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 집관리

수도 누수의 원인을 찾아내다(2021/06/16)

HoonzK 2021. 6. 25. 15:33

 지난 넉 달 동안 수도계량기 밸브를 잠궜다 열었다 하며 수도 사용량을 줄이기 위하여 애썼는데 마침내 누수 원인을 찾았고 수리까지 마쳤다. 땅을 파헤치는 대공사는 필요없었다. 아침 식사하던 아버지가 뜬금없이 야외 화장실 수도 꼭지가 열려 있어서 계량기 별침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쪽은 한 두번 확인한 게 아니니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화장실 수도를 확인했다. 수도 꼭지는 잘 잠겨져 있었지만 수도 급수라인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 보온재를 뜯어 보니 터진 자리가 손에 잡혔다. 급수라인만 갈아주면 더 이상 누수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지난 겨울이 지나칠 정도로 추워서 수도배관이 어는 바람에 터지고 만 것이었다. 20년 동안 끄덕없었던 수도 배관이 얼 정도였으면 지난 겨울이 얼마나 추웠던 것인가? 영하 18.6도까지 곤두박질쳤던 맹추위. 겨울에 수도 사용량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던 것도 이 곳이 터져서 새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기술자를 불러 수리를 마쳤는데 벽을 타고 가는 라인을 잘라내어 버리고 수도 배관을 대폭 줄였다. 수도꼭지를 옮겨 달아서 기술자가 갖고 온 급수 라인은 그냥 왔다가 돌아간 셈이 되었고 연결 밸브도 하나만 쓰게 되었다. 하지만 기술자는 작업량과 제품 사용량이 줄었는데도 전화상으로 미리 이야기했던 금액을 그대로 받아갔다. 가져온 코일형 파이프를 달지도 않았고, 기존 라인은 대폭 잘라내었을 뿐이고, 위치를 바꾼 수도꼭지도 원래 있던 것을 썼으니 금액 조정이 있어야 했다. 가격 협상을 하기가 너무 구질구질해 보여서 그냥 주고 말았는데 마음은 한동안 불편했다. 받아야 할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아간 것 같았다. 수도 누수를 해결한 만족감이 그 서운한 감정을 이기지 못했다. 처음 꺼낸 금액을 다 받아갈 수 없는 이유, 그래서는 안 되는 이유를 차분하게 설명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덜 서운했을 것이다. 감정 표현을 최대한 자제하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설명을 차분하게 풀어 놓기라도 했어야 했다. 거절당해도 어쩔 수 없었겠지만......

 

몇 년 전 생긴 트러블만 아니었으면 동네 철물점 사장을 불렀을 것이고.... 그러면 비교적 저렴하게 처리할 수 있었을텐데, 아니 시간이야 조금 더 걸리겠지만 내가 직접 수리해도 되었을텐데. 수도 배관을 잘라낼 수 있는 도구가 없긴 하지만 유튜브 동영상을 보니 쇠톱으로 자른 후 가위나 칼로 잘 다듬어주면 되는 것이었다. 철물점에서 연결 밸브만 사오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씰 테이프와 파이프렌치는 있으니 몇 푼 들이지 않고 수리를 마칠 수 있었는데...... 지난번 양변기 고무덮개 교체도 직접 하지 않고 기술자를 불렀다면 5만원은 지불해야 했을 것이다. 집안 수리는 웬만하면 본인이 직접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을 이번에 다시 하게 되었다. 수도 배관 교체에 관련된 유튜브 동영상을 보니 어려울 게 없었다. 다음에는 꼭......

 

야외 화장실 벽을 가로지르는 수도 배관

 

수도 배관이 터진 듯 싶었다

 

수도 누수의 원인이 여기 있었다. 땅을 파지 않아도 누수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보온재를 벗겨 보니 배관이 부풀어 오른 자리가 보이고 거기서 물이 새고 있었다.

 

이렇게 방울방울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보온재가 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주기는 했겠지만.....

 

 

물 떨어지는 동영상

 

 

 

기술자가 왔다. 장비를 챙겨서.....

 

당초 계획은 누수된 부분만 잘라내어 새 파이프를 연결해 주는 것이었는데......

 

이 코일 파이프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벽을 타고 지나는 수도 배관을 아예 잘라내어 버렸다.

 

여기 달려 있던 수도꼭지를 옮기기로 했다.

 

벽에서 빠져나오는 수도배관에 바로 수도꼭지를 설치하면서 작업이 수월해졌다. 이렇게 하니 벽에 붙어 있어서 보온에 취약했던 수도 문제도 해결되었다.

 

 

 

 

누수된 배관을 잘라내고 수도꼭지를 옮겨 단 후 수도 계량기 밸브를 열었다. 10초 동안 관찰했다. 별침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누수가 잡힌 순간이었다.

 

 

남은 보온재를 덧씌워 놓았다.

 

터진 자리가 눈에 띈다. 이곳을 통해 지난 겨울부터 지금까지 아까운 물이 흘러나왔던 것이다.

 

배관이 얼면서 팽창했고 결국 약한 부분이 터진 것이었다.

 

12월 말부터 2월 말까지 40이었던 사용량을, 2월 말부터 4월 말까지 22로 줄였고, 4월 말부터 6월 말까지는 21까지 줄였다. (6월 25일 검침 결과) 수도 누수를 잡았으니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의 사용량은 20 이하로 줄어들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해 같은 기간 25를 쓴 것처럼 더 늘어날 듯 싶다. 누수 때문에 아끼고 또 아끼던 생활 태도가 아무래도 느슨해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