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10킬로미터 대회에 나갔다.
10킬로미터 선두 그룹이 골인했을 무렵 출발했다.
대회 신청 후 입금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번이 없었다.
풀코스를 달리고 이틀 뒤라 사실 겁을 냈고, 기념품도 마음에 들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가 결국 참가비를 입금하지 못했던 것이다.
달리고 난 분의 배번을 달고 뛰기 시작했으나 츄리닝 웃도리를 걸치고 있었기 때문에 배번은 보이지도 않았다.
내가 달리는 쪽에서는 아무도 없고, 건너편에서 오는 사람들만 많았기 때문에 나는 그저 조깅하는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봐도 나는 한강시민공원에 개인운동하러 나온 사람이었다.
혼자서 레이스를 펼친다는 것이 얼마나 심심하고 힘든 일인가?
전날 밤 돼지고기를 너무 많이 먹은 것도 문제였다.
좀더 여유를 부렸다.
디카를 들고 이것 저것 찍어가면서 달렸다.
5킬로미터 지점에서 반환하자 하프 후미그룹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이제는 힘들지 않았다. 내 주위에 달림이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들은 KM당 6분 페이스로 달리고 있었고, 나는 4분 30초 정도로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마치 고수처럼 느껴졌다.
풀코스를 달리고 나서도 몸이 그렇게 무겁지 않을 줄 알았나?
하프코스를 달리고 풀코스를 달린 적은 있어도
반대의 경우-풀코스 달리고 바로 하프를 달린 일-는 없어서 그랬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하프코스라도 신청할 것을, 하는 마음도 들었다.
생각보다 바람이 세지 않았고, 츄리닝을 걸쳤기 때문에 풀코스를 달릴 때보다 세 배쯤 땀을 많이 흘렸다.
골인한 후에는 바로 옷을 갈아 입을 수 없었다. 대회장 물품보관소가 아닌 지하철역 유료 물품보관함을 이용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했다.
칩이 없는 나로서는 완주메달이나 간식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지만 완주메달 배부처에 부탁하여 받을 수 있었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기획사 대회에 한 두번 나간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래도 이 완주는 내 생애 10킬로미터 완주 기록에 넣을 생각이 없다.
마라톤 용품 판매장. 대회장 때마다 이런 풍경이 연출된다. 나와 친한 사장님이 보인다.
하프 기록 1시간 50분대의 주자들....
2시간 페이스메이커가 지나간다.
5킬로미터 지점 급수대
골인 지점 급수대. 마음 같아서는 한 박스를 들고 오고 싶은데.....
계시기 먼 쪽부터 풀, 하프, 10, 5킬로미터 순......
모자: Salewa 바이저 버프
겉옷: 아디다스 츄리닝
속옷: 2003년 아디다스 King of the Road 대회 기념 티셔츠
신발: 아식스 젤라이튼 마라톤화(훈련용 경량화)
장갑: 지하철에서 구입한 코리아 장갑(천원짜리)
바지: 아디다스 츄리닝 바지(안에 아식스 반바지)
양말: 아디다스 중목
목도리: 밀레 버프
테이핑: 오른쪽 무릎 두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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