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면 달리기는 어떻게 할까?
그냥 비를 맞고 달리면 된다.
책 두 권은 배낭에 넣고, 책 한 권은 벽돌책이라 손에 들고 달렸다.
책 때문에 우산을 들고 달리지 못했다. 책은 젖으면 안 되니 2중, 3중으로 비닐 포장을 했다.
4.19 국립묘지 네거리를 지나 덕성여대까지 가서 우이천을 만나기가 무섭게 하류 방향으로 달렸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달리기가 쉽지 않았다. 우이천을 감아돌아 강북문화정보도서관에 갔다. 책 세 권을 반납했으나 두 권을 다시 빌렸기에 짐은 가벼워지지 않았다.
앙드레 말로의 <희망>, 마커스 레디커의 <노예선>. 두 권 다 5백쪽 전후이다.
젖어도 엄청나게 젖어버린 몸. 비로 젖고 땀으로도 젖고..... 도서관 자료실마다 습기를 충분히 보충해 주고 나왔다.
저 사람 들어왔다 나가니 바닥에 물이 흥건해.... 그런 말을 들을만 했다.
덥다고 달리지 않고, 춥다고 달리지 않고, 비온다고 달리지 않고.... 그랬다간 운동을 할 수 있는 날이 없다.
그나저나 비가 이렇게 많이 오면 우이천과 중랑천을 잇는 주로가 물에 잠길텐데 강북마라톤이 제대로 열릴 수 있을려나? 대회 당일 비 예보도 있던데.....
설마 허벅지까지 차는 물을 건너 달리라고 할까? 잠기지는 않더라도 비가 조금이라도 내리면 마라톤화가 진흙으로 범벅되고도 남을텐데.....
비가 줄기차게 내린다.
다리 아래에서 사진을 찍고 비닐봉투에 스마트폰을 담아 배낭에 넣기를 반복했다.
배낭에 책을 모두 넣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손에 들고도 달렸다.
지나가다가 미끄러질까봐 두려웠다.
물이 내려가는 것을 보게나....
이곳을 지날 때는 울타리쪽에 바짝 붙어서 달렸다. 미끄러지면 바로 잡을 수 있는 구조물이 가까운 곳에....
이 건너편이 강북마라톤 출발 지점이다.
공간이 협소하여 대회를 제대로 치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이천 하폭을 넓혔기에 망정이지 예전같으면 바로 넘쳤을 것이다.
달리면 달릴수록 빗줄기가 거세졌다.
여기저기에서 물을 뱉어낸다.
건너편에는 진입 금지 띠가 설치되었다.
매섭게 흘러내리는 물
징검다리의 흔적도 없다.
자주 건너다니던 징검다리는 실종되었다.
다리 아래의 물을 바라보니 아찔했다.
아마 내가 이곳을 떠난 후 1시간 내로 물이 이 다리를 넘었을 것이다. 강북마라톤 대회에서 3킬로미터 정도를 달리면 건너게 될 다리이다.
벽돌책.... 적시지 않고 잘 가져왔다.
1천쪽 분량의 책... <집중과 영혼>
강북구민운동장 앞을 지나다가 발견한 전단지.
7월 1일 열리는 마라톤대회를 알리고 있었다.
이 대회에 로운리맨님이 출전하시는데 입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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