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고물상이 문을 닫으면서 재활용품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다. 집안 마당과 지하실이 포화 상태가 되자 더 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었다. 다른 집안 일 하는 데도 이미 지쳤지만 좀더 기운을 내었다.
요즘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으니 뛰고 있을 시간에 182킬로그램의 수레를 밀었다. 신문과 책은 144킬로그램, 킬로그램당 90원씩 쳐서 10,260원. 10,300원이 실수령액이었다. 빈 수레를 다시 끌고와 이번에는 파지도 실어내었다. 파지는 69킬로그램, 킬로그램당 70원씩 쳐서 4,830원. 4,800원을 수령했다. 289킬로그램의 수레로 받은 돈은 15,100원이 되겠다. 늘 그랬던 것처럼 집 정리가 되니 현금이 얼마가 되든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지하실에 들어 있던 박스를 들어내는 일도 쉽지 않았다.크기별로 분류했다.잘 묶어서 놓는다. 손수레를 빌려오자마자 싣기 좋게.... 수레를 오래 잡고 있을 수 있으면 이렇게 묶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집 앞에는 차가 자주 다녀 자리를 오래 차지하고 파지를 실을 여유가 없다.과거 루인자원이 있던 곳에 ㅇㄱ자원이 들어왔다. 오픈한 지 3개월 쯤 되었다고 했다.손수레 한 대가 남아 있었다.사무실에 말하고 바로 빌렸다.비닐봉투에 담아둔 신문을 차곡차곡 실었다.거기에 지난 1월 정리한 대학 시절 탐독 서적도 실었다.신문과 헌책은 같은 값으로 처리된다는 사실을 기억했다.이동을 시작한다. 횡단보도를 기다리는데 손수레를 끌고 가던 분이 무슨 책이 실려 있나 꼼꼼하게 살폈다. 자신이 필요한 책이 있으면 바로 사겠다는 말을 꺼낼 것 같았다. 오래된 책이라 그럴 일은 없었다.수레를 밀다 보면 이 길 저 길에서 차나 사람이 나타나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웠다.고물상 도착..... 내가 가져간 품목은 구분할 필요가 없어 계산이 바로 끝났다. 킬로그램당 90원씩 쳐서 144킬로그램 10,300원을 수령했다. 일단 1만원이 넘으면 수고한 보람을 살짝 느끼긴 한다.
2차전이 시작된다. 이번에 파지를 싣는다. 38킬로그램 수레가 너무 작아서 싣는 데 애로가 있었다.이렇게 실었다가 파지가 무너져 내렸다.이러고는 500미터 이상을 갈 수 없다.같이 처리하고자 했던 파지 박스는 싣지도 못했다.파지 묶음을 세로로 길게 세워 실어서 효율적인 이동을 도왔다.고물상 수레 적재함 바깥 쪽에는 수레의 무게가 적혀 있다. 거의 100%다. 무게를 재고 짐을 내린 뒤 다시 수레의 무게를 재는 것은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이기에.....파지의 무게는 69킬로그램, 킬로그램당 70원이니 4,830원으로 계산된다. 5천원을 받을 수 있을까? 아니다. 4천 8백원을 받았다.두 번의 수레 끌기로 받은 돈은 15,100원.... 나야 몇 달, 이번에는 10개월 여만에 고물상을 방문한 것이지만 매일 파지 줍는 어르신들은 파지를 어디에서 감당할까? 하루 종일 수레를 끌어도 1만원 벌기가 힘들 것이다. 한 달 동안 일해봐야 30만원 벌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지하실 입구를 막고 있던 신문 꾸러미와 박스시원해졌다. 물청소도 해 주었다.
감나무 낙엽도 쓸어주고....정리정돈을 시작한 김에 이날 오후 감나무 가지도 자르게 된다. (별도 포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