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제1회 나주 한마음 마라톤대회(2014/05/11)-FULL

HoonzK 2014. 5. 16. 00:33

무릎이 쑤시거나 허벅지, 종아리가 저립니까? NO!

사타구니가 쓸려 걸을 때 힘듭니까? NO!

발에 물집이라도 생겼습니까? NO!

발바닥이 화끈거립니까? NO!

젖꼭지에서 피가 났습니까? NO!

 

 전부 아니다. 풀코스를 달리고도 내게는 그런 일이 없다. 천혜의 행운이라고 할까?

그런데, 그런데 무지 자고 싶다. 자고 싶은 마음뿐이다.

간밤에 전혀 자지 못했다.

지난 두 차례의 풀코스 경험을 통하여 어차피 못 자는 것, 잠자기를 아예 포기해도 상관없으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다 잠이 오면 자는 거고.

 

서울에서 0시 30분 버스를 타고 광주에 도착한 것이 새벽 3시 30분.

1시간쯤 기다려 4시 40분 나주행 금호고속을 타고 5시 20분도 되지 않아 나주터미널에 도착해 버리니 잠을 잘 여유가 없었다.

잠을 자야 했다면 광주행 고속버스 안에 있었던 3시간 동안이었다. 그런데 멍하니 있었다. 휴게소 도착하면 무조건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왔다. 휴게소에 도착한지도 모르는 승객들이 부러웠다. 광주에 도착한 뒤에도 흔들어 깨워야 일어나는 승객도 부러웠고.

나주터미널에서 나주종합스포츠파크는 걸어가기에는 너무 멀기 때문에 버스를 타야 했다. 그 버스 타기가 힘들어 1시간이나 허비했다. 그럴 줄 알았으면 미리 택시를 탈 것을......

 

어떻게든 되겠지.

출발 직전에는 날씨가 흐렸는데 출발할 시각에는 해가 쨍쨍.

 

어느 때보다 스트레칭에 신경쓰고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찾았다.

처음부터 따라잡지 못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거리가 벌어졌다. 3킬로미터 통과할 때 17분 3초가 걸렸으니 SUB-4의 기준 기록인 17분보다 고작 3초밖에 뒤지지 않았다. 4시간 페메는 50미터 이상 앞에 있었다. 그가 빠른 것이지 내가 늦은 것이 아니니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초반에 힘든 것은 6킬로미터까지 오르막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2008년까지의 춘천마라톤 초반 코스를 닮았다고 할까? 옛날의 춘마 초반 4킬로미터는 지속적인 오르막이었으니까. 6킬로미터를 지나면서 내리막이 시작되자 서서히 페메와의 거리가 좁혀졌다. 9킬로미터 지점에 이르자 페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동서로 달리는 게 초반 레이스라면 남북으로 달리는 게 후반 레이스였다. 초반은 혁신도시를 향해 달려갔다 오기 때문에 현대 첨단의 도시를 경험하는 구간이라면, 후반은 영산강을 따라 야외 나들이에 어울리는 구간이었다. 초반이든 후반이든 똑같이 애타게 바라는 게 있었다면 잠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두려움은 커졌다.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속도를 낼 수 없었다. 빨리 달렸다가 후반에 어떤 지옥을 경험할지 알 수 없었다. 4시간 페메는 내 앞에서 내내 기준이 되어 주었다. 1킬로미터에서 9킬로미터까지는 내가 뒤에 있었고, 9킬로미터에서 18킬로미터까지는 옆에 있었고, 18킬로미터부터 20킬로미터까지는 내가 앞에 있었다. 20킬로미터부터 30킬로미터까지는 다시 내가 뒤에 있었지만, 30킬로미터 이후부터 끝까지 내가 페메 앞에 있었다. 나는 이번 레이스에서 벙어리였다. 아는 사람도 없었다. 말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할 수는 없었다. 정신이 없다 보니 스포츠겔도 챙겨서 나서지 못했다. 혹시나 하며 바닥을 살피면서 달렸는데 14킬로미터 지점에서 떨어져 있는 스포츠겔을 발견했다. 터진 부분이 있어서 끈적끈적한 액체가 손에 묻었지만 27킬로미터 지점까지 잘 갖고 뛰다가 섭취하였다. 29킬로미터 지점에서 스포츠겔을 무료 제공하는 줄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26킬로미터 지점을 넘어섰을 때 반가운 분이 앞에서 나타났다. 류성룡씨. 이미 반환해서 돌아오고 계셨다. 아무 말씀 없이 사진을 찍어주셨다. 누가 이 분을 50대 후반이라고 할까? 전라도 대회에서는 여지없이 만나게 되는 분이네.

