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애환(讀書哀歡)

버스에서 5시간 독서 도전(2019/01/15)

HoonzK 2019. 1. 20. 13:41

집에서 솔샘터널을 거쳐 청수도서관에 들렀다 아리랑고개를 넘었다. 오후 7시가 조금 넘어 명륜동에서 버스를 타고 창경궁, 신촌, 월드컵경기장까지 갔다가 되돌아와 명륜동에서 내렸다. 1시간 20여분 뒤 다시 그 버스를 타고 같은 코스를 지나는데 이번에는 국민대학교 앞 종점까지 갔다. 버스를 타고 있었던 시간은 5시간에 육박했는데 그동안 쉬지 않고 독서를 했다. 방 온도가 10도에서 11도 사이라 버스가 훨씬 따뜻해고, 내가 앉은 좌석에는 LED 등이 잘 비쳐서 책 읽기에 좋았다.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가만 있으면 절대 책은 읽혀지지 않는다. 독서는 엄청난 즐거움을 주는데 그 즐거움을 얻기까지는 제법 끈기가 필요하다. 정말 재미없는 책을 읽을 때에도, 그런 책을 다 읽은 다음에도 얻는 것 한 가지는 있는데 그게 바로 인내심이다. 같은 버스 세 번 타고 세 바퀴 돌기에도 한번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때도 독서만......




청수도서관에 들러 책을 반납했다.


 두 권의 책을 반납하고 한 권의 책을 대출받았다.

버스에서 읽어야 할 책 세 권이 배낭에 있었다. 총 네 권의 책을 들고 지고 달리게 되었다.

아리랑고개를 넘어갈 무렵 햄스트링 통증이 심해졌다. 더 뛰어서는 안된다는 신호.

성신여대입구역에서 명륜동까지는 거의 걸었다. 그 바람에 봉구스밥버거를 살 시간이 없었다.

사더라도 버스에서는 먹을 수 없으니.....ㅠㅠ

급히 GS성대입구점에서 김밥을 사서 바로 먹었다.

대중교통앱을 보니 내가 탈 버스가 지척에 있었다. 횡단보도 신호등이 3초, 2초 줄어들고 있었다.

햄스트링 때문에 달릴 수가 없었다. 예전같으면 비호처럼 달려가 버스전용차선 정류장에 들어섰을텐데.....

다음 신호등이 빨리 바뀌기를 빌었다. 내가 탈 차가 보였다. 이런, 놓치겠구나. 그 순간 신호등이 바뀌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버스에 올랐다.

 


 맨 뒤좌석에 가서 앉아 독서를 시작했다. 조금 어두웠다. 바로 앞자리가 좋은데 비질 않았다. 앞 사람은 30분 넘게 통화중이었다. 모든 소음을 자체 차단하고 독서에 몰입했다.



 제법 시간이 지나서야 앞좌석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동안 눈이 침침했는데 이제는 책읽기에 탄력을 받았다.



월드컵파크 7단지 회차 지점에 가면 승객이 나 빼고는 아무도 없게 된다. 이런 경험을 두 번 했다. 아는 사람 두 사람만 버스에 앉은 셈.


돌아오는 길에 명륜동에 하차하여 알라딘 중고서점 대학로점에 들렀다. 원서 세 권을 샀다.


맥도날드에서 불고기버거 세트를 먹었다. 시간이 별로 없었다.


급히 휴대폰도 충전해야 했다.



22시 30분이 되기 전에 다시 버스에 올라탔다. 같은 자리에 앉아 독서를 시작했다.



 신촌......



연세대학교를 지나는데...... 한자 1급 시험을 볼 때 들렀던 대학교이니 가 본 지 10년이 되었다.


JT님과 진미기사식당에 갔다.


JT님은 김치찌개, 나는 고등어구이로 했다. 나는 인기 순위 6위 메뉴, JT님은 8위 메뉴로.....




각기 다른 메뉴를 시켜서 나누어 먹는 즐거움이 있다.


독서로 줄곧 마음의 양식을 채웠으니 이제는 몸의 양식을 채우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