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생활이다

로운리맨님, 풀코스 100회를 완주하다(2018/08/26)

HoonzK 2018. 8. 31. 02:05

축하합니다. 로운리맨님.


2018년 8월 26일. 제15회 영동포도마라톤대회에서 로운리맨님이 풀코스 100회를 완주했다. 올해 생일이 지나기 전에 풀코스 100회를 하라고 권하긴 했지만 예상보다 두 달이나 빨리 목표를 달성하면서 아무것도 준비한 것 없이 뻔뻔스럽게 같은 대회에만 참가했다. 영동포도마라톤대회는 이미 6번이나 참가했기 때문에 올해는 피하고 싶었다. 제발 다른 대회에서 뛰면 안 되나요? 요즘 컨디션이 엉망이라 로운리맨님과 동반주할 수도 없으니 몸을 제대로 만든 후인 9월 중순 이후에 100회를 하셨으면 하는데요......하지만 영동에서 100회를 하기로 결정하고, 아세탈님도 그 날 참가하신다고 하며 참가를 권유했다. '건달님도 결정하시죠.' '전날 풀코스 달린다면 연풀 또는 웜다운 하프로 하시죠', '결단 부탁드립니다.'......


 2016년 춘천마라톤 완주기에서 공언했던 말이 떠올랐다. 허수아비님, 로운리맨님, 정명진님..... 나를 응원해주신 분들이 풀코스 100회 완주하시는 날 함께 하고 싶다고 했던 말. 그 말을 할 때의 진지했던 마음으로 돌아가면 이유를 불문하고 로운리맨님의 100회 완주 현장에 가야 했다. 양구DMZ마라톤 참가를 취소하고 영동포도마라톤을 참가 신청했다. 풀코스는 2015년 한 해만 거르고 2014년부터 네 번째. 지난 해 풀코스 30회 가운데 가장 힘들었던 대회.


 지난 2015년 12월 13일 생애 103번째 풀코스인 한강시민마라톤 완주를 마치고 탈의실에 들렀다. 먼저 골인한 바깥술님은 자신의 기록을 끝까지 숨겼다. 미루어 짐작하건대 3시간 30분대 아니냐고 따져물어도 홈페이지에 기록이 공지되면 확인하라고 했다. 그러지요. 저는 춘마나 중마 아니면 3시간 30분대로 뛰어본 적이 없어요 하면서 돌아나가는데 낯선 주자 한 분이 내게 건달 아니냐고 물었다. 그 분이 로운리맨님이었다. 그때 로운리맨님은 16번째 풀코스를 완주했다. 로운리맨님은 블로그를 통해 내 완주기를 잘 읽고 있다고 했다. 잠깐 인사를 나눌 때만 해도 이 분과 이미 다섯 차례 같은 풀코스 대회에 참가하였고, 이 분이 풀코스 100회 완주를 하는 동안 총 52회 풀코스를 함께 하게 되리라는 사실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01 20150412 남북어린이돕기
02 20150510 소아암환우돕기
03 20150920 가평자라섬
04 20151025 조선일보춘천
05 20151213 한강시민
06 20160103 새해맞이전마협
07 20160131 월드런
08 20160214 한강동계풀코스
09 20160320 서울국제 동아
10 20160522 가족의달
11 20160605 새벽강변
12 20160703 공원사랑
13 20160828 영동포도
14 20160918 공원사랑
15 20161023 조선일보춘천
16 20161106 중앙서울
17 20161120 손기정평화
18 20161211 공원사랑
19 20161218 한강시민
20 20170115 모이자! 달리자!
21 20170129 공원사랑
22 20170212 한강동계풀코스
23 20170301 3.1절
24 20170319 서울국제 동아
25 20170409 여의도 봄꽃 월드런
26 20170514 소아암환우돕기
27 20170521 공원사랑
28 20170606 서울한강레이스챔피언쉽
29 20170709 공원사랑
30 20170806 월드런 J-5
31 20170820 공원사랑
32 20170827 영동포도
33 20170917 공주백제
34 20170924 인천송도
35 20171015 경주국제
36 20171029 조선일보춘천
37 20171105 중앙서울
38 20171119 손기정평화
39 20171203 시즌마감
40 20180128 월드런
41 20180211 한강동계풀코스
42 20180301 3.1절 기념
43 20180304 공원사랑
44 20180318 서울국제 동아
45 20180401 영주소백산
46 20180513 소아암환우돕기
47 20180603 새벽강변
48 20180610 전마협 이노쉐이브
49 20180708 월드런
50 20180729 공원사랑
51 20180805 공원사랑
52 20180826 영동포도


 이것은 나도 풀코스를 달린 대회일 따름이고, 로운리맨님이 풀코스를 달리는 날 응원만 간 대회도 몇 차례 된다. 2017년 1월 27일 공원사랑, 2017년 2월 5일 공원사랑, 2017년 4월 2일 대구국제, 2017년 10월 1일 공원사랑..... 같은 대회에 참가했지만 서로 종목이 엇갈렸거나 풀코스 아닌 같은 코스를 달린 대회만 해도 20개나 된다. 이것을 보면 로운리맨님이 로운리맨님이 아닌 듯......


