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반니 베르가 장편소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2
2016년 11월 23일 빌리고 12월 6일 읽기 시작하여 12월 9일 다 읽다. 총 375쪽.
뼈빠지게 일하지만 헛고생이잖아요. 그게 빌어먹을 우리의 운명이예요! 운명! 보세요. 이제 할아버지는 바이올린 활처럼 등이 굽었는데, 이렇게 늙으시도록 언제나 똑같은 생활이었어요! 282
도대체 왜 이 세상에는 날 때부터 행운을 이고 태어나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인생을 즐기는 사람과,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평생 이를 악물고 마차를 끌어야 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인지. 263
자기의 아들이나 며느리보다 오래 사는 파드론 느토니. 손자들의 죽음과 좌절까지 지켜보며 잃어버린 서양모과나무집을 되찾으려는 노력 속에 허덕인다. 19세기 후반 이탈리아에서 가장 낙후된 어촌 아치 트레차를 배경으로 가난에 허덕이는 민중의 삶을 진실하게 재현해 낸 작품 <말라볼리아가의 사람들>을 읽게 된 것은 우연이다. 지난 여름 조르즈 바사니의 작품을 3권 연타로 읽은 이후 이탈리아 작가의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 우연일까? 일본 작가, 중국 작가, 이제는 이탈리아 작가다. 그동안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접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사실 최근에는 강북문화정보도서관 신책 서가에 꽂혀 있는 <인형>이라는 소설을 보았다. 작가 이름은 볼레스와프 프루스. 너무 생소했다. 폴란드 작가다. <인형>은 폴란드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로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두 권 합쳐서 1천쪽이 훌쩍 넘는 책이라 올해는 힘들고 날을 잡아야 할 것같다.
<말라볼리아가의 사람들> 읽기가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생소한 이탈리아 사람들과 이국적인 환경을 맞닥뜨리고 주변처럼 가깝게 받아들이기까지 적응 기간이 필요하였다. 그냥 반납 기한이 되어 갖다 주고 말까 하다가 밀어붙였다.
약자의 도태. 아무리 발버둥치고 노력해봐도 좌절하기 마련인 사람의 이야기. 내 이야기가 아니라고? 살려고 애쓰겠지만 결국 죽기 마련 아닌가? 하지만 이 냉엄한 진실 앞에서 이 소설은 그저 암울한 현실만 헤집어 내고 돌아서는가? 그건 아니다. 무언가 있다. 소설을 덮는 순간 슬며시 고개를 내미는 그 무언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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