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제19회 부산마라톤대회(2017/11/12)-FULL 155

HoonzK 2017. 11. 15. 10:49

힘드시더라도 고개를 들고, 가슴을 펴고 달려주십시오.
배번호를 가리지 않게 양팔을 양쪽으로 벌려 포즈를 취해주십시오.
카메라 렌즈를 주시하시고, 한쪽 팔을 들어 포즈를 취해주십시오.

 

41킬로미터 지점이었을 것이다.
주최측이 시킨대로 했다. 발바닥이 아프고 피로감이 심해져 몹시 지쳐 있었지만 승리자의 포즈로 마라톤 메일 촬영 팀을 만났다.

 

 지난 경주국제마라톤을 달리고 나서 부산마라톤은 달리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밤차 타고 지방에 내려가 풀코스 마라톤을 달린다는 것은 거의 생명을 담보하는 행위라 앞으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이었다. 내려가는 동안 잠깐 동안이라도 깊이 잘 수 있다면 심한 운동을 견딜 수 있겠지만 언젠가부터 차 안에서 그저 눈만 감고 있다가 극도로 피로한 상태에서 마라톤 주로를 달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굳이 지방에서 마라톤을 달리고자 한다면 전날 내려가서 숙박하기로 했다.

 

 마라톤을 달리고 있을 때는 다시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지는 말아야지 했다가도 바로 그 날 저녁 다음에는 어떤 대회를 나갈까 마라톤 대회를 검색했던 일이 어디 한두번인가? 경주국제마라톤을 극한의 불면 노숙 모드로 완주한 지 닷새 만에 부산마라톤 참가 신청 및 입금과 당일 서울행 열차표 결제를 완료했다며 허수아비님에게 알렸다. 2년 연속 갔던 양산마라톤 출전이 올해는 힘들테니 좀 당기어 부산마라톤에서 뵙자고 했다. 허수아비님은 전날 내려와 숙박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대회 전날 내려가기는 힘들어졌다. 전날 밤늦게까지 집안 일을 하다가 대회 당일 0시 30분에야 부산 노포행 심야버스를 탔다. 어차피 휴식은 부족한 상태에서 마라톤을 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고, 휴식이 부족한 상태라도 덜 부족한 상태로 만들기 위하여 무진 애를 썼다. 버스 실내등이 소등되자마자 코고는 소리가 들렸는데 정말 부러웠다. 제발 좀 자자. 자지 않으면 죽는다. 자려고 하면 부담스러우니 오히려 자면 안된다고 마음먹자. 그럼 부담이 덜해서 오히려 잠이 올거야.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하기 전에 1시간 정도 꿈을 꾸었다. 꿈을 꾸었으면 잔 거라고 봐야 한다. 1시간 꿈만으로도 경주국제마라톤 직전의 상황보다는 나아졌다. 그때 335 했으니 이번에는 그보다 빠르겠지. 앞으로 한숨도 못잔다고 하더라도. 그런데 그것도 아니다. 가끔 기침을 하고 코를 풀어야 하는 초기 감기 증세, 열흘 이상 사람을 괴롭히는 발바닥 통증, 거기에 식사 조절 실패로 체중 증가....이건 4중고로군. 그냥 가서 완주만 가볍게 하고 돌아오는 것이라면 몰라도 지방까지 내려가 그럴 것이면 뭐하러 내려가는가?


 감기 기운은 타이레놀 섭취로, 발바닥 통증은 아세탈님의 선물인 지압자극 젤시트로, 수면 부족은 악착같이 눈감고 있기로 이겨내려고 애썼다. 사실 가장 힘든 것이 체중 증가였다. 불어난 체중을 응급 처방으로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이건 오기로 버티어내는 수밖에 없었다. 힘으로 밀고 나가는 식.....

 