 로운리맨님을 만난 일이 없다고 가정하고 로운리맨님이 풀코스 100회를 달리는 동안 내 마라톤 완주 기록을 싹둑 도려내어 버린다면 25번의 서브 330 기록은 전혀 없다. 내 평생 주혼(走魂)을 일으키지 못하고 늘 간섭포(간신히 서브4 완주)하는 주자로 살았을 것이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며 응원을 보내는 로운리맨님 가까운 곳에 있다 보니 나도 덩달아 업그레이드되었다. (사람의 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능력의 소유자가 한 분 더 계시니 그 분은 아세탈님이다.) 달리는 동안 로운리맨님을 만나고 인사를 나눌 때면 얼마나 힘이 되었던가? 아쉬운 점 하나. 100회 완주하는 날 단 한번도 옆에서 동반주를 못했다는 것. 여지없이 내려앉은 컨디션 때문에 멀리서 뒤처져 따라가야 했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2015년 풀코스 100회를 제주도에서 외롭게 달성할 때와 비교해 보면 로운리맨님의 100회는 풍성해 보였다. 스스로 기념 타올과 텀블러도 준비하셨다. 아세탈님은 축하머그잔과 플래카드까지 준비하셨다. 너무 크게 제작해서 입지 못한 축하 티셔츠까지.... 주최측에서 제공한 완주 기념패도 있었고..... 축하한다는 깃발을 들고 달리거나 축하 문구를 등에 달고 달리기라도 했어야 하지 않는가......


 로운리맨님, 풀코스 100회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이제 서브 330 100회부터 먼저 하세요.

그리고 서브 3 달성하시는 날 잔치합시다.


나같은 경우 하프코스 100회 완주 기념 티셔츠를 제작하여 지인들에게 선물했지만 정작 풀코스 100회 때에는 도무지 티를 내지 않고 지나갔다. 아는 사람들에게 아식스 러닝화 몇 켤례를 선물하는 것으로 100회 완주를 기념했다. 로운리맨님의 100회를 보니 그렇게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 나는 200회를 하든, 300회를 하든 그냥 은밀하게 보낼 듯......




이 종이를 출력하여 비닐로 포장까지 했으나 등에 달지는 못했다.



로운리맨님과 아세탈님이 축하 플래카드를 들었다. 고맙게도 양쪽으로 내가 찍어드린 사진이 들어갔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와 아세탈님이 양쪽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가운데 로운리맨님이 서 있어야 했다.

이렇게 보면 개구장이 스머프의 가가멜이 주인공처럼 보인다.



가족이 만들어온 축하 문구.... 여기도 내가 찍어드린 사진이.....



비가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세탈님 얼굴을 가리는 빗방울로....



새벽 잠결에 사진을 찍었다. 정신이 없었다.



로운리맨님은 타올을 네 가지 색깔로 제작했다. 나는 세 개나 받았다.


수건 감촉이 좋았다.


쓸 때마다 로운리맨님 생각이 나겠군. 위대한 기록의 달성자로.....



텀블러도 주셨다.




미끄러지지 않는 바닥 구조....매직 텀블러


이 포장 안에는 아세탈님이 특별 제작한 머그잔이 있다.




2017년 10월 1일, 2018년 5월 20일..... 나는 달리지 않고 응원갔을 때 찍은 사진을 다운받아 머그잔을 제작하셨다.

아세탈님의 섬세하고 배려 깊은 마음씨가 느껴진다.


이런 머그잔을 제작하면 누구라도 선물하는 사람의 이름을 새길텐데..... 아세탈님은 누가 선물한 것인지 모르게 했다.

플래카드에도 본인의 이름은 전혀 없었다. 그 옛날 '선영아 사랑해' 플래카드 방식이다.





오래오래 남을, 오래오래 소장해야 할 머그잔이다. 여기 아세탈님의 싸인이 있어야 했는데....


아세탈님은 기념 티셔츠까지 제작했는데 너무 커서 입지는 못했다고 했다.


플래카드도 운동장에 부착했는데 아세탈님 혼자서 다신다고 애먹었겠다.


골인하면서 보게 부착한 플래카드


이 날의 주인공 로운리맨님이 골인지점을 향하여 달려오고 있었다. 아세탈님이 기록을 남겨주셨다.







위대한 여정을 마치는 순간. 축하합니다. 풀코스 100회 완주를....


뒤늦게 들어와서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옆에서 나란히 들어오면서 박수를 치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장면을 만들기 위하여 다음에 한번 더 100회를 하라고 할 수도 없고....


완주기념패를 받은 로운리맨님. 풀코스 100회를 달린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완주 기념패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운리맨님. 덕분에 저도 풀코스를 180번이나 뛰었네요.

처음 인사를 나누고 84번을 더 뛰시는 동안 저도 77번은 뛰었네요.




돌발 퀴즈 1
서로 모르는 사이로 참가한 첫 대회는 어떤 대회였을까요?


[정답] 2015년 2월 15일 고구려마라톤. 나는 풀코스를 달렸고, 로운리맨님은 10킬로미터를 달렸다. 두 사람이 첫 풀코스로 참가할 수 있었던 대회가 로운리맨님이 풀코스 데뷔를 한 2015년 동아마라톤일 수 있었는데 그 날은 내가 기념품 때문에 10킬로미터 종목에 참가해서 종목이 엇갈렸다.



돌발 퀴즈 2
 같은 대회에서 하프를 달린 것은 몇 번일까요?
[정답] 2015년 7월 26일 새벽 폭우로 풀코스가 하프로 전환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4둴 29일 서울하프마라톤까지 1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