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아디다스 MBC 한강마라톤(2012/04/08)

HoonzK 2012. 4. 9. 21:56

페이스 조절 완전 실패.

픽업해 준다던 동네분이 일 때문에 안 된다고 했다.

선약을 깨뜨릴 수밖에 없다며 미안해 하며 전화한 시각이 대회 전날 밤 자기 직전......

페이스를 완전히 잃었다.

일일이 대중교통과 셔틀버스를 이용하고 이리 걷고 저리 걷고 하다 보니

픽업될 때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야 했고, 체력 소비도 심하게 해야 했다.

모든 게 늦어졌다.

페이스메이커 바로 뒤에 서서 따라가다 후반부에 치고 나갈 생각이었는데 도저히 앞으로 나갈 수가 없을 만큼 많은 인파 속에 갇혔다.

100미터 앞에 있는 하얀 풍선만 속절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9시 10분에 하프가 출발했으나 너무나 많은 달림이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한걸음도 못 떼고 가만히 있어야 했다.

조금씩 앞으로 움직여 나갔으나 그것도 걷는 게 전부였다.

출발선을 넘었을 때는 페이스메이커가 달리기 시작한 지 3분 가량 지나서였다.

페이스메이커를 잡으려면 그보다 3분 더 빨리 달려야 한다는 의미였다.

주변의 느림에 익숙해지다 보니 나도 모르게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1킬로쯤 달리면 페이스가 올라올 줄 알았다. 아니었다.

미사리 경정장을 한바퀴 돌아 대로로 올라서면 스피드를 올릴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니었다.

10킬로 달렸을 때에야 비로소 깨달았다. 페메를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전날 10킬로미터 기록에 비하여 무려 6분이나 늦게 10킬로미터 지점을 통과하였다.

15킬로미터 지점을 지나서야 겨우 몸이 풀리는 것 같았는데 놀라운 반전을 기대할 순 없었다.

그저 주변의 몇 사람 제치고 나가는 정도.

훨씬 지지부진한 성적으로 골인할 뻔 했으나 57차례 달렸던 하프마라톤 완주의 경험으로 최악의 사태는 넘겼다.

날씨가 더워졌다. 반팔을 입고 달리지 않은 것도 큰 실수이긴 했다.

오늘은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빨리 달리지 않았으니까 그럴 거다.

 

 

 

 

 

 

 

 

 

 

 

 

모자: Salewa 바이저 버프

겉옷: 2011년 춘천마라톤 기념 티셔츠(아식스)

속옷: 미착용

신발: 아식스 젤 SP트레어너(하프마라톤 대회 전용)

장갑: 미착용

바지: 아디다스 반바지

양말: 아식스 중목

목도리: 미착용

테이핑: 왼쪽 종아리 세 줄..... (선물받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