 휴게소에 다녀온 후에는 다시 잠을 자지 못했다. 요란한 꿈으로 범벅된 1시간의 수면이 전부인 상태에서 부산 노포동에 도착했다. 막 잠이 쏟아지려고 하는데 목적지였다.  부산지하철 1호선 노포역에서 첫차가 5시 8분에 있었다. 거기서 전철을 타고 종착역까지 가면 다대포해수욕장에 도착하게 되어 있었다. 4년 전에는 신평역에서 허수아비님의 자가용을 얻어타고 대회장으로 왔었다. 지난 4월 1호선이 연장되어 다대포해수욕장까지 가니 대회장이 무척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서울에서 출발 전 쌍화골드를 마신 데 이어 부산 편의점에서 생강꿀차, 부산우유, 김밥을 사먹었다. 1시간 20여분 동안 구석에 앉아 눈만 감고 있었다. 39개의 정거장을 이동하는 동안 악착같은 수면 시도. 잤다는 느낌이 없는 상태에서 전철에서 내렸다. 오늘도 달리고 나서 자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6시 30분에 다대포해수욕장역에서 내리니 너무 일러서 그런지 마라톤 참가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 벤치에 앉아 한사코 휴식을 취하는데 다음 전철로 제비한스님이 도착했다. 7시가 넘어서야 대회장으로 갔다. 4년만에 돌아왔구나. 110 사이즈 기념품을 105 사이즈로 바꾸고 나서 여기저기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기온이 낮은데다 바람이 너무 셌다. 오래 버티지 못하고 지하철로 되돌아갔다. 따끈한 꿀차 한 잔이라도 사먹을까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잠시 서 있다가 벤치에 자리가 났을 때 앉았다. 찬일님이 인사했다. 지난 해 2시간 41분으로 2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던 분이니 오늘도 기대된다고 했다.

 

 대회장으로 되돌아가서 출발 30분 전에야 짐을 맡겼다. 물품 보관봉투가 너무 작아서 30리터 배낭을 쑤셔 넣는다고 아주 애를 먹었다. 입구가 찢어지기까지 했다. 아에드 물병은 아예 넣을 수 없었다. 아에드를 들고 달리게 되었다. 출발 10분 전에야 출발점으로 이동했다. 허수아비님이 보였다. 허수아비님과 반갑게 포옹하였다. 잠시 후 법규님도 만났다. 놀라게 해 주고 싶어서 미리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세 사람은 같이 출발했다. 첫 1킬로미터까지 동반주했다. 1킬로미터 표지판을 찾지 못했는데 허수아비님이 5분 40초가 넘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때부터 스피드를 올렸다. 법규님이 치고 나가기에 바로 따라붙어 잠깐 함께 달렸다. 맞바람이 강하게 부니 밀고 나가기 쉽지 않았다. 법규님이나 허수아비님은 반팔 티셔츠라고 해도 팔토씨로 보온에 신경쓰고 있었는데 나는 그냥 반팔 티셔츠였다. 법규님은 우리보다 20초 정도 빨리 출발한 3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를 바로 따라잡고 있었다. 나도 따라잡고 싶었지만 힘들었다. 열심히 달려도 5분 10초 정도 페이스 아래로 들어가지 않았다. 통증을 줄이기 위하여 오른쪽 발바닥 앞쪽이 닿지 않게 하려고 애쓰는 것도 있었고, 빠른 스피드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몸이 무겁기도 했다. 거기에 바람까지 앞에서 불어대니 의지만으로 이겨낼 수는 없었다. 아에드를 몇 차례 마신 뒤 도로변에 던졌다. 이때부터 자세를 바로잡는 데 신경쓰면서 나아갔다. 달리다 보니 내 앞에 나와 이름이 비슷한 '강춘식'님이 있었다. 오늘 200회 완주에 도전한다고 했다. 대단하다고 응원했지만 나와 이름이 비슷하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초반에 지지부진했던 기록이 점점 나아져 5킬로미터를 25분 08초에 통과했다. 조금만 분발하면 3시간 29분대에 진입할 수 있었다. 발바닥 통증이 진하게 이어지는데 어떻게든 잊으려 애썼다. 법규님은 3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보다 앞으로 나가 있었다. 7킬로미터 이후 1차 반환하고 돌아오면서 내게 70등이 가능하다고 했다. 지난 해 국제신문 창간 69주년 기념 대회에서 법규님은 69위를 차지하여 올해 무료 참가를 하고 있었다. 올해는 70위에게 시상이 돌아가니 그 기회를 확보하라고 권하는 것이었다. 일부러 70위를 맞추기는 쉽지 않은데..... 눈에 보이는 순위가 아니라 넷타임으로 측정하는 순위이니......


