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인서울 뉴스인 마라톤(RUN In SEOUL Marathon)
이번 대회를 마친 후 보름간 쉬기로 마음먹었다. 대회 출전뿐만 아니라 운동을 전혀 하지 않기로 했다. 햄스트링 부상은 아예 달리지 않아야 낫는다는 정보를 얻고 내린 결정이었다. 매우 뜨거운 날씨였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 견딜만 했다. 바람이 조금씩 불었고 반환 후 돌아올 때는 햇빛을 등질 수 있었다. 처음부터 1시간 50분 00초부터 1시간 59분 59초 사이로 달리겠다고 마음먹었다. 사실 더 빨리 달릴 수도 없는 상태이긴 했다.
달리기 전 로운리맨님과 우영님을 만났다. 로운리맨님은 전날 술을 마셨다고 했고, 우영님은 전날 중등부 축구시합 심판을 보느라 내내 달렸다고 했다. 출발한 후에는 효준님을 만났다. 효준님은 반환할 때까지 동반 주자가 되었다. 7월 7일 드디어 생애 100번째 풀코스를 달린다고 했다. 일본 홋카이도 하코다테에서. 100회 가운데 40회가 넘게 외국에서 달렸으니 해외 마라톤 출전의 비율이 가장 높은 주자임에 틀림없었다. 58분이 지나 반환했는데 그때까지 담소를 나누며 달렸다. 2시간 이전 페이스메이커는 훨씬 앞에 있었다. (이번 대회는 2시간에 '이전'이라는 말이 명시되었다. 1시간 30분이든 1시간 40분이든 모두 2시간 이전에 해당되는 것이라 유연하게 달릴 수 있는 페이스메이커도 있구나 싶었다.) 달리는 내내 현재 페이스를 체크하면서 2시간 이내 완주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지 큰소리로 떠들곤 했는데 우리 뒤에 여러 명의 주자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청년 주자들이었다.
건너편에서 오는 주자들을 일일이 확인해 나가는데 여자 1위 바로 뒤에 우영님이 있었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를 두고 로운리맨님이 따라 붙고 있었다.
반환점 급수대에서는 바나나로 허기를 때우고 게토레이도 마셨다. 급수대에서 만나는 음료수나 생수는 매우 시원했다. 더운 날 달리는 주자들을 위한 주최측의 배려가 고마웠다. 아무리 더워도 미지근한 생수로만 갈증을 풀어야 했던 다른 대회에서의 고충이 상쇄되고도 남음이 있었다.
반환한 후 효준님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그다지 속도를 낸 것도 아닌데 왜 안 오는 것인지 궁금했다. 사실 속도를 내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갈 때보다 올 때 5분 쯤 빨리 달리는데 전보다 빠르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따름이다. 달린 거리가 늘어날수록 햄스트링에 가해지는 통증의 강도도 심해지고 있었지만 그냥 참았다. 어차피 보름 쯤 쉴 것이니 오늘은 아파도 참자고 마음을 달래었다. 한 사람 두 사람씩 따라잡더니 오르막 구간에서는 급기야 2시간 이전 페이스메이커까지 따라잡았다.
허허허. 페메 풍선이 바람이 빠져 마치 호리병처럼 되었네요. 이 말로 침묵의 벽을 허물고 페메와 잠깐 대화를 했다. 페메는 2시간에 맞추기 위하여 속도를 늦추는 중이니 먼저 가라고 했다. 속도를 좀더 올렸다. 조금 느슨하게 달려도 목표 달성이 되면 유유자적 달리기를 할까 하는 안이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지만 능력이 닿는 대로 도전했다. 치열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평소에 하지 못하는 인터벌 훈련을 대회에 나와서야 한다는 마음으로....... 2킬로미터 남았을 때 1시간 42분 10초가 살짝 넘고 있었다. 최근 가장 잘 달리는 속도가 킬로미터당 5분 10초이니 완주 기록은 1시간 52분 30초가 조금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골인하고 나서 깜짝 놀랐다. 남은 2킬로미터를 9분 10초로 달려 내 완주 기록은 1시간 51분 20초가 살짝 넘었다.
1:51:22.549
마지막 2킬로미터를 남기고 킬로미터당 4분 35초까지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아무리 당분간 쉬니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치달렸다고 하더라도 출발할 때 같은 구간을 6분으로 달렸던 것을 봤을 때.
1시간 30분대로 달린 로운리맨님은 떠나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만에 함께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차후 일정을 보니 10킬로미터 대회부터 하프 대회까지 일정이 꽉 차 있었다. 대회 출전을 줄이거나 자제해야 하는 나로서는 꿈의 도전처럼 느껴졌다. 보름이나 땀을 내지 않으면 얼마나 뚱뚱해질까? 햄스트링이 완치되면 피눈물나게 운동하겠다는 의지만 활활 타오르는데.....
그늘이 전혀 없는 햇살 가득한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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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에서는 예외없는 이 코스이다. 구리 암사대교 아래를 지나갔다 강동대교를 앞에 두고 돌아오는......
모처럼 로운리맨님과 식사를 했다. 같은 종목을 달리고 식사를 한 것은 얼마만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둘이서만 식사한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수박쥬스와 망고쥬스....
나의 선택은 망고쥬스인데..... 양이 너무 적은 것 아닌가?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콜라 500밀리 패트병이나 살 것을......
기념품을 현장에서 배부한다고 했다.
가서 기념품만 받고 돌아오는 것은 어떨까 했지만 현장에 가니 달리게 되었다. 기록에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풀코스에 비해 하프 코스는 부담이 덜하니......
출발 전 기념품을 달라고 오는 주자들이 있었나 보다. 아예 급 공지를 하고 있었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별 볼 일이 없는 가방이다. 너무 작다.
충전이 가능하다는 가방 때문에 대회 참가 신청을 했는데 어떻게 쓰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대회 게시판에는 문의하는 참가자가 있었는데 그에 답한 주최측의 설명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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