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평일에 마라톤 달리는 일이 몇 차례 생기는구나.
이틀만에 하프 코스를 달린다는 것은 무리였다.
피곤이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21.0975킬로미터를 달린다는 것.
그것도 앞줄에서 빠른 페메를 따라 잡으며....
더구나 일요일 마라톤보다 1시간 늦게 출발하니 더위와 싸움을 벌어야 했다.
똑같이 1시간 40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갔다. 이틀 전에는 페메를 20킬로미터나 달리고 잡았지만 이번에는 8킬로미터 지점에서 잡았다.
좋은 기록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후반부에는 과로한 데 대한 댓가를 고스란히 치뤄야 했다.
만약 1시간 45분 페이스메이커가 달리고 있었다면 편안했을 것이다.
나는 점점 지쳐 갔다. 따라잡았던 페메를 놓치고 반환한 이후에는 현저하게 떨어지는 페이스를 감수해야 했다.
바로 옆에서 달리던 페메가 100미터까지 차이가 나 버리니 낭패였다.
그냥 10킬로미터 부문에 참가했어야 했는데.... 천천히 달리면서...
노동절마라톤에 미어 터지는 인원을 차지하는 것이 10킬로 주자들이라 일부러 하프에 출전한 것인데...ㅠㅠ
1시간 40분 페메는 세 명이었다.
이용철, 천세영, 65뱀띠 마라톤클럽 소속 달림이.
스포츠겔 먹고 집에서 나왔던 기억을 더듬어 달래고 달래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애썼다.
러너스 하이같은 것은 모르겠고 17킬로미터 지점을 지나면서 몸이 가벼워진 것은 사실이다.
65뱀띠 페메를 먼저 제쳤다. 12킬로미터 지점에서 65뱀띠 뒤로 현저하게 쳐졌던 내가 어떻게 5킬로미터나 더 달리고 펄펄 나는지 궁금했을 것이다.
그냥 파워겔의 효력이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
천세영씨는 20킬로미터를 달린 이후 제쳤다.
이용철씨만 못 잡았는데 그를 못 잡은 것이 이틀 전보다 1분 30초 정도 늦게 달린 이유가 된다.
65뱀띠나 천세영씨는 모두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실패했고, 이용철씨만 페이스메이킹을 제대로 하였다.
날씨가 더우니 두 분은 1시간 40분 이내에 달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1시간 40분을 살짝 넘어버린 기록. 내 60번째 하프 완주는 이렇게 끝났다.
나는 하프를 신청하면 무조건 다 달렸던가?
신청하고 달리지 않은 대회가 딱 두 번 있다.
2008년 2월. 몸이 몹시 아파서 대회가 끝날 무렵에야 대회장에 가서 칩만 반납하고 돌아온 기억이 있다.
2009년 11월 손기정 평화마라톤 때에는 서울시 협회장배 초등부 8강 촬영 때문에 하프 출전을 포기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일단 뛰기 시작하면 무조건 완주하였다.
2004년 5월 첫 하프를 완주하고 저체온증에 걸리고 몸살이 나서 몸을 가누지 못했던 일이 엊그제 같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어느새 60번 완주라는 기록을 세웠다.
도대체 하프를 완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지 궁금해 하던 내가 60번이나 달리다니....허허허.
모자: Salewa 바이저 버프
겉옷: 2012년 서울국제마라톤 기념 티셔츠(아식스)
속옷: 미착용
신발: 아식스 젤 SP트레어너(하프마라톤 대회 전용)
장갑: 미착용
바지: 아식스 반바지
양말: 아식스 중목
목도리: 미착용
테이핑: 왼쪽 종아리 세 줄/ 오른쪽 무릎 두 줄
그 많은 기념품이 하나도 되지 않았다. 혹시나 했는데....
반환점에서 무작위로 나누어주던 봉투도 올해에는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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