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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국제평화마라톤대회(2016/10/03)-HALF

HoonzK 2016. 10. 4. 13:54

10월에 호우주의보가 내렸다. 간밤에 비도 많이 내리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주최측은 비 때문에 양재천이 범람하면 대회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했다. 나로서는 풀코스 이후 하프를 바로 달리면 부담스러우니 취소되는 것도 나았다. 아식스 티셔츠를 교환하고 싶은데 그걸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지. 사실 2만원에 아식스 티셔츠를 득템할 수 있어서 신청한 대회이니 못 달려도 상관은 없었다.

 

 

 

 

 

 

 

보통 아식스는 105 사이즈만 입으면 적당한데 이건 좀 작은 느낌이었다. 110으로 교환했다. 110을 입어 보니 조금 컸다. 결국 좀더 살을 빼어 105를 입는 것으로 나아가야겠다.

 

 

 

 


 새벽 3시 30분에 잠을 깨고는 다시 자지 못했다. 전날 비맞고 풀코스를 달린 피로감이 적지 않았는데 숙면을 못하다니. 4시 반에는 부대찌개면을 끓여먹었다. 그리고 문자를 기다렸다. 대회 취소 통보 문자를. 하지만 오지 않았다. 대회 홈페이지에 접속해 봐도 취소한다는 말은 없었다. 6시 조금 넘어 집을 나섰다. 출발이 9시인데 너무 일렀다. 고단했다. 4호선에서는 새벽인데도 앉을 자리가 없어 서서 있어야 했다. 2호선으로 환승한 후에야 앉을 수 있었는데 여기서 20분 정도 잠잘 수 있었다. 피로가 풀린 느낌이었다. 삼성역 대회장에 도착하니 7시 20분밖에 되지 않았다. 마라톤 판매상으로부터 반바지를 하나 구입하고 스트레칭을 마친 후 이리갔다 저리갔다 했다. 몹시 우울하고 피곤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분이 있었다. 내가 아는 체 하자 표정이 밝아졌다. 로운리맨님이었다. 전날 공주마라톤에서 힘들어서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했다. 함께 짐도 맡기고 달리기 준비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었다. 영희님과 바깥술님도 함께 했는데 이분들은 어제에 이어 또 풀코스였다. 로운리맨님은 10킬로미터 종목이다 보니 다들 코스가 갈렸다.

 

 

 

 

전날 풀코스에서 엄지발가락에 피멍이 들었지만 상관없었다. 하프 전용 타사질 280밀리를 신었으니까.

달리는 동안 엄지발가락 통증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로운리맨님이 찍어준 사진)

 

