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2013 전마협 골드 마라톤(2013/02/03)-HALF

HoonzK 2013. 2. 5. 00:17

토요일과 달랐다.
영하로 떨어진데다 체감온도도 낮았다.
전날과 질적으로 다른 날이었다.
츄리닝 입고 천천히 달렸다. 잠실에서 강동대교쪽으로 달리면 암사대교 건설 현장에서 애를 한번 먹어야 한다.
가공할 오르막이 나오는 것이다. 8킬로미터에서 9킬로미터 사이 달림이를 지치게 만드는 오르막.
하프를 달리는 사람은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북서풍을 맞이하며 콧물 줄줄 흘리며 달리는 일이 쉬운가?
장갑에 휴지를 몇 장 끼어 넣고 달리며 코를 푼다.
주로 급수대에 들어올리는 컵에는 얼음 조각이 둥둥 떠다닌다.

어릴 때부터 나는 오르막에 강했어.
친구들과 달릴 때에도 평지에서 떨어졌던 간격을 오르막에서 좁히지 않았던가?
그렇게 암시하며 달린다.
반환한 이후 다시 오르막을 만난다.
이번에는 덜 힘들다. 이제는 바람을 등지고 달리는데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으니......
화장실에 가고 싶다. 그러나 화장실이 없다. 화장실이 있어도 주로에서 멀다. 왔다갔다 하면서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다.
노상방뇨할만한 공간도 없다. 13킬로미터 이후에는 스피드를 올려야 하니 그 전에 화장실에 가야 했는데......
15킬로미터를 넘어서야 화장실에 갔다.
머리에 주렁주렁 달린 고드름을 흔들며 눈에 띠게 속도를 높였다.

누군가를 제치고 난 다음에는 전력질주했다. 저 사람 미친 것 아니야. 그런 생각이 들게끔.

천천히 달리며 사내들은 승부욕을 발휘하여 따라붙기 마련이니.....


마지막 5킬로미터는 20분에서 21분 사이의 페이스로 달렸다.

첫 5킬로미터는 28분이 넘는 페이스였는데.......
무릎 통증이 있었다. 무리하지 말라니까.

역시 하프는 힘들다. 풀코스보다. 전반보다 후반에 빨리 뛰니 더 힘들다.

갈 때보다 올 때 5분 이상 빨리 달렸다.

예전처럼 오만가지 인상쓰며 인간한계 극복 운운하며 달리지 않아도 되니 그건 다행이지만

뚱뚱한 몸 끌고 내달리는 일 쉽지 않다.

살을 빼자.

 

 

 

 

 

 

모자: Salewa 바이저 버프

겉옷: 2013년 경남고성마라톤 기념 티셔츠

속옷: 2003년 아디다스 King of the Road 기념 티셔츠

신발: 아식스 젤라이튼 마라톤화(훈련용 경량화)

장갑: 지하철에서 구입한 코리아 장갑(천원짜리)

바지: 아디다스 츄리닝 바지(안에 아식스 반바지)

양말: JAKO 중목

목도리: K2 버프

테이핑: 오른쪽 무릎 세 줄

 

 

 

 

 

전마협 무료참가권으로 등록한 대회라 아식스 마라톤화와 같은 기념품이 내게는 없었다.
메달과 간식만 챙겼다. 지난해에 젤라이튼 마라톤화는 이미 확보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