 낙동강을 오른편에 놓고 돌아오는데 4시간 페이스메이커 그룹에 허수아비님이 계셨다. 4년 전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웠던 대회인데다 홈그라운드이니 역시 다른 기량을 보이는 것같았다. 최근 세 차례의 풀코스를 모두 중도 포기하였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낙동강하구언에 오른 뒤 발 아래 을숙도를 다 지났을 무렵 10킬로미터 표지판이 나왔다. 죄다 자그만 푯말 형태의 표지판. 8킬로미터까지는 3시간 30분을 넘는 페이스였는데 3시간 29분 이내의 페이스로 바뀌었다. 10킬로미터를 49분 30초에 온 것이었다. 서브 330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니 11킬로미터 지점에서 화장실에 다녀왔다. 그래도 30초의 여유가 있었다. 피곤하기도 했고, 날씨가 싸늘하기도 해서 소변은 자주 마려웠다. 4년 전 부산마라톤에서 3시간 54분 50초로 완주할 때 화장실에 세 차례나 다녀온 적이 있었다.


 한동안 김해공항로를 따라나갔다. 도로변에는 수풀이 쭉 이어져 있어서 달리다가 급하면 그곳으로 가서 바지를 내리는 주자들이 더러 있었다. 3시간 29분대의 페이스로 달리고 있는 내가 3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20초 정도 늦게 출발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100미터 앞에는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앞쪽에는 노랑 풍선이 아예 보이지 않았다. 꾸준하게 달리고 있는 검정색 유니폼 주자 한 분을 따라가기로 했다. 금정산마라톤. 그 분은 한 사람 두 사람을 따라잡고 있었는데 그 분과 50미터 이내에서 따라갔다. 하프 주자들이 반환하고 난 후에는 주로가 매우 한산해졌다. 옆쪽에서 씽씽 달리는 차들의 굉음과 매연이 친구가 되었다. 바람이 세게 부니 좋지 않은 공기는 더 빨리 체내에 흡수되는 느낌이었다. 푯말과 푯말 사이... 킬로미터 구간 기록이 5분이 넘지 않고 있었지만 4분 40초나 50초에는 근접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부담스러웠다. 내 컨디션으로 볼 때 이 정도의 스피드를 감당하기는 버겁게 느껴졌다. 후반에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부산까지 왔는데 이겨내야지. 그런 마음으로 될 게 아니었다. 18킬로미터를 지나 풀코스 1등 주자가 2등과는 현저하게 차이를 내고 달려오고 있었다. 3위 그룹에 낯익은 주자들이 꽤 있었는데 손을 흔들어 주었다. 답하는 분은 딱 한 사람. 찬일님이었다. 다른 주자들은 나를 알아도 답을 해줄 만큼의 여유가 없다.


 화장실에 다녀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피로를 노폐물 배출로 풀게 되는 것인가. 노상방뇨만 떠올리다가 20킬로미터 지점에서 제대로 된 화장실을 보았다. 소변을 보고 나오기 직전 뱃속도 말끔히 비워낼까 싶어 화장실 칸을 살폈다. 화장실 안쪽에는 휴지가 없어서 밖에서 끊어 와야 했다. 그냥 참지 하고 나왔다. 


 잠시 후 법규님이 달려오는데 어떤 주자와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같았다. 매우 빠른 페이스였다. 3시간 20분대 초반은 여유가 있어 보였고, 3시간 10분대에 다시 들어갈만한 페이스였다. 농담삼아 천천히 좀 달리지 왜 이렇게 빨리 달리느냐고 묻기도 했다.


 2차 반환하였다. 어림 짐작으로 하프 거리인 것같았다. 1시간 44분 44초로 돌았다.


어쨌든 3시간 29분대 페이스. 공항로를 따라 되돌아가면서 보니 3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의 노랑 풍선이 보였다. 딱 봐도 500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다. 2분 30초 이상 떨어진 것이다. 킬로미터당 10초씩 빨리 달려도 15킬로미터를 더 달려야 따라잡을 수 있는 거리였다. 지금 페이스도 빠르게 느껴지는데 더 빨리 뛸 수는 없었다. 기온이 많이 올랐고 거센 바람도 진정되어 있었다. 초반과는 다른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금정산마라톤클럽 주자들을 꾸준히 따라갔다. 급수대에서 물과 게토레이, 초코파이, 바나나를 틈틈이 섭취하며 나아가는데 급수대를 지나는 구간에서는 확실히 3초 이상 늦어졌다. 5분 페이스를 넘지 않게 한다는 일이 쉽지 않았다. 춘천마라톤, 중앙서울마라톤에서 겪었던 발바닥 통증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팠다. 어느 순간 도저히 땅을 내디딜 수 없는 지경만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드넓은 직선 주로가 오래도록 이어지는 것이 인천송도국제마라톤의 코스와 비슷했다. 건너편에서 4시간 페이스메이커 그룹이 오는데 그 앞에 제비한스님과 허수아비님이 있었다. 두 분 다 격하게 반겨주셨다. 응원을 주고 받으면서 동기 부여를 받아 몇 킬로미터는 힘들지 않게 달릴 수 있었다.

