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내린다던 눈이 오전에 내린다고 하니 서둘러야 했다. 손수레를 빌리러 가는데 눈발이 날렸다. 고물상에는 수레가 없었다. 끈이 감겨서 쓸 수 없는 수레만 남아 있었다. 바퀴에 감긴 끈을 힘들게 풀어내었지만 끈이 너무 짧아 파지를 실어 묶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고물상 사장에게 가서 끈 좀 달라고 했다. 끈을 갖고 수레가 있던 곳에 갔더니 누군가 가져간 뒤였다. 끈을 푼다고 고생한 사람은 남 좋은 일만 한 것이었다. 수레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동네를 한바퀴 돌아 파지를 모으며 시간을 보내었다. 한짐을 실어온 수레가 있는데 가져온 사람이 어디 가고 없었다. 사장은 그 짐을 내리고 수레를 갖고 가라고 했다. 짐 주인이 없는데 그래도 되나요, 라고 물었더니 상관없다고 했다. 무게만 기록해 놓고 돈을 쳐 주면 된다고 했다.
내 최애 수레인 44킬로그램 수레를 갖고 와 파지, 헌책, 신문을 실었다. 158킬로그램 수레가 되었다.
15,000원을 받은 뒤 다시 수레를 갖고 와 이번엔 파지만 실었다. 사과, 배 상자가 많아 무게가 제법 되어 보였다. 하지만 수레 무게는 133킬로그램이었다. 파지 무게는 89킬로그램, 11,500원을 받았다. 눈을 펑펑 맞으며 수레를 밀고 파지를 처리한 일은 오래 기억에 남을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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