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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전마협 송년마라톤 & 코리아 마스터즈 최강전(2023/12/10)-10KM 140

HoonzK 2023. 12. 12. 17:23

이 대회는 풀코스도, 하프코스도 없다. 
같은 날 여의도에서 열리는 한강시민마라톤에 출전했으면 하프라도 달릴 수 있었는데 미사리에 가서 10킬로미터 종목에 참가했다. 10킬로미터 대회 출전 완주만 해도 지난 20년 동안 벌써 140번째이다. 굳이 횟수 때문에 10킬로미터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아니었다. 올해 말 유효 기간이 끝나는 전마협 쿠폰을 소진해야 해서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 상반기 35,000원 전마협 쿠폰을 만 원 할인된 가격으로 네 장을 구입할 때만 해도 서울에서 전마협 대회를 자주 참가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코로나 19 유행 이전과 비교해도 서울 개최가 너무 적었다. 풀코스 종목엔 한번도 쿠폰을 써보지 못하고, 하프 2번, 10킬로미터 2번을 쓰게 되었다. 
 
 가장 긴 거리가 10킬로미터이니 출발 시각도 10시로 늦어졌다. 너무 여유가 많았다. 아침 먹고 볼 일 다 보고 8시가 다 되어 집을 나섰다. 사실 이건 너무 늦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하남행 5호선을 1초 차로 놓치고 15분 가까이 기다리기까지 했으니 더 그랬다. 집을 나서기 직전 로운리맨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공원사랑마라톤 풀코스에 출전하러 간다고 했다. 이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2주 전 함께 식사할 때 12월 10일에 한강시민마라톤 하프 종목에 참가하겠다고 한 것을 잊었단 말인가? 한강시민마라톤을 주최하는 마라톤 TV가 같은 날 공원사랑마라톤까지 열 것 같지는 않으니 알아보라고 했다. 결국 로운리맨님은 도로 집으로 가야 했다. 한강시민마라톤은 현장접수가 없었고, 현장접수가 있는 전마협 대회에 10킬로미터를 뛰러 오라고 할 수는 없었다. 
 
 하남풍산역에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걸어가면서 웃도리를 갈아입고 배번을 달았다. 나는 걸어가기라도 했지만 입상을 노리는 듯한 풍모를 갖춘 참가자들은 뛰어가고 있었다. 아무리 늦어도 대회 출발 1시간 전에는 대회장에 오는 내가 20분 전에 도착했으니 다급해졌다. 지난 주 짐 맡기는 데 20분 이상 걸렸던 일과 지난 8월 전마협 나이트런의 어마어마한 인파 때문에 여유가 없었던 일이 신경쓰였는데 사실 도착해 보니 아주 단출한 인원만 참가한 상태였다. 이 날 완주자가 10킬로미터 395명, 5킬로미터 98명이었으니 참가자가 5백 명이 되지 않았다. 하프 참가자만으로도 이 인원을 훌쩍 넘는 한강시민마라톤의 규모에 비하면 너무 소규모였다. 만약 하프 종목이 있었다면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초 코스는 나이트런 때 달렸던 코스와 똑같았었다. 미사리 경정장 바깥쪽 길을 달린 후 미사리 경정장 바로 옆 길로 들어서서 10킬로미터를 채우는 식이었다. 하지만 대회 5일 전 미사리 경정장 2바퀴를 도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런 방식은 지겨울 수밖에 없었지만 첫번째 바퀴와 두번째 바퀴를 비교해 보는 이점도 있었다. 첫 바퀴, 즉 첫번째 5킬로미터는 27분이 걸렸다. 출발 후 1킬로미터까지는 5분 40초가 걸려 정확히 풀코스 서브 4 페이스였다. 그게 조금 빨라진 것이었다. 하지만 뒤의 5킬로미터는 24분이 걸리지 않았다. 5분 페이스로 가다가 2킬로미터 남기고 4분 40초 전후, 마지막 1킬로미터를 남기고는 4분 15초로 당기면서 51분 안쪽으로 들어갔다. 
 
00:50:58.72
 
 
 

 
 

 
 
 
 처음 출발할 때 몸이 무거운 것이 체중 때문인 것 같았다. 그것만 빼면 10킬로미터를 달리는 동안 아픈 데가 한 군데도 없었다. 햄스트링 통증, 아킬레스건 통증 등 올해 내내 나를 괴롭혔던 방해 요소가 전혀 없었다. 1시간 이내로만 달리면 된다고 생각해서 치고 나가는 일도 없었다. 그저 몸이 따라가는대로 달렸다. 그렇게 달렸을 뿐인데 앞에 있던 주자들이 내 뒤로 물러나주고 있었다. 날씨도 따뜻해서 반팔 티셔츠를 입었다.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면서 12월에 반팔을 입고 달린 것은 처음이었다. 지난 8월 12일 전마협 대회와 똑같은 복장이었다. 캡의 색깔만 달라졌다. 하얀색에서 파란색으로.  반팔 입기는 정말 잘한 것 같다. 달리고 난 후 비오듯 쏟아지는 땀 때문에 습도높은 한여름이 생각났는데 만약 긴팔이었으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코스가 2회전이다 보니 달리는 동안 지인들을 마주치는 경우는 없었다. 43분대로 달린 인천연형님은 달리기 전 만났고, 똑같이 43분대로 달린 상기님은 달린 후 만났다. 그 외에 아는 사람은 없었다. 
 
 2023년에는 이 대회가 마지막이 될 듯 싶다. 선셋마라톤은 참가신청 마감일 직전까지 망설였지만 올해 하프 16회 출전이면 적은 횟수가 아닌 것 같아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현재 2024년 대회는 2월과 3월 풀코스 출전을 결정하고 참가비 입금까지 마쳤다. 
 
 
 

 

 
 
 

전마협 유튜브 구독 확인하고 받은 비니
cool 진통 완화제를 받으면서 지난번 받은 hot 진통 완화제 세트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차니부를 만나 양선지해장국을 먹었다.
12,000원 가격이다. 가격이 최근 두 번 오른 것으로 기억한다. 기대가 크면 살짝 실망스러울 수 있는데 늘 만족한다.

스타벅스에서 카라멜 프라푸치노 벤티 사이즈를 먹었다.
휘핑크림이 올라간 것이 차니부 것. 나는 언젠가부터 휘핑크림을 올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