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순간

전국체전 육상경기를 관전하다(2019/10/08)

HoonzK 2019. 10. 11. 21:38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었다.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중장거리 결승전이 가장 많이 열리는 날을 선택했다.

마라톤 대회를 하러 가는 게 아니라 육상 경기를 보러 가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관중석 의자는 이번에 전부 다 새 것으로 교체 설치되어 있었다.

다소 쌀쌀했지만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떠나지 않았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100미터 허들 금메달리스트 정혜림, 100미터 한국 기록 보유자 김국영, 한국으로 귀화한 케냐 출신 마라토너 오주한(에루페), 한국여자 마라톤 기록을 21년만에 경신한 김도연 선수를 가까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여자 일반부 3천미터 장애물 경기에서 조하림은 한국 신기록을 수립하여 1천만원 포상금을 받았다. 정혜림은 100미터 허들 전국체전 9연패를 했다고 했다. (인터넷 기사에는 6연패라고 났는데.....) 여자 대학부 800미터 결승에서 제주대학의 늦깍이 대학생 최수미는 불과 한 바퀴를 돈 상태에서 2위와 70미터 이상 차이를 내는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400미터 릴레이는 여자고등부, 남자고등부, 남자대학부, 여자대학부, 남자일반부, 여자일반부 종목이 연달아 열렸다. 박진감 넘치는 스피드 속에서 경기도의 강세가 이어졌지만 일반부는 남자와 여자 모두 광주광역시가 우승했다. 광주광역시의 마지막 남자 주자는 폭발적 스피드로 메달 순위권 밖에서 치고 나와 팀에 금메달을 안겼는데 바로 김국영이었다. 여자일반부 광주광역시 대표 가운데서도 발군의 스피드를 보여주는 주자가 있었는데 정혜림이었다.

 장대높이뛰기에서 한국 기록을 7번이나 경신한 진민석은 자신의 기록에서 25센티미터나 떨어지는 5미터 50센티미터만 넘고도 금메달을 땄는데 너무 경쟁자가 없다 보니 그러지 않았을까 싶었다. 2시간 5분대의 마라톤 풀코스 기록 보유자 오주한은 충남대표로 나와 남자 일반부 10000미터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30분을 넘긴 것은 의외였다. 풀코스를 달릴 때 10킬로미터 구간 기록이 30분을 넘지 않았던 이력으로 보아 의외였다. (29분대로 골인한 것은 충북대표 신현수밖에 없었다.)


 오후 다섯 시가 다 되도록 찬바람을 맞아가며 버틴 것은 여자 일반부 10000미터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전국체전 마라톤 참가를 포기하고 1만미터 금메달을 목표로 출전한 김도연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인천 전국체전에서 처음 봤을 때 21살이었던 이 선수도 어느새 27살이 되었다. 인천에서 대회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할 때만 해도 적수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아 보였다. 5천미터 금메달리스트 임예진, 은메달리스트 이숙정이 만만치 않은 라이벌이었다. 25바퀴를 도는 종목, 트랙 경기에서 가장 긴 거리를 달리는 1만 미터. 총 아홉 명이 출발하여 꾸준히 모여서 달리다가 여남은 바퀴를 넘자 선두그룹이 형성되었다. 김도연, 임예진, 이숙정..... 예상대로였다. 이 세 명은 8천미터를 넘게 달릴 때까지도 서로 견제하면서 모여 있었다. 1천 미터 쯤 남았을 때 임예진 선수가 질주를 시작했다. 이숙정은 뒤로 떨어졌지만 김도연은 바짝 따라붙고 있었다. 하지만 달릴 거리가 줄어들수록 거리 차가 벌어지면 벌어졌지 좁혀지지 않았다.


 임예진 34:41.61

 김도연 34:47.45

 이숙정 34:47.56


 남자 7종 경기 1500미터 종목까지 보고 경기장을 떠났다.



서울의 각 구청에서 나와 구를 홍보하고 있었다. 잠실종합운동장이 보였다.




전국체전 마스코트




경찰특공대도 왔다갔다 하고, 자원봉사요원들도 보이고.....



관중이 별로 없는 경기장에 들어섰다.



성화는 불타오르고 있었다.



좌석을 모두 새 것으로 교체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육상 각종목 결승전이 열리기 시작했다.


남자대학교 800미터 결승



여자대학부 800미터 결승 출발이 있었다.




여자 일반부 100미터 허들 결승전이 열리기 직전이라 운영요원들이 매우 바빴다.





화면의 맨 오른쪽 3번 레인이 정혜림 선수다.




음료수 거치대도 있는 좌석. 갖고온 파워에이드 통 아래쪽이 넓어서 거꾸로 꽂았다.



이렇게 운반하는 모습은 전에 못 봐서 놀라웠다.




3천미터 장애물 여자일반부 한국신기록을 세운 조하림 선수는 포상금 1천만원을 받았다.




릴레이 경기가 한창 진행중. 엄청난 스피드를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장대높이뛰기는 본부석 바로 앞에서 열리고 있었다.





너무 여유있게 넘는데......





남자 일반부 1만미터 결승전.... 오주한 선수와 신현수 선수가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앗! 드디어 나타났다. 멀리서 보아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김도연 선수. 빨간 자켓을 입고 있었다.


1만미터 꼴찌 주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다.


김도연 선수가 나와서 몸을 풀고 있었다. 역시 비주얼이 남다르다.




여자 일반부 1만미터 결승 출발 직전.



운동장을 돌면서 관전했다.








몸동작을 보면서 달리는 법을 하나라도 배우려고 애썼다.


아홉 명의 선수가 모여서 달리는데 이 가운데서도 이숙정, 임예진, 김도연은 1, 2, 3위로 달리고 있다.





골인 지점 반대편으로 와서 앉았다.


3명의 선두그룹 주자



김도연 선수는 금메달이 어려워지자 골인 직전 속도를 조금 늦추었는데 3위가 될 뻔 했다. 마지막에 무섭게 쫓아온 이숙정 선수는 0.1초 차로 골인했다.



윤여춘 해설위원이 마이크를 들고 궁금한 점을 알려주었다.

KBS에서 생방송 중계를 할 때만 마이크를 내려놓고 있었다.



이번 대회에는 책자 구경을 할 수 없었다.

지나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홍보 부스에서 선물을 얻기만 했다.



책상 빗자루와 연필 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