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 집관리

지하실의 재구성(2021/10/20)

HoonzK 2021. 10. 28. 16:26

 기울어져 버린 신발장. 언제라도 와지끈 소리를 내며 부서져 버리고도 남을 운명이었다. 신발장 대신 선반을 설치해 볼까하는 궁리를 하며 쿠팡 사이트를 뒤졌다. 4단 선반은 10만원 내외였다. 굳이 10만원까지 들여 공간 정리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 오다가다 누가 내다 버린 생활 가구가 있을 수 있으니 주변을 살피며 다니기로 했다. 고물상에 재활용품을 처리하고 돌아오다가 침대, 책장, 협탁, 렌지대 등이 나와 있는 것을 보았다. 1단 책장은 바로 들고 왔고 다른 용품은 좀더 생각해 보기로 했다. 돌아와 저녁 내내 계획을 짰다. 폭이 넓어 중간에 칸막이가 설치된 3단 책장을 갖고 와 신발장이 놓였던 자리에 비치하면 어떨까? 지저분하지만 물티슈로 깔끔하게 닦으면 되겠지. 혹시 귀신이 따라오는 경우도 있다던데 어쩌지? 광명진언을 외우면 되겠지. 옴아모카바이로차나 마하 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릍타야 훔. 인적이 뜸한 심야에 움직였다. 책장을 가져왔고, 책장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렌지대가 필요해 렌지대까지 가져왔다. 급기야 협탁까지 갖고 와 지하실 한쪽 벽면을 재구성했다. 렌지대, 책장, 협탁을 처리한 사람은 스티커 비용으로 5천원을 썼지만 스티커를 하루만 늦게 사서 붙였다면 그 돈은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이었다. 

 신발장을 치우면서 땅콩 껍질이 수두룩하게 발견되었는데 신발장 아래에서 쥐들이 그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렌지대나 책장은 바로 바닥에 붙기 때문에 쥐가 들어갈 공간은 이제 없어졌다. 

 

목재가 삭아서 신발장이 기울어져 있었다

 

신발장 위에 놓여 있는 1단 책장에 신발이 수납되어 있다.
10여년간 신은 아식스 러닝화는 비닐봉투에 담겨 신발장 옆에 놓여 있다.

 

이 신발장에 수납된 신발은 더 이상 신지 않는 신발이었다.

 

신발장 사이를 누비던 쥐가 비닐을 뜯은 흔적이 보인다. 

 

쥐의 은신처가 되었던 신발을 모두 꺼내어 고물상에 가져가기로 했다. 

 

무너져 가는 신발장 안에 쓸데없는 신발을 보관했던 것이다. 

 

부서뜨리기로 했다. 새벽 1시가 넘은 야심한 밤에(2021/10/20)

 

나사못을 풀기도 하면서

 

뒤쪽의 합판은 걸레처럼 너덜너덜하다.

 

신발장 아래에서 발견된 땅콩 껍질. 쥐들은 어디서 땅콩을 갖고 온 것일까? 지하실 어디에 땅콩이 있었나? 아니면 집 밖에서 갖고 온 땅콩이었을까? 하루 이틀의 흔적은 아닐 듯.

 

 

동네에 나와 있던 협탁.... 부모님댁 지하실로 오게 되었다. 

 

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는 책장. 아주 튼튼한데 깨끗하기까지 했다.

 

가로 길이가 제법 있는 3단 책장. 지저분했지만 견고해서 쓸만했다. 

 

렌지대... 책장을 갖고 와 지하실에 놓는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갖고 온 물품

 

아세탈님이 선물한 카트가 책장 수송에 요긴하게 쓰인다. 

 

이사라도 한 것일까? 인테리어를 다시 한 것일까? 한꺼번에 처리하고 종류별로 다양한 금액의 스티커도 붙어 있었다. 

 

집 마당에 놓고 보니 책장이 너무 지저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버릴 수는 없으니 깨끗하게 닦아 쓰기로.

 

책장만 놓기엔 허전해서 안쪽에 렌지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렌지대를 안쪽에 놓고 바깥쪽에 책장을 놓았다.

 

렌지대를 바깥쪽에 놓을 경우 지하실 입구에 들어설 때 방해를 받기 때문에 배치를 바꾸었다. 물품을 수납하기 전에 사진을 먼저 찍어야 했는데 잊어 버렸다. 사진을 찍기 위해 물품을 도로 빼낼 여력은 없었다. 

 

 

판자가 욕심나긴 했지만 어디에 써야 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새벽 2시 18분경.... 이제 끝났나 싶었는데....

 

새벽 2시 40분이 넘어 협탁을 갖고 오고 말았다.

 

아래쪽 손잡이가 달아나고 없어서 나사못을 끼워 주었다. 

 

아버지께서 고관절 골절 사고를 당하셨을 때 신었던 신발, 거의 새것인데 아버지는 버리라고 했다. 거들떠 보기도 싫다고. 그 신발의 행방을 찾지 못했는데 이번에 찾았다. 한쪽을 먼저 찾고, 다른쪽도 마저 찾았다. 

 

렌지대 위에 협탁을 올리니 수납 공간에 더 여유가 생겼다. 

 

이렇게 지하실 한쪽 공간의 구성이 마무리되었다. 

 

협탁 서랍장 안에 이런저런 물품을 보관하고

 

아버지의 최애 음료수인 포카리스웨트를 놓아두기로 했다. 

 

새벽 3시가 넘어 버렸다. 

 

신발장의 합판은 잘개 쪼개어 처리하기로 했다. 

 

화목난로라도 있으면 불쏘시개로 쓰면 딱인데......

 

가구류가 나와 있던 곳에 정오경 가 보니 아주 깔끔했다. 새벽까지 무엇이 있었는지조차 짐작할 수 없을 정도였다. 타이밍을 놓쳤다면 구하지 못했을 물품이었다.

 

물품을 실어가기만 한 것이 아니라 청소까지 말끔하게 하고 갔다는 느낌이.....

 

협탁을 재구성해 보았다. 

 

포카리스웨트가 있는 자리에 포카리스웨트 포장용 박스 한 면을 떼어내어 끼웠다. 

 

쥐가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놓은 것인데 손으로 빼기는 아주 쉽게.....

 

당분간 잘 유지되기를....

 

 

이렇게 끝난 줄 알았는데 사흘 후 또다른 물품이 추가된다. 

조깅하고 돌아오다가 2단 책장을 득템한 것이었다.

렌지대 위에 협탁, 협탁 위에 2단 책장을 올리기로 한 것이었다. 

 

아주 튼튼해 보이는, 아니 튼튼한 2단 책장을 얻었다. (2021/10/23)

 

안쪽 선반을 옮겨 단 흔적이 있었다. 

 

다리도 새로 달아 리모델링한 물품이었다.

 

다리를 떼어내었다. 

 

처음에는 책장 위에 놓았다가

 

협탁 위로 옮겼다.

 

협탁 위에 놓여 있던 박스 중 한 개는 없애기로 했다. 

 

이렇게 박스 하나만 올려도 충분했다. 

 

이런 책장은 마음에 들지만 갖고 올 수도 없고 배치할 데도 없다는 것

 

당장은 몰라도 나중에 필요할 수 있지만 굳이 지금 갖고 올 마음은 없었다. 

 

좋아 보이는 책장이지만 역시 규모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