 

 25킬로미터인줄 알았던 지점이 24킬로미터 지점이라 낙담하기도 했다. 옆구리살이 유난히 두툼하게 잡히는데 나 자신이 한심했다. 잠시만 방심해도 살이 찐다는 사실을 자꾸 잊고만 있으니. 이 정도로 살이 잡히면 훨씬 늦게 달려야 할텐데 그냥 오기와 힘으로 밀고 나가고 있었다. 그게 예전과 달라진 점일까? 제발 30킬로미터 지점이 어서 나와주기를 바랬다. 30킬로미터만 나오면 5킬로미터 정도를 속도를 늦추어 숨을 돌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1킬로미터, 1킬로미터.... 꾸준히 나아갔다. 400회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는 서정락님에게는 열렬한 응원도 보내었다. 나를 잘 모를텐데 사진까지 찍어주셨다.

 

 30킬로미터 지점 통과 기록이 2시간 28분 초반. 춘천마라톤 때보다 30초가 빨랐다. 남은 12.195킬로미터를 한 시간 좀 넘게 달려도 서브 330은 가능해졌다. 하지만 30킬로미터에서 35킬로미터까지 천천히 달리겠다고 마음먹었으니 계산을 잘 해야 했다. 30-35킬로미터를 천천히 달리는 대신 35킬로미터 이후 질주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을 때 자신이 없었다. 미리 힘을 다 쓰고 있는 것같았다. 수면 부족으로 머리도 아프고, 발바닥은 몸에 울려펴지는 것처럼 통증이 이어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정산마라톤클럽 세 명의 주자를 따라잡은 것이 30킬로미터를 넘어선 이후였다. 32킬로미터 지나 3차 반환하기 전에 법규님을 만날 줄 알았는데 이미 낙동강 하구언쪽으로 꺽어 버린 모양이었다. 틀림없이 3시간 10분대로 달려나갔다. 요즘 무서운 기세다. 낙동강 하구언을 오르는 구간이 짧지만 오르막이라 발바닥의 앞축에 충격이 심했다. 너무 아팠다. 누가 지켜보는 것도 아닌데 티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래도 서부산마라톤클럽의 주자 두 명을 제쳤다. 을숙도를 보면서 잠시 낙동강 하구와 부산 앞바다를 감상했다. 35킬로미터 지점에 도착했다. 5분 페이스를 넘기지 않으면 3시간 20분대가 가능해졌다. 다리를 건너가 우회전하면 그때부터 골인할 때까지 6킬로미터 이상이 지루한 직선 코스가 된다. 36킬로미터 거리 표지판부터는 대형 양철 표지판으로 바뀐다. 36킬로미터 표지판 아래 남은 거리가 5.195킬로미터라고 되어 있었다. 이런 실수가 있나? 6.195킬로미터여야 하는데.....


 힘들었다. 다 왔다는 생각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킬로미터 구간 표지판이 너무 늦게 나왔다. 스퍼트하고 있지는 못한다. 현상 유지만 하자고 하는데 구간 페이스가 의외로 잘 나오기도 했다. 4분 40초로 주파하는 구간도 있었다. 추월하면 추월했지 추월당하지는 않았다. 정말 오랜만에 40킬로미터까지만 가자. 신의 영역에 도달하자고 마음먹었다. 40킬로미터까지만 가면 나도 모르는 힘이 밀어주리라. 3시간 18분을 넘기지 않은 상태에서 40킬로미터 지점에 도달했다. 이때부터 카메라맨을 찾기 시작했다. 없었다. 카메라맨은 41킬로미터 지점에서야 만났다. 두 팔을 들어 만세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양 손으로 V자를 날리기도 하면서 하나도 힘들지 않은 것처럼 연기했다. 카메라맨을 지나고 난 뒤에는 오만가지 인상을 쓰면서 나아갔다. 아직도 3시간 30분 페메를 따라잡지 못했는데 그보다 늦게 들어가도 3시간 20분대는 무난해졌다. 골인 지점 앞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사나이. 매우 낯익었다. 법규님. 나를 찍어주고 있었다. 조금 가까운 쪽으로 다가가 달렸다. 이제 드디어 페메 따라잡아요. 그렇게 말하고는 3시간 30분 페메를 추월하였다. 골인 지점이 100미터도 남지 않았을 때였다. 골인 신호음이 들리는 것을 확인하며 골인했다. 골인 지점에는 카메라맨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포즈를 취할 필요가 없었다.

