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2일 새벽에 내리던 비가 눈으로 바뀌었다. 습설이라 쌓이면 쌓일수록 시설물 피해가 심해질 우려가 컸다. 안 그래도 누수가 심한 옥상을 방치해서는 안되겠다 싶어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1시간 가량 눈을 치웠다. 덩어리진 눈이라 작업하는 데 전보다 힘들었다. 제설작업을 마치고 숨돌릴 틈도 없이 마라톤 풀코스 사흘 전이니 간단하게라도 러닝을 해야 했다. 고단했지만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다 오면서 6.24킬로미터를 달렸다. (원래 6.25킬로미터를 달린 것으로 기록하고 싶었는데......)
오후에는 패트병을 쓰레기 봉투로 바꾸어 왔다. 이번 주에는 쉴까 하다가 패트병을 부지런히 챙겨 동사무소에 가져갔다. 무리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당일 밤에는 영화 <파묘>를 보게 되어 있었다. 22시 20분부터 다음날 0시 44분까지 상영되었다. 14일 전 스피드쿠폰으로 어렵게 예약했던 영화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피곤을 무릅쓰고 영화를 보았다. 몰입감이 좋아 전혀 졸지 않았다. 그게 더 문제일 수도 있었다.
2월 23일에라도 휴식을 제대로 취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가스 안전 점검 방문이 있다고 하니 일찍 일어나야 했다. 나흘 동안 눈비가 내려 고물상에 가지 못해 재활용품을 모두 지하실 입구에 밀어 넣었더니 보일러쪽으로 진입하는 길이 완전히 막혀 있었다. 입구를 열려면 일단 고물상에 다녀와야 했다. 가스 안전 점검은 문제없이 잘 받았다. 고물상에 가져갈 재활용품은 더 남아 있어 한번 더 고물상에 다녀오게 되는데 이게 문제였다. 과로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감기 기운이 몰려왔다. 결국 앓아 눕게 되었다. 그렇다고 내내 쉴 수도 없었다. 할 일이 있으니 수시로 일어나야 했다. 그치지 않는 기침을 해대면서. 대회 전날 몸은 최악이 되었다. 악착같이 몸을 회복시켜 보려고 발버둥쳤지만 결국 풀코스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거기에 김채원이 소속된 걸그룹 르세라핌이 컴백한 것도 이유가 되었다. 르세라핌은 방송만 틀면 나오고 있었다. 데뷔 3년차인데 3연속 앨범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운 걸그룹. 여가수 중 최애인 김채원이 리더로 활약하는 4세대 걸그룹. 안 볼 수가 없었다. 2월 23일 저녁에는 KBS 생방송 뮤직뱅크, 밤에는 이효리의 레드카펫에도 나오고, 2월 24일 낮에는 mbc 쇼 음악중심, 저녁에는 tvN 예능 놀라운 토요일, 밤 11시 이후에는 mbc 전지적 참견시점에도 나왔다. (2월 25일에는 sbs 인기가요, 런닝맨까지 출연했다.) mbc에는 방송 출연이 제한되어 있다가 최근에 mbc와 소속사 하이브가 화해하면서 mbc까지 출연하게 된 것이었다. (mbc에도 방탄소년단, 세븐틴, 뉴진스가 나올 수 있게 되었다.) 르세라핌 출연 방송 본방 사수에 재방송 시청까지..... 몸이 나아질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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