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순간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Walk from Seoul to Busan)

HoonzK 2017. 2. 2. 22:06

1993년 여름, 제대한 지 불과 사흘만에 도보 여행을 떠났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국도를 따라 걸어가는 여정이었다. 내 생일 전에는 도착하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내게 주어진 시간은 열흘. 부지런히 걸었다.

 

이 도보 여행을 위하여 제대 직전 마지막 휴가 때에는 수원 장안문 앞에서 우리 집(수유동)까지 걸어오는 훈련도 했다.

걸어가면서 이것저것 메모했었는데 몇 부분을 발췌하여 우리말과 영어로 여기에 올려 본다.

그저 잊어버리기에는 너무 강렬한 추억이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1
[1] 오늘은 8