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마협 초청 마라톤(2013/02/02)-10KM

무료 대회였단 말씀이야.

자기 돈 내지 않았을 때에는 힘들면 제껴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

하지만 뛰어야 했다. 요즘 너무 대회에 나가지 않으니 말이다.

1월 한 달 마라톤 대회 딱 한번 참석한 게 전부였다.

전마협 초청 마라톤 대회가 좀 멀었다.

오히려 대전이 더 가까운 법. 안산이라면.

미아역까지 버스타고 나가 미아역에서 36개 전철역을 이동하여 고잔역에 내렸다.

서울시 관통하여 과천, 안양, 군포, 의왕 모두 지나고 안산 와 스타디움 근처에 내렸으나 안산호수공원 중앙광장까지 가려면

97번 버스나 98번 버스 타고 10개 정류장 이동한 후 푸르지오 7차 후문에서 내려 570미터를 걸어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버스가 오려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것.

벌써 9시 10분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데 언제 가서 배번을 받고 몸풀고 달린단 말인가?

아무리 9개월만에 나가는 10킬로미터 대회라곤 하지만.

택시를 타야 하나?

5킬로미터 전후이니 걸어가기엔 무리였다.

99-1번 버스가 왔다. 버스 노선도에는 푸르지오아파트 간다고 했으니 기사에게 물었다.

-푸르지오아파트 가지요?

-안 갑니다.

내 뒤에 있던 사람이 내 팔을 강하게 밀고 차에 올라탔다. 이 사람 불과 몇 분 전에 정류장에서 담배를 피워 나를 곤혹스럽게 한 사람이었다.

엉겁결에 돌려차기가 나가려는데 그래서는 안 됨이라는 내면의 소리를 들었다.

일단 고잔 이마트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500번 버스를 탔다.

고잔 이마트에서 내려 안산호수공원 팻말을 보고 걸었다.

택시가 오면 타야지. 택시는 오지 않았다. 초지1로를 따라 걸으니 호원초등학교가 나왔다.

안산천을 건넜다. 호수공원이었다. 이정표 보고 뛰다시피 걸었다.

귀에 익은 전마협 사회자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하여 둔덕을 넘어왔다. 다행이다.

시간은 9시 40분을 넘어가고 있었지만 일단 방향을 잡았으니 조금만 서두르면 돼.

마라톤 대회 참가장에서 와서 하는 수순을 따랐다.

이름 대고 배번 찾아 배번 달고, 물품 보관하고, 스트레칭하고, 화장실 다녀오고......

출발하기 10초 전에야 출발선에 섰다. 10킬로미터와 20킬로미터 동시 출발.

뒤뚱거리는 펭귄처럼 뛰었다. 시계는 보았지만 스톱워치는 누르지 않았다.

오늘 나는 10킬로미터 대회 역사상 가장 천천히 뛰었을 것이다.

57분대 정도......

이 사람 저 사람 다 보내고, 슬금슬금 발걸음 옮기다가 3킬로미터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오기가 무섭게 스피드를 올렸다.

그래도 운동했다는 느낌은 찾아야 했으니까 스피드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골인하고 보니 10킬로미터는 너무 짧았다. 10킬로미터 배번 달고 20킬로미터 달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다음날 대회가 또 있으니 참았다.

반환점에서 챙겨온 리본 반납하고 기념 티셔츠를 받았다.

떡국 대신 순두부를 먹었다.(공원에서는 가스를 쓸 수 없어서 떡국을 끓이지 못했다는 주최측의 설명)

경품 추첨은 꽝!

아득하게 먼 길을 돌아가야 하지만 그래도 고잔역에서는 앉아서 수유역까지 올 수 있으니 다행.

좀 새롭네. 10킬로미터. 올해는 10킬로미터를 몇 번이나 나갈까?

지난 해보다 더 줄어들어 다섯 차례도 되지 않을 것같다.

하프는 17번만 달리면 100회 채우는 것이니 거기에 매진해야지.

 

 

 

 

 

 

 

모자: Salewa 바이저 버프

겉옷: 2008년 스포츠서울 마라톤 리복 기념 티셔츠

속옷: 2004년 119마라톤 기념 티셔츠

신발: 아식스 젤라이튼 마라톤화(훈련용 경량화)

장갑: 지하철에서 구입한 코리아 장갑(천원짜리)

바지: 아디다스 츄리닝 바지(안에 아식스 반바지)

양말: JAKO 중목

목도리: 블랙야크 버프

테이핑: 오른쪽 무릎 두 줄 (선물받은 것)

 

 

 

 

 

 

 

 

[일 시] 2013년 02월 02일 (토) 출발 10시00분
[장 소] 안산시 호수공원 중앙광장
[종 목] 10Km, 20Km
[주 최] 전국마라톤협회
[주 관] 전국마라톤협회
[협 력] 월드런, 삼익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