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제7회 전마협 제주마라톤(2012/02/26)

HoonzK 2012. 2. 28. 00:13

제2회 전마협 제주마라톤에 참가했던 것이 2006년 1월이었다. 그때는 동계 촬영을 왔다가 참가했었다.

그때 당시 마라톤 대회장은 제주종합운동장이었지만 이제는 한림종합운동장이고, 이번에는 칠십리 춘계연맹전 촬영왔다가 참가했다.

(지난 해에는 참가신청해 놓았지만 계속 연기되었다. 구제역 때문에... 그러다 결국 취소되었다.)

 

제주 한림운동장에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너무 익숙하였다.

늘 지나다니던 곳에서 달렸으니까.....

아쉬운 것은 한림로를 따라 달렸으면 경치 보는 재미가 쏠쏠했을텐데 1132 지방도로(구12번 국도)를 따라 달리기 때문에

반환점까지는 경치 감상을 포기해야 했다.

돌아올 때는 왼편에 비양도가 보였다. 현무암 해변과 옥빛 바다가 서로 조응하며 사람의 눈길을 계속 끌었다.

하지만 매서운 바람은 10시 방향에서 불어와 감상은 커녕 앞으로 나아가는 일마저 어렵게 하였다.

 

 

 

 

무릎 상태도 좋지 않았다.

2주일 연속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서 있었으니 무릎이 체중을 버티어 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달렸다.

제주도 해안도로가 평탄해 보이지만 수시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간밤에 너무 춥게 자서 피로가 풀리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피로와 부상....

그런데 생각해 보면 늘 핑계가 있었다.

오늘 몸이 너무 좋아.... 이런 일은 거의 없었다.

마라톤이란 자체가 이런저런 사정을 극복해 가면서 도전하는 것이니까 이제는 마음을 추스린다.

 

무릎의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무릎에 충격이 가지 않는 주법을 이용하였다. 평소보다 스피드를 줄였다.

어차피 연습주로 출전한 대회이니까....

동명사거리, 협재사거리, 금릉사거리, 세못사거리, 월령삼거리, 판포삼거리, 두모삼거리 등... 사거리도 많고 삼거리도 많았다.

갈림길마다 자치경찰이 나와서 주로를 통제해 주었다.

스피드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도 나는 츄리닝 입고 달린 것으로는 하프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반환점 이후 나를 추월해서 앞으로 달려나간 회색 비니를 끝내 잡지는 못했지만.......

 

 

 

 

 

 

 

 

 

 

 

 

 

 

 

 

모자: Salewa 바이저 버프

겉옷: 2011년 손기정 평화마라톤 네파 기념 티셔츠

속옷: 2003년 Adidas King of the Road 기념 티셔츠(생애 최초 마라톤 대회 기념 티셔츠)

신발: 아식스 타사 RS Alivio 2 블루(10킬로 대회 전용)

장갑: 지하철에서 구입한 코리아 장갑(천원짜리)

바지: 아디다스 츄리닝

양말: 아식스 중목

목도리: K2 코리아 버프

테이핑: 오른쪽 무릎 두 줄/ 왼쪽 종아리 세 줄..... (선물받은 것)

 

 

원래 반바지와 티셔츠 한 장을 걸치고 달리려고 했었다.

하지만 제주도 바람의 위세에 밀려 츄리닝 바지를 입고 웃도리도 하나 더 입었다.

반환하기 전까지는 후회했다. 바람이 불어도 어차피 영상의 기온이니 괜찮았을텐데.....

돌아올 때에는 한겹이라도 더 입길 잘했다고 되뇌이고 있었다.

땀은 흐르고 있었지만 너무 추웠기 때문에....

 

이번에 신고 달린 마라톤화는 10킬로미터 대회 전용이었다.

하프 전용을 가져 오지 못한 것은 제주도에서 일주일 동안 러닝을 했어야 하니까....

신발을 두 켤레나 챙겨올 만큼 여유는 없었다.

 

완주 후 웃도리를 벗어오니 주먹으로 여기저기 맞은 것처럼 피부가 상기되어 있었다.

바람이 사람을 이렇게 때려서 살가죽을 벌겋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 생애 55번째 하프 마라톤 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