 출발 20분 전쯤 삼성역 내부의 화장실에 다녀왔다. 대회장의 야외 화장실은 아마 10분 이상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배동성의 사회로 진행된 코스 출발. 풀코스가 출발한 후 5분이 지나 하프가 출발하였다. 2시간 페이스메이커만 따라가자고 마음먹었다. 양재천으로 들어서면서 1킬로미터를 달렸는데 6분 30초나 걸렸다. 아무리 첫 1킬로미터라고 하지만 너무 늦었다. 2시간 페이스메이커와 100미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킬로미터당 6분 페이스도 지키지 못하다니. 10킬로미터를 달려야 했어. 지난 6월 5일 풀코스 달리고 다음날 하프 달릴 때 얼마나 부담스러웠던가? 어제는 꽤 빨리 달렸으니 오늘 하프는 더 힘들게 느껴졌다. 마음같아서는 성큼성큼 치고 나가 2시간 페메를 따라잡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양재천 주로가 좁은데다 비가 그친 후 바로 해가 나 버리니 습기가 사정없이 올라와 땀은 평소 10킬로미터 이상 달린 것처럼 흘러내렸다. 가끔 나타나는 비의 흔적, 물웅덩이를 피해가는 것도 달리기의 속도를 떨어뜨렸다. 2킬로미터 12분 30초. 두번째 1킬로미터 구간을 다행히 6분에 달렸지만 그래도 2시간 이내 완주 기준에는 1분 10초가 뒤졌다. 1시간 59분 59초에 달리는 것도 이렇게 힘들다니. 피로감은 절정에 달하고 있었다. 그저 6분 페이스로 달려도 1시간 이내에 들어갈 수 있는 10킬로미터를 달리는 게 현명했어. 2시간 넘는 페이스로 달리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3킬로미터 18분. 이제야 6분 페이스였다. 4킬로미터 23분 50초.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네. 피곤하니 소변이 마려웠다. 하지만 소변 볼만한 장소를 찾기 어려웠다. 엄폐물이 없었다. 주로에서 빠져나가 누가 보든 말든 소변을 볼 수는 없었다. 영동 6교가 나왔다. 이제는 5, 4, 3, 2, 1교까지 지나야 반환할 수 있었다. 5킬로미터 급수대 통과. 28분 20초에 달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 29분이었다. 소변만 보고 나면 속도를 조금은 더 낼 수 있을 것같은데. 풀코스 후미 주자들과 만나면서 야금야금 땅따먹기하는 기분으로 나아갔다. 아주 늦추어 달리시는 한구님과 인사하고, 전날 3시간 20분대에 뛰었지만 오늘은 4시간 30분 페이스로 나아가시는 은기님과도 인사하고...... 영희님도 지나치고...... 다리를 건너면서 8킬로미터. 이제는 시간 계산하느라 정신없다. 3킬로미터 17분, 6킬로미터 34분이 2시간 이내 완주 조건이니 9킬로미터는 51분에는 통과해야 해. 9킬로미터 표지판을 지나면서 시계를 보았다. Thank you. 51분 통과. 조건에 들었다. 아직 2시간 페메는 못 잡았지만. 상관없었다. 나는 그보다 늦게 출발했으니. 문제는 화장실. 화장실이 있기는 있었다. 그런데 죄다 둔덕에 있어서 오르락내리락해야 했다. 가까스로 시간을 맞추어 놓았는데 다시 까먹을 수는 없었다. 일단 달려보자.  12킬로미터를 지나면서 1분 10초를 벌었다. 화장실에 다녀올 시간을 번 것이다. 12.5킬로미터 급수대에서 2시간 페메가 빠르다고 생각했는지 달리기를 멈추고 물을 마시며 쉬고 있었다. 제치고 나간 후 기둥 옆에서 소변을 보았다. 이 과정에서 바지를 그냥 내렸다가 건너편에서 오는 주자들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것을 피해 각도를 조절하다 보니 이번에는 내 뒤에서 오는 사람들이 내 소변보는 장면을 모두 보게 되는 그림이 만들어졌다. 어쩔 수 없었다. 그냥 일을 보았다. 주로로 되돌아가서 만나는 13킬로미터 지점. 피곤함이 몰려 왔으나 이제 돌이킬 수는 없었다. 하프 코스 완주가 늘어나면서부터 어느 순간부터는 후반에 지치는 일이 없었다는 일만 기억했다. 초반에는 10킬로미터 종목에 출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후회했지만, 후반에는 오늘 풀코스를 달리지 않은 사실에 감사했다. 엄청나게 올라오는 습기에 뜨거운 햇볕까지 더해져 풀코스 주자들은 얼마나 힘들 것인가? 15킬로미터 지점을 지나고 난 후 반환했다. 풀코스 주자들은 직진했고. 그런데 앞에서 흔들리는 노랑 풍선은 뭐지? 점점 가까워지는데 2시간 페메 홍경래님이었다. 내가 제쳤던 것 아닌가? 소변보는 사이 앞으로 나왔던 것인가? 알 수 없네. 내 옆에서 달리는 주한미군들을 여러 명 제치고, 모델같이 늘씬하고 멋진 여성 주자도 제쳤다. (돌아볼 수는 없으니 얼굴까지 예쁜지는 모르겠다.) 39킬로미터 표지판이 나왔다. 풀코스 표지판이었다. 그렇다면 하프는 18.1킬로미터를 지난 것이다. 2시간 페메 앞으로 나섰다. 페메보다 늦게만 들어가지 않으면 2시간 이내 완주는 가능하리라. 키작은 미군 한 명이 내 옆에 따라붙었다. 나를 제치려면 제치라는 식으로 속도를 늦추었는데 이 사람은 그럴 마음이 없었다. 급수대가 나오자 바로 내게서 빠져 버렸다.

 

 이제 거칠 것이 없었다. 발동은 걸렸다. 부상의 기미도 없었다. 힘들다는 느낌도 사라졌다. 전날 풀코스를 달려서 피로가 누적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을 수 있었다. 아주 빠르지는 않았지만 주변의 달림이들이 하나씩 내 뒤로 빠져 나갔다. 추월하는 과정에서 오고 가는 자전거만 조심하면 되었다. 1킬로미터 남기고 만나는 오르막. 4년 전에는 엄청나게 가파르게 느껴졌던 그 오르막이 오늘은 그냥 그랬다. 그동안 달리기 내공이 많이 쌓인 까닭인가? 대로에 올라서면서 질주했다. 1시간 59분대 골인을 계획했던 나로서는 후반에 선전한 덕분에 조금 더 기록을 당겼다.

 

 1:54:18.464

 

 

 

 

 

 

 

 

 

 

 

 

대회명제14회 국제평화마라톤대회
일시2016. 10. 3 (월) 08:00 ~ 14:00(6시간)
장소현대자동차그룹 GBC부지 앞 영동대로
참가부문풀코스, Half코스, 10Km 단축, 5Km 건강달리기
접수기간2016. 5. 30 ~ 2016. 9. 13(화) 까지 (1만명 선착순 마감)
참가비풀코스 : 3만원
하프코스, 10Km 단축, 5Km 건강달리기 : 2만원
입금계좌우리은행 1006-901-435619 (예금주 : 강남구체육회)
주최
강남구
주한미8군 사령부
주관강남구 체욱회
기념품아식스 반팔 티셔츠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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