 

 3시간 27분 38초

 

 4년 전 기록을 27분 12초 단축했다. 남쪽 지방 원정 풀코스 최고 기록이었던 경주벚꽃마라톤(2017/04/01)의 3시간 34분 25초의 기록을 경신했고, 11월 최고 기록이었던 3시간 32분 08초 기록도 경신했다. 부산마라톤은 올해 27번째 풀코스였다. 지금까지 연간 최다는 26회였는데 그 기록이 깨어졌다.

 

 간식과 완주메달을 받은 뒤 골인 지점으로 돌아와 법규님과 함께 허수아비님을 기다렸다. 법규님은 3시간 14분 20초로 또다시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놀라운 페이스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외국 선수들의 동영상을 보며 자세를 연구하고 따라했다고 했다. 스피드는 좋아졌는데 자세가 바뀌면서 통증이 수반되는 게 어려움이라고 했다. (법규님과 부천터미님이 내기를 하면 좋을 것같다는 생각이......) 허수아비님은 후반에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함께 점심 식사를 했고, 구포역까지 동행했다.

 

 다음 주는 손기정마라톤이다. 지난 해 3년만에 생애 최고 기록을 세웠던...... 어떻게 될까? 4주 연속 풀코스를 잘 감당해 낼 수 있을까? 발바닥 통증부터 다스리고 난 다음......

 

 

타이레놀과 지압자극 젤시트

 

젤시트는 아세탈님이 주신 선물

 

 

 

1시에 출발하는 심야우등은 프리미엄이라 자체 칸막이까지 있지만..... 늦게 도착할까봐 그래도 30분 빠른 차로.....

 

 

출발하기 전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사 마신 쌍화탕

 

노포역에서 부산우유를 마셨다. 부산에 왔으니.... 이 작은 우유 사느라 900원을 지출하는 법은 별로 없는데.....

 

 

주황색으로 표시된 부산 1호선.... 부산 북쪽에서 남쪽으로 사정없이 달려나간다. 총 40개의 정거장.

 

 

6시 30분 다대포해수욕장역 도착

 

 

바다를 바라보며.....

 

 

 

 

 

 

골인 지점

 

 

법규님, 허수아비님과 다시 만났다.

 

 

나만 팔토씨가 없다.

 

왼손에 든 것은 아에드. 물품보관 봉투가 작아 들어가질 않아 빼야 했다.

 

 

 

허수아비님의 골인 장면

 

 

그래도 완주했으니 한 컷

 

 

 

요즘 기록 경신 행진을 거듭하는 법규님과 꼭 사진을 찍어야 했다. 손가락으로 이 분이......

 

 

 

3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잡기 직전이다. 법규님이 찍어주셨다.

 

 

법규님을 발견하고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법규님과 가까운 쪽으로 왔다.

 

 

3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가 나를 돌아다 본다.

 

 

 

이 분들은 부부다. 대단한 분들. 두 분이 대회에서 5시간 페이스메이커를 하면서 완주했다.

 

 

 

서정락씨 사진인데.... 혹시 내가 배경으로 찍혔나 열심히 찾았는데 없었다. 남쪽 지방에 오면 이분 따라서 달린 일이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남쪽 지방 대회의 배번에는 이름이 배번보다 훨씬 크다. 달리다가 잘 몰랐던 사람을 보면서 이름을 외우게 된다.

 

 

 

 

 

 

 

기념품으로 늘 캐시비카드가 따라온다.

 

 

요즘 110 사이즈가 너무 크다. 105 사이즈로 바꾸었다. (손기정 마라톤 자켓도 110으로 신청했는데 미리 입어봐야겠다.)

 

그래도 부산에 왔으니 부산 공부를 하면서 와야 했다.

 

 

 

 

 

 

 

 

 

 

 

 

 

 

참가신청 안내 게시판에 4년 전 내 사진이 걸려 있다. 무섭게 뚱뚱하네. 이 대회 2주 전 춘천마라톤에서 생애 최고 기록을 세우고 2주 동안 너무 많이 먹어 살을 찌웠나?

완주하는 순간의 사진을 보면 이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저녁엔 라볶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