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생활이다

대한극장까지 달려가다(2017/11/21)

HoonzK 2017. 11. 26. 18:12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고 이틀 후 회복 조깅을 했다.

오전, 반납할 도서 다섯 권을 메고 들고 달려야 했는데 도무지 운동한 느낌이 나질 않았다.

아무리 회복조깅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굼뜨게 달렸고, 5킬로미터도 채 달리기 전에 무, 배추를 사서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운동이 부족했다.

오후, 배추김치를 담기 위하여 배추를 절이면서 기다리다가......

대한극장 VIP회원 11월 무료 관람 티켓을 너무 늦기 전에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저녁, 400만이 넘게 본 영화 <토르:라그나로크>를 보는 게 낫겠다고 결심을 하고 오후 6시 5분에 집을 나섰다.

8시 5분 시작 영화이니 두 시간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상영 시작 20분 전에는 도착해야 했다. 땀으로 젖은 옷도 갈아입어야 하고, 저녁으로 간단한 요기도 해야 했으니.... 대한극장은 CGV나 롯데시네마와 달리 정시에 영화가 시작하니 서둘러야 했다.

미아사거리역-길음역-성신여대입구역까지는 보도를 따라 꾸준히 달렸고, 그 다음부터는 성북천변, 청계천을 따라 달리다가 두산타워을 보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쪽으로 빠져나왔다. 퇴근 준비하는 행운스포츠 사장님을 만나 5분 정도 대화하고 또 달렸다. 여유가 없다 보니 모든 달리기가 지속주였다. 잘 달리다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일대에서는 관광객 틈을 비집고 달린다고 어지간히 속도를 줄여야 했다. 달리는 동안 여유가 없어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 줄창 달리고 또 달리기만 한 것이었다.

 

대한극장에 도착한 것이 19시 51분.... 영화 상영 14분 전이었다.

일단 표부터 끊었다.

저 VIP회원인데요. 11월 무료관람 영화를 보려고요.

나를 바라보는 매표소 직원의 눈빛이 평소와 다른데 왜 그렇게 땀으로 범벅이 되었는지 묻고 싶은 것같았다.

표를 끊은 뒤 가까운 GS25 편의점에 가서 김밥을 구입했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어떻게 영화를 보겠나?

대한극장 2층 화장실에 들러 젖은 옷을 갈아 입었다. 갈아입을 옷 두 장, 버프, 비니을 집어 넣고 달리는 게 쉽지 않았다. 가방을 열어보니 책도 있었다. 영화보면서 기록할 노트도 필기구도 있었다. 돌아갈 때 지하철에서 읽을 책.

소주병도 있었다. 빈 소주병? 성북천변을 달리다 소주병을 발견하고 그냥 놓아두고 올 수 없었다. 이건 100원짜리 동전을 줍는 것과 같은데.....

옷을 갈아입고 3층으로 가니 관객들이 입장한 상태였다. 영화 상영을 기다리면서 김밥을 먹었다. 음료수는 달릴 때부터 갖고 있었던 아에드를 마셨다.

 

※ 서울극장은 영화 상영 되기 2시간 전에 출발하면 되지만, 대한극장은 늦어도 2시간 반 전에 출발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추워져 실내에서 발권한다는 공지가 떴다.

 

 

대한극장 로비로 들어서기 직전

 

 

젖은 옷과 비니, 버프..... 참이슬은 영화관에 마시려고 갖고 들어온 것은 아니랍니다.

 

 

 

25리터 배낭, 젖은 자켓은 나중에 입기로 했다.

 

 

북유럽 신화의 주인공 토르.... 이야기.

오딘, 로키에.... 토르의 누나 헬라까지 나오네.

발키리도 나오고.....

상상력을 끝없이 자극하는 영화. 재미있게 보았다. 5백만 가까운 관중이 든 이유가 다 있었어....

 

웅장한 화면을 보면서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없었다면 이런 영화가 나왔을까 하는 물음....계속....

토르의 망치 묠니르가 박살났는데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