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생활이다

위장 인터벌훈련(2019/09/03)

HoonzK 2019. 9. 5. 20:39

춘천마라톤 홈페이지가 리뉴얼되면서 훈련프로그램이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았다.

매년 8월 하순이면 시작했을 춘천마라톤 대비 훈련을 9월이 되었어도 시작하지 못했다.

마라톤풀코스 200회 완주기 책을 뒤져서 과거의 훈련 기록을 찾아내어 어설프게나마 훈련계획을 짰다.

9월 3일 400미터 인터벌 훈련 16회를 해야 했다. 지난 몇 달 동안 인터벌 훈련을 전혀 못했던 내가 갑자기 인터벌 훈련을 하는데 그것도 400미터 16번을 해야 하다니......

어쨌든 강북구민운동장 트랙으로 갔다.

실제 인터벌 훈련은 못하고 위장 인터벌 훈련을 했다.

400미터를 빨리 달리면 오만가지 인상을 쓰고 숨이 끝까지 차올라 견딜 수 없었던 일이 이제는 없었다.

아예 빨리 달릴 수 없으니 힘든 것도 줄었다는 것.

그도 그럴것이 빨리 달리는 최대 속도가 킬로미터당 5분 40초였다. 죽자살자 달려도 지금 내 상태로는 간신히 3시간 59분대로 골인한다는 뜻이었다.

지난 몇 년 간 춘천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면서 속도를 내면 그래도 서브 3 페이스까지 치달렸는데 이제 서브 4도 힘들어졌다.

속도를 올리면서도 햄스트링 부상이 더 악화되면 안된다는 것만 떠올리고 있었다.

햄스트링 부상 완치도 문제이지만 그동안 운동 부족으로 늘어난 체중을 덜어내는 것도 급선무라는 것.

나는 올해 춘천마라톤에서 서브 4라도 할 수 있을까?

가장 못 달린 2015년의 3시간 48분 48초의 기록에 근접할 수나 있을까?


어쨌든 노력은 한다. 올해 춘천마라톤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으니 완치되기까지 무조건 쉬기 보다는 부상을 잘 달래가면서 훈련하는 것으로 마음먹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완전히 나은 후 운동을 하는 것이 맞긴 한데)

2019년 10월 27일 춘천마라톤에서 내가 낼 수 있는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기 위하여 이렇게 위장 인터벌이라도 한다.

그래도 인터벌 훈련을 한 것은 맞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은 편해지니까.



인터벌 훈련을 마치고 나서야 사진을 찍었다.

배낭이 땀으로 젖었다.




물은 다 마시지 않아도 되었다.

손에 들고 뛰면서 상표 비닐이 떨어져 나왔다.




우레탄 트랙을 새로 설치한 후 거리 표지도 새로 표시되었다.

표시가 없어도 상관없기는 하지만.....


운동장에서는 축구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흐린 날이라 상관없지만 해가 뜨거운 날에는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트랙은 고맙다.


흰 줄은 50미터마다 표시되어 있어 자신의 페이스를 체크해 보기 수월하다.







트랙 주변에는 꽃도 피어 있는데.... 인터벌 훈련을 마친 후에야 꽃도 보였다.




여기는 420미터의 트랙이라 400미터를 빨리 달리고 220미터를 천천히 달리는 방식을 채택했다.

400미터x16=6400미터

220미터x16=3520미터....

트랙에서만 9920미터였다. 집에서 이곳까지는 왕복 7킬로미터쯤 되니 17킬로미터는 뛴 셈인데 중간에 빨리 뛴 것을 생각하면 꽤 훈련을 한 것이다.



트랙 인터벌 훈련은 몹시 지겹지만 어떻게든 해 내어야 한다.

대화하면서 2열로 가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는 심하지만 예년만큼은 아니다. 눈썹이 휘날리도록 속도를 올리는 게 아니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