 순위에 오를 수 있습니다.

※모든 시상은 중복적용되지 않습니다.

 
 

▶연령별 시상 (만나이 아닌 연나이)

 
 

코스성별연령별순위시상
하프코스
남자60세 이상 ( ~1965년  출생자)
1~3위
상장과 부상
40~59세 (1985년~1966년 출생자)
1~3위
상장과 부상
39세 이하 (1986년 이후 출생자)
1~3위
상장과 부상
여자50세 이상 ( ~1975년  출생자)
1~3위
상장과 부상
35~49세 (1990년~1976년 출생자)
1~3위
상장과 부상
34세 이하 (1991년 이후 출생자)
1~3위
상장과 부상
10km코스남자60세 이상 ( ~1965년  출생자)
1~3위
상장과 부상
40~59세 (1985년~1966년 출생자)
1~3위
상장과 부상
39세 이하 (1986년 이후 출생자)
1~3위
상장과 부상
여자50세 이상 ( ~1975년  출생자)
1~3위
상장과 부상
35~49세 (1990년~1976년 출생자)
1~3위
상장과 부상
34세 이하 (1991년 이후 출생자)
1~3위
상장과 부상

 
※ 연령별 시상은 태어난 년도로 진행됩니다. (만 나이X / 연 나이로 진행)
   - 연 나이? 현재 연도를 기준으로 출생 연도에서 계산한 나이
※ 연령별 시상은 대회종료후 10일 이내에 시상품을 택배 운송합니다.
※ 각 종목 1위~3위로 상금을 수상한자는 연령별 시상에서 제외됩니다.
※ 연령별 시상은 넷타임으로 진행되어 집니다.
※ 모든 시상은 중복적용되지 않습니다.

 
※ 2025년 연나이 확인 (계산법 : 현재 연도 - 출생 연도)

구분
연도
30세 ~ 39세1995년 ~ 1986년 12월 말
40세 ~ 49세1985년 ~ 1976년 12월 말
50세 ~ 59세1975년 ~ 1966년 12월 말
60세 ~ 69세1965년 ~ 1956년 12월 말

 

※ 대회 시상은 주최사 사정에 의해 변경 될 수 있습니다. ※

 
 

 
 
 

 
 
 

 
 
 

 
 

경품은 되지 않았다
집에 돌아갈 때 보니 불광천변을 달리고 있는 주자들이 적지 않았다.

 
 

달리기 전 희수형님이 찍어준 사진

 

 은수형님, 70 개띠마라톤 CH님을 만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