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2012 화천 평화 마라톤(2012/05/13)

HoonzK 2012. 6. 5. 16:44

내 생애 스무번째 풀코스 완주.....

생애 단 한번 달리기도 힘들다는 풀코스를 스무 번이나.....

5월부터 9월까지가 걱정이다.

풀코스를 감당하기에는 더운 날씨이니까.

 

주최측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했는데 자리가 텅텅 비어 여유있게 갔다.

6년 전 화천에서 마라톤을 달렸을 때에는 10킬로미터였는데 이제는 풀코스이다.

가장 먼저 출발해야 하고 가장 오랫동안 달려야 하는 코스이기 때문에 도대체 여유란 게 없다.

화장실부터 물품보관, 스트레칭까지 아무리 빨리 가도 눈코 뜰새없이 움직여야 하는 게 풀코스이다.

 

22킬로미터 쯤 가서 반환했는데 18킬로미터 지점에서 화장실에 갔다 온 게 화근이 되어 도대체 페이스메이커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돌아올 때 보니 반환하기 직전 무려 4킬로미터 이상을 오르막을 달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4킬로미터 이상 내리막이라고 생각하니 다소 버틸만 하였다.

나와 이야기하다 잠시 쳐졌던 포항의 달림이는 25킬로미터를 지나면서 힘차게 치고 나왔다.

 

-이제 회복하셨네요.

-내리막이니까요.

 

그것도 잠시다. 몇 킬로미터 가지 못하여 나한테 따라잡힌다.

멀리서 온데다 반환한 이후 힘을 아끼지 않은 까닭이다.

페이스메이커에게 집요하게 따라붙는다.

30킬로미터 지점에서 페메와 합류한다. 그 이후부터는 쳐지지 않는다.

처녀고개와 딴산폭포에서도 힘차다. 32킬로미터 지점을 지난 후 만난 급수대, 페메는 속도를 줄였지만 나는 그대로 치고 나갔다.

그 이후 제치면 제쳤지 제침을 당하지는 않았다.

38킬로미터부터 40킬로미터까지 버티기 힘들었으나 걷는 사람들 격려하며 계속 뛰자고 말하였다.

그 사람에게 한 말은 내게도 한 말이었다.

40킬로미터 지점부터는 신이 달린다고 체면을 걸었다.

마침내 골인.... 완주메달을 받은 후 운동장을 가로지르다 페이스메이커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덕분에 오늘 잘 달렸다고 말하니 페메가 하이파이브를 해 준다.

넷타임과 내가 잰 기록이 100분의 1초까지 일치한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출발하기 전에 스톱워치를 누르고 골인한 후 조금 지나 스톱워치를 누르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하지?

 

 

 

 

 

 

모자: Salewa 바이저 버프

겉옷: LIG 마라톤 뉴발란스 기념 티셔츠

속옷: 없음

신발: 아식스 타사게일 와이드2 마라톤화(풀코스 전용)

장갑: 없음

바지: 아식스 반바지

양말: 아디다스 중목

목도리: 없음

테이핑: 오른쪽 무릎 두 줄/ 왼쪽 종아리 세 줄..... (선물받은 것)

 

 

 

 

 

 

 

 

잠시 함께 달렸던 신일고 동문마라톤.... 개중에는 신일중학교도 나오신 분이 있어 인사드릴 기회가 있었다.

 

 

 

 

 

풀코스 출발 장면. 나는 흰 풍선 아랫쪽에 있다.

 

 

 

 

화천대교를 건너는 달림이들... 여기 과연 내가 있을까?

 

 

 

 

 

풀코스를 달리는 75세의 이무조 할아버지... 혀를 내두릅니다.

 

 

 

 

 

드디어 제가 나왔네요.

42.195킬로미터를 이븐 페이스로 달렸습니다.

전반부와 후반부가 비슷한 기록으로 달리기가 결코 쉽지 않지만.....

흐린다는 예보와 달리 햇볕 작렬했던 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