 

바람이 세게 불었다. 바람을 등지고 달릴 때에는 도움이 되지만 옆에서 불거나, 특히 앞에서 불면 이건 고역이었다.

배번이 부풀어 올라 뜯어져 나갈 듯이 구겨질 때는 한 손으로 배번을 누르고 달리는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보여주기까지 해야 했다. 물품 보관 스티커가 떨어져 나갈까봐 눌러주고 또 눌러주고.....

 

맞바람을 만나서 버프의 창이 코에까지 닿을 때에는 제주도의 바람을 기억했다. 아무리 불어도 제주도보다는 덜하다.

비교할 수 있기에 사람은 견디어내는지도 모른다. 그때보다는 낫지 않은가하고 암시할 수 있으니까.

 

후반에는 걷는 사람이 속출하였다. 그런 것을 참고 견디는 게 마라톤이라고 마음을 달래었다.

나를 옥죄는 기준 기록. SUB-4

30킬로미터 통과 기록이 궁금했다. 2시간 48분대. 잘 가고 있었다.

화장실에 다녀오고도 32킬로미터 통과 기록이 3시간을 넘지 않았으니 남은 10킬로미터를 1시간 정도에 달릴 수 있으면 SUB-4는 무난했다.

문제는 한숨도 자지 못하고 32킬로미터를 달린 사람이 남은 10킬로미터에서도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화장실에 들렀던 순간 숨이 가쁘고, 정신이 아득해진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그런 느낌은 말끔히 사라졌다.

특별히 내가 빨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런데도 내 뒤로 앞의 주자들이 밀려 왔다.

30킬로미터를 지난 이후 나를 추월하기 위하여 나오는 사람은 없었다. 단 한 사람도......

 

4킬로미터 남았다는 표지판을 지나고 만나는 오르막, 사무치게 힘들었다.

3시간 35분 경과.

멀고 또 멀고.....

38킬로미터 지점을 지나면서 도로가 넓어지니 피로감이 몰려왔다.

거리 표지판 나오는 터울이 너무 길어졌다.

40킬로미터를 지나 1.5킬로미터 좀 남았나? 걷는 사람이 있었다.

 

-다 왔는데 함께 가시죠.

 

그는 다리에 쥐가 나서 달릴 수 없다고 했다.

 

오른편으로 나주종합스포츠파크의 조명탑이 보이는데 너무 멀게만 보였다.

꾸준히 꾸준히 달렸다.

드디어 골인 아치를 통과하였다.

사회자가 오른손을 들어 하이파이브를 해 주었다.

들어오자마자 기록증을 받았다.

 

03:57:09.96

 

기어코 SUB-4는 했다.

완주메달과 간식을 받고, 짐을 찾아 스탠드에 앉았다.

몸에 면역이 떨어져 배탈이 났다. 화장실에 가서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최상의 컨디션을 갖고 달려도 제대로 뛸까 말까한 것이 풀코스인데 나란 놈은 정말이지 풀코스에 대한 예의가 없다.

 

앉은 채로 옷을 갈아 입었다.

소금기가 허옇게 묻은 얼굴과 목 주변을 닦아내었다.

 

두부, 갓김치, 홍어회, 쌀밥으로 에너지를 보충했다.

콜라 500밀리와 생수 500밀리를 마셨다.

나주역까지 걸었다. 나주역에서 무궁화로 익산역까지 이동, 익산역에서 용산역까지 KTX를 탔다.

졸면서도 <Jacob Have I Loved>를 다 읽어 버려 읽은 부분을 읽고 또 읽고 하였다.

KTX는 냉방중인데도 너무너무 더웠다.

