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바람이 불었나?
간밤에 러시아 월드컵 8강전 보느라 잠을 거의 못 잔 상태에서 활동했으면 서둘러 귀가해 쉬는 게 나았을텐데 활동했던 곳이 대림역이라는 이유로, 대림역에서 도림천로가 가깝다는 이유로 도림천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도림천로에 내려갔다가 너무 피곤해서 대림역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풀코스를 달려야 하니 빨리 휴식을 취해야 했다. 하지만 전철을 타러 가기 전 도림천로가 발 아래 보이니 나도 모르게 다시 내려가게 되었다.
공원사랑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코스라 너무나 익숙한 곳인데 위에서 내려 보는 느낌이 너무 달랐다.
그래도 많이는 걷지 말자. 신도림역까지만 걷자.
캔커피와 생수를 마시며 천천히 걸었다. 손에 책을 쥐고 읽고 음미했다.
달리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 아는 사람은 없었다.
신도림역에 가까이 와서는 잠시 앉아 책을 읽었다. 전철을 타기 전 홈플러스 신도림점에 들러 장을 보았다.
돌아오는 길은 고단하였다. 앉을 자리가 없었다. 덕분에 책은 많이 읽었다. 앉았다면 꾸벅꾸벅 졸고만 있었을테니....
도림천 옆에서 도림천로 안내도를 본다. 마라톤 대회에서 자주 달리는 곳이라 매우 친숙한 곳이 곳곳에 있다.
도림천은 구로구와 영등포구를 나누는 경계선이구나.
내가 있는 곳은 대림역 근처
도림천을 건너면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마라톤 주로가 저 아래 있다는 것인데....
교통 공간이 나오지 않는 곳인데 공중에 길을 만들어 교통난을 해결했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달릴 때 우리 머리 위로는 차들이 달리고 있는 것이다.
대림역에서 유리창을 통하여 아래를 내려다 보니 다시 내려가고 싶었다.
도림천로에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
도림천로에 내려왔다.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다니라고 한다.
눈물나게 열심히 달리던 길
오늘은 걷고 있다.
철길, 찻길, 물길, 사람길
책을 읽으면서 천천히 걸었다. 몇 대목 읽고 주변을 살피고, 몇 문장 읽고 내용을 곱씹고.....
기둥의 보수 흔적
이렇게 보수해 주지 않으면 균열이 생겨서 위험할 수 있겠다.
마라톤대회 3킬로미터 표식이 보인다. 매우 반갑다.
너무 피곤해졌지만 조금만 더 걷기로 한다. 다음날 마라톤 대회 기록이 엉망이 될 것을 알고도 이런다.
신도림교 아래를 빠져나오면서 신도림역이 가까워졌다.
잠시 앉아서 책을 읽다가 가기로 한다.
피뇰의 출세작 <차가운 피부>.... 한번 잡으면 결코 놓을 수 없는 소설이다. 일단 분량이 짧아 마음만 먹으면 한나절에 다 읽을 수 있다.
오전에 들고 나온 책인데 부지런히 읽었다.
캔커피 마시면서.....
규칙 따윈 때려치우라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누군가 하늘의 구름을 빗질해 놓은 것같다.
이 계단을 오르면 산책도 끝이다.
마라톤대회 출발 전 들르는 화장실이 보인다. 언제 돌아오지?
홈플러스에서 장보기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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