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순간

타이핑하며 한 달을, 추석 연휴까지(~2017/10/07)

HoonzK 2017. 10. 10. 01:04

한 달이 걸렸다.

생소한 분야에 대하여 자료 조사를 하고 공부하고 타이핑하고 의견을 조율하며 결과물을 산출해내기까지......

한 친구를 고등학교 3학년 때 이후 가장 자주 만났다.

친구의 사무실 한쪽에 앉아 작업을 하다가 급기야 추석 연휴 때에는 거의 매일같이 사무실에 나갔다.

10월 1일(마라톤 대회장에 다녀온 날이었다), 2일, 3일, 추석만 빼고(이때는 풀코스 마라톤을 달렸다), 5일, 6일(낮에는 산에 다녀오기도 했는데), 7일.......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나로서는 쉽지 않은 나날이었다. 오래 나가 있을 때에는 밥솥에 밥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시간을 잘 맞추어 밥을 해두어야 했다.

사무실에 가면 집안일은 잊어버리고 친구의 노트북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무선 마우스 키보드로 타이핑을 하고 또 했다.

왜 내가 이것을 한다고 했을까 후회하기도 여러번.....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것같았는데 원고를 넘기기 전까지 내가 할 일은 다 했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전문가인 친구가 끌어낸 것이고, 나는 옆에서 어설픈 조언을 하며 표현을 다듬었다. 눈물나게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 동안 천천히 치던 타이핑을 하던 내가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여 속사포처럼 두들겼다.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어느덧 1분에 500타 넘게 때리던 시절의 속도가 가끔은 튀어 나왔다.

친구의 노트북컴퓨터를 빌려와 10월 7일 자정부터 새벽 4시 반까지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자판만 두들기까지 했다.

 

친구는 이번에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식을 많이 알았으니 그쪽 분야의 자격증을 따 보라고까지 했지만..... 그건 미지수......

 

이제 제대로 된 모니터만 확보한다면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글을 써보고 싶다.

모아 두었던 자료 없애기 프로젝트. 죽을 때 가져갈 것도 아니고, 나이는 자꾸 먹고 있으니 살아 생전 모두 결과물로 만들어내고 자료는 없애 버려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모니터가 있어야 한다.

이번에 확보한 컴퓨터는 전혀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니.....

 

 

이 책을 모두 읽어야 했다.

 

 

인터넷을 뒤져서 확보한 양이나, 친구가 보관해 둔 하드 디스크의 자료는 이 분량을 상회한다.

 

 

너무 친해진 친구의 노트북컴퓨터

 

 

작업하면서 마신 콜라와 커피의 양이 어마어마했다.

 

 

자료 찾기 작업은 정말 힘들었다.

 

 

부지런히......

 

 

 

 

 

 

 

무선마우스 키보드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작업을 진행하던 중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을 찾아가야 했다.

 

 

 

이날은 공주마라톤 대회에 가기 전 날이라 다음날 마라톤 달릴 때 타격이 적지 않았다.

 

 

병원에서도 작업을 해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간 시간 내에 끝낼 수 없을테니......

 

 

차돌된장 비빔밥을 먹기도 했다.

 

 

 

 

도너츠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 도너츠는 딱 두 개만 먹었다.

 

 

풀코스 달리기 바로 전 날이라 과도한 당분 섭취는 자제해야 했다.

 

 

제대로 된 모니터를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컴퓨터가 문제인 것같아 컴퓨터를 들고 사무실까지 가기도 했다.

 

 

아무 문제가 없어 청소만 해 주었다.

 

 

 

 

 

 

 

 

 

친구와 함께 나누어 먹은 불낙 2인분....

 


작업을 마무리하는 날 먹은 육회비빔밥(2017/10/07)




공개하지 않은 음식도 많지만......

 

어쨌든.....

끝이 보이지 않았던 일은 끝났다.

 

10월 9일 오전 마라톤대회에 나가 하프라도 뛰어볼 생각이었으나 너무 지쳐 일어날 수 없었다.

6일 연속으로 새벽 1시를 전후하여 영국 드라마 <전쟁과 평화> 6부작을 모두 본 것도 이유가 될테지만.....

문학동네판 <전쟁과 평화> 3권을 자투리 시간을 내어 읽기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