 

 

 

 

 

 

 

 

 

모자: Salewa 바이저 버프

겉옷: 하프마라톤 100회 완주 기념 특별 제작 기념 티셔츠

속옷: 없음

신발: 아식스 젤 SP트레어너(하프마라톤 대회 전용)

장갑: 미착용

바지: 월드런 반바지

양말: 디아도라 중목

목도리: 없음

테이핑: 왼쪽 종아리 세 줄/ 오른쪽 무릎 두 줄

 

 

 

 

 

 

 



접수기간  : 2014년 1월 15일 ~ 4월 30일까지
(현장 접수도 가능합니다. 단, 보험가입이 되지 않음으로 사고시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또한 시상에서도 제외됩니다.)
신청방법 :

① 인터넷 접수 : 홈페이지(www.najurun.kr)
※ 접수는 가능한 인터넷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팩스 접수는 불가능합니다.
※ 전화는 가능한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민원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전화를 해서 오랫동안 통화를 해 버리면 다른 접수자의 민원을 처리하기 어렵습니다.
※ 전화 접수시, 사전에 △이름 △주민등록번호(보험가입용) △주소(택배 및 기록증 받을 곳) 등을 정리한 다음, 신속히 일처리가 되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종   목 : 풀코스, 하프코스(21.0975km), 10km, 5km
참가기념품 : 풀/하프/10km : 기념품(숯불구이 불판) , 대회안내서 1부, 기록칩, 배번호, 완주메달, 보험가입
                  (모든 대회 용품은 대회 5일전까지 포장해 택배로 발송합니다. 기념품
                   배번호 등을 버릴시, 참가자의 책임입니다)

5km : 기념품(면티셔츠) , 대회안내서 1부, 배번호, 완주메달, 보험가입
입금계좌 :
종목 참가비 기타사항 계좌번호 은행 예금주
풀코스 30,000원

기념품 있음

835201-00-003754

국민은행

(주)뉴시스
광주전남
에이전시

매니아(풀) 20,000원 기념품 없음
하프코스 30,000원

기념품 있음

835201-00-003741

매니아(하프) 20,000원 기념품 없음
10km 30,000원

기념품 있음

835201-00-003738

매니아(10km) 20,000원 기념품 없음
5km 10,000원

기념품 있음

835201-00-003725

단체  

2인이상 단체계좌 입금

835201-00-003767


은행 계좌로 입금바랍니다.
참가자 본인 명의로 입금해 주시기 바랍니다.(타인 명의로 입금시, 미입금 처리될 수 있습니다)
단체(2인 이상)는 단체명으로 입금해주십시오.
접수마감 후 종목변경을 할 수 없습니다.
제한인원이 초과될 경우 참가신청을 하실 수 없습니다.
납부 마감일까지 입금되지 않으면 참가신청이 자동으로 취소됩니다.
순위결정 :

건타임으로 측정(단, 대한육상연맹에 등록된 선수는 시상에서 제외 / 건타임 측정시 기록증 순위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참가종목 :
종목 출발시간 완주제한시간 참가대상
개회식 07:50   신체 건강한
남,녀
풀코스 08:20 5시간 (칩 사용)
하프코스 08:30 3시간(칩 사용)
10km 08:40 2시간(칩 사용)
5km 08:50 1시간(기록 측정안함)

참가자 전원 7시 30분 까지 집결
환불규정
   
참가비는 4월 20일 이전 환불 요청시 10%를 제외한 금액이 환불됩니다.
4월 20일 이후에는 참가비는 환불되지 않습니다.(기념품은 배송)
환불은 2주 이내에 처리됩니다
천재지변이나 자연재해 발생(신종플루, 구제역 등 전염병, 환경 오염 사고, 대형 사고 등)으로 인한 대회를
   개최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시, 대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있습니다.
   * 천재지변 및 자연재해라 함은 폭설 폭우 등 기상적인 요인, 신종플루 구제역 등 인간 및 동물의 전염병,
     지진 해일 등의 각종 재해, 폭발이나 환경오염, 폭동 등 대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사안을
     통틀어 지칭합니다.
천재지변이나 자연재해 발생으로 인한 대회 취소시, 기념품 발송 후에는 환불되지 않으며, 기념품 발송
   전에는 전액 환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