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2024 광명역 KTX 평화 마라톤대회(2024/06/09)-HALF 202

HoonzK 2024. 7. 9. 21:19

 여의도에서 대회가 열리고 심지어 우리 동네 우이천에서도 대회가 열리는데 광명까지 갔다. 영등포역에서 1시간에 한번 운행하는 광명역 KTX 행 열차를 탄다면 광명역에서 내리고도 대회장까지는 7백 미터나 걸어가야 했다. 교통의 불편함 때문에 참가를 재고할 정도였다. 로운리맨님의 블로그를 참고해서 사당역에서 8057번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사당역 4번 출구로 나가 막연하게 버스를 기다리는데 기다림이 길어지면서 버스 정류장이 세 군데나 있고, 아무데서나 기다리면 안 되겠다는 판단을 할 수 있었다. 정확한 탑승 지점을 알려주는 공지문이 버스 정류장에 붙어 있었다. 주변을 살피니 버스를 기다리는 대회 참가자의 줄도 찾을 수 있었다. 엉뚱한 지점에서 기다리던 참가자가 손을 흔들며 태워 달라고 했지만 버스 기사는 문을 열어주지 않고 손으로 뒤쪽 정류장만 가리키는 일도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바로 대회장이었다. 생각보다 규모가 큰 대회임에는 틀림없었다. 메이저 대회에서 사회를 보는 배동성씨가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대회장 부스 곳곳에서는 홍보 물품을 나누어 주고 있었지만 전혀 들르지 않았다. 한적한 곳에서 배번을 달고 스트레칭을 하는 데 집중했다.  희수형님은 탈의실에서 만났다. 이 대회 참가를 결심하게 한 로운리맨님은 출발 직전에야 만날 수 있었다. 

 로운리맨님과는 2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 바로 앞에 함께 있었고, 요즘 속도가 오른 희수형님은 앞쪽으로 이동했다. 첫 1킬로미터. 서독터널까지는 오르막이었다. 원영적 사고가 필요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기 마련이라고. 오르막을 치고 오르느라 잃어버린 시간은 내리막을 치고 내려가면서 되찾으면 된다고. 어차피 기록을 세우려고 나온 대회가 아니니 훈련한다고 생각하면 딱 좋을 것이라고. 이랬거나 저랬거나 2시간 이내로 완주하면 좋겠지만 안 되면 말고. 200번 달리는 동안 2시간 이내 완주에 모두 성공했으니 이제는 안 해도 된다고. 
 나와 함께 달리던 로운리맨님은 현재 페이스가 6분이 넘는다며 내 앞으로 치고 나갔다. 나는 터널을 빠져나간 뒤에야 몸이 풀렸다. 로운리맨님을 바로 따라잡고 2시간 페이스메이커를 사정권에 두었다. 로운리맨님은 줄곧 따라오다가 내 앞으로 다시 나갔다. 잡담주를 해 보려고 하는데 로운리맨님은 검지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입술에 갖다 대었다. 그때부터는 말을 걸지 않았다. 6킬로미터 쯤 지나 치고 나갈 때도 입을 다물고 있었다. 5킬로미터를 지나자마자 대복주유소가 나왔다. 화장실이 바로 옆에 있었다. 몇 사람이 이용하고 있었다. 나도 이용했다. 전날 비가 많이 내려 습도가 높았다. 땀은 뚝뚝 떨어졌지만 2시간 이내 완주 페이스는 잘 지키고 있었는데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시간을 잃었다는 반발 심리 탓인지 스피드를 조금 더 올렸다. 6킬로미터에서 7킬로미터까지는 5분 10초대까지 속도가 좋아졌다. 돌아올 때 오르막이 심상치 않으리라는 것은 갈 때 내리막이 길어서 바로 알 수 있었다. 10킬로미터 54분 15초. 괜찮은 페이스였다.

광명 스피드돔을 가운데 두고 원광명교차로, KG입구 삼거리, 두길리 삼거리, 광남 사거리를 감아도는 도끼 자루 형태의 코스라 아주 선두권이나 아예 후미가 아니고서는 지인들을 만나기 어려웠다. 1시간 43분대의 희수형님과 2시간 이후의 로운리맨님을 달리는 동안 마주 볼 기회는 아예 없었다. 14킬로미터 전후 긴 오르막이 있었지만 각오하고 있어서인지 어렵지 않게 넘었다. 그 구간에서도 5분 20초 이내의 페이스를 보였다. 15킬로미터 지점에도 오르막이 있었지만 훈련하기 참 좋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았다. 첫 1킬로미터에서 6분을 넘는 페이스였던 내가 후반으로 들어갈수록 5분 10초대에서 20초대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다.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왜 이렇게 오르막이 많을까 싶었는데 일견 이해가 되기도 했다. 구름산 옆의 도로를 달리니 오르막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광명구름산 마라톤 클럽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서독터널 내부는 신명나는 음악으로 채워져 있었다. 여성 DJ가 활기찬 디제잉으로 달림이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손을 흔들어 감사를 표했다. 서독터널을 빠져나가면 줄곧 내리막이기 때문에 1시간 49분대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내 수준에 마지막 1킬로미터를 3분대로 주파할 수는 없으니 1시간 50분 32초 82가 세울 수 있는 최고 기록이었다. 화장실에 다녀온 만큼의 시간 때문에 1시간 49분대에 실패한 것인데 만약 화장실에 가지 않았다면 화장실에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스트레스 때문에 더 못 달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완주한 후 1년만에 희수형님, 로운리맨님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지난 해 6월 이후 세 사람이 모인 것인데 앞으로 자주 이럴 기회가 있었으면......
 
 
 

 
 

 
 

골인 지점을 앞두고 스퍼트.... 카메라를 미리 살피지 못했다.

 

체중을 더 빼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사진이다.

 

4호선을 타고 졸고 있었는데 사당역이 종착역이라 내릴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과천 방향으로 계속 가고 말았을 것이다. 사당역 4번 출구 안내판이 KTX광명역 방면을 알려주고 있었다.

 

8507번 버스 노선도 확인

 

이 안내문을 보지 못했다면 엉뚱한 데에서 시간을 허비했을 것이다.

 

8507번 버스를 탄다.

 

희수형님과 나는 수육국밥

 

맞은편에 앉은 로운리맨님은 순대국밥

 

정말 맛있었다.

 

완주메달에 기록을 새겨주기도 하는 모양이던데 이런 것에는 늘 관심이 없었다.

 

로운리맨님이 물티슈를 주었다. 대회장에 오자마자 이 부스 저 부스 다니면서 받은 물품이 꽤 되었다.

 

광명동굴 무료 입장표도 제공되는데 갈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필기구는 로운리맨님이 준 것.

 
 

출발 전 로운리맨님과 함께

 

완주한 후 골인점을 배경으로.... 희수형님이 찍어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