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생활이다

여의도에서 10킬로미터를..... (2017/04/16)

HoonzK 2017. 4. 18. 17:14

 멀리 갈 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 포천 38선 하프마라톤은 참가 신청을 해 놓고도 입금을 하지 못해 참가 취소가 되고 말았다. 일요일 새벽 일찍 일어나 현장접수하고 행복한 가게마라톤을 달릴 수도 있었겠으나 그냥 운동하러 나가 아는 분 응원하는 데 만족하기로 했다.

 

여의나루역 9번 물품보관함에 짐을 맡겨두고 간이 배낭과 갈아입을 옷, 음료수, 카드, 스마트폰만 챙겨서 여의도 이벤트광장으로 갔다. 5킬로미터 후미 주자들과 10킬로미터 선두 주자들이 속속 골인하고 있었다. 어설프게 몸을 풀고 성산대교 방향으로 달렸다. 希洙형님이 대략 2시간 전후로 달리실테니 마주하는 순간 되돌아 뛰면 10킬로미터 이상은 뛸 수 있으리라. 매우 더웠다. 츄리닝 바지를 입고 바람막이까지 걸쳤더니 더 더웠다. 버프 대신 캡을 써서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 얼마 뛰지 않았는데도 땀이 줄줄 흘렀다. 킬로미터당 6분 내외로 달렸다. 2킬로미터를 지나자 하프 선두 주자들이 나타났다. 10위 안에는 상기님도 있었다. 4킬로미터 지점을 지나 슬슬 10킬로미터 반환점인 성산대교가 가까워지니 1시간 45분 페이스메이커가 나타났다. 여유 있었다. 요즘 希洙형님의 페이스로 볼 때 아직 뵐려면 멀었으니. 하지만 그 예상은 틀렸다. 전혀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분 등장. 서울시청 마라톤 동호회 유니폼을 입은 希洙형님. 나도 놀라고 형님도 놀랐다. 나는 형님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고, 형님은 내가 응원나올 줄 몰랐다. 4.5킬로미터도 달리지 않았는데 벌써 나타나시면..... 동아마라톤에서 5시간에서 4초 빠지는 기록으로 골인하시더니 이제는 회복하셨구나. 5킬로미터 지점까지만 갔다가 올게요.

 

 여유만만이었는데 급박해졌다. 서둘러야 해. 반환하고 나서는 스피드를 조금 더 올렸다. 10시 30분이 넘어가면서 더워지고, 전날 하프의 후유증도 남아 있어서 힘들긴 했지만 조금은 스피드를 올렸다. 10킬로미터 종목에 참가한 한양여대생들이 걷고 있었다. 1킬로미터쯤 남았을 때 초로의 주자가 내 앞으로 나왔다. 따라붙으며 물었다. 지금 페이스가 어떻게 되나요? 2시간 이내에 들어가지요. 제 바로 뒤에 2시간 페메가 있으니. 고개를 돌려보니 2시간 페메가 바짝 붙어 있었다. 나와 동반주하는 주자는 원래 2시간 5분 페이스로 달리는데 오늘 2시간 이내 진입을 코 앞에 두었다고 하였다. 서강대교와 마포대교 아래를 함께 지났다. 저 앞에 천막이 보입니다. 그리고는 고속 질주했다. 골인할 때는 응원부대를 피해 옆쪽 라인으로 빠져 들어왔다. 간식만 받은 希洙형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이 더운 날씨에 그렇게 입고 달려? 오늘 일부러 살 좀 빼려고 그랬지요. 형님은 145 페메 잡으셨나요? 후반에 좀 힘들어서 151로 타협! 이제는 하프도 쥐가 나네.

 

 함께 안티푸라민 이벤트에 참가했다. 물티슈 두 묶음을 받았다. 탈의실에 들어갔더니 젊은 친구 한 사람이 강ㅎㅅ 선배님 아니냐고 물으며 악수까지 청했다. 저를 어떻게 아세요? 달해아름다워님으로부터 많이 들었다고 하며 소아암환우돕기 마라톤 신청을 빨리 하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 분은 광화문마라톤클럽이구나. 그의 가방이 열린 틈으로 기록증이 보였고, 그 기록증에 전ㅂㅎ이라고 적혀 있어 이름을 알 수 있었다.

 

希洙형님은 발을 물에 담갔다가 가자고 하였다. 응원해주어서 고맙다며 엄니식당에서 밥을 사주셨다.

 

 

제6회 행복한 가게마라톤 대회장

 

 

학생들이 막대풍선으로 러너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장애인 돕기 동반주. 보기 좋은 모습이다.

 

 

 

나도 이제 달려 봐야지.

 

 

1킬로미터 지점이 나온다.

 

 

2킬로미터 지점이 나온다. 그런데 표지판은 마라톤TV에서 빌린 것같다. 상단에 전날 열린 2017 여의도 벚꽃 마라톤대회가 찍혀 있다.

 

 

3킬로미터 지점에 오자 하프 주자들이 점점 늘어난다.

 

 

 

 

4킬로미터 지점에 와서 아에드를 마셨다.

 

 

내 그림자. 딱 보니 돌아올 때는 눈이 부셔서 힘들게 생겼다.

 

 

 

希洙형님이 1시간 45분 페메 몇 백 미터 뒤에서 나타난다.

지난 해 봄 내가 선물한 아식스 젤 인피니 마라톤화를 신고.....

 

 

5킬로미터 지점까지 갔다.

 

 

 

10킬로미터 반환점에서 돈다.

 

 

 

하프 코스도

 

 

10킬로미터 코스도

 

 

여학생들은 주로에서 빠져나와 보행로에서 걷고 있다. 나 역시 웬만하면 보행로에서 달렸다.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2.5킬로미터가 남았다. 여대생들이 또 보인다. Airline Service라고 찍힌 티셔츠를 입고 있는 것을 보니 항공 승무원이 꿈인가 본다.

언젠가 비행기 안에서 볼 수도 있겠다.

 

 

남은 거리 1킬로미터. 9킬로미터 달렸네.

 

 

하프를 달릴 때는 내가 선물한 젤 인피니 마라톤화를 신으신다.

나도 같은 신발을 신고 달렸는데......

 

 

서울시청 마라톤 동호회 유니폼을 입고 달린 것은 처음이라는 希洙형님. 쥐도 났지만 올해 하프 최고 기록이라고 했다. 

2주 후에는 서울하프마라톤에서 1시간 40분대로 달리겠다고 하셨다.

 

좀 덥게 입고 달렸다.

내 뒤로는 하프 2시간을 살짝 넘긴 주자가 속속 들어오고 있었다.

 

 

안팎으로 흠뻑 젖었다.

 

 

아직 많이 남은 아에드를 들고......

 

 

입고 메고.... 쉽지 않았네. 단 10킬로미터였지만......

 

 

 

 

더위를 식히고 있는 希洙형님. 재작년에 내가 선물한 가방도 잘 쓰고 계시네.

 

 

엄니식당에서 제육볶음으로......

 

 

오늘은 부추 비빔밥은 먹지 않고 그냥 백반으로만.....

형님은 밥을 조금 덜어주시며 다음 주 경기마라톤이 걱정이라고 했다. 30킬로미터쯤 달리고 힘들면 택시를 타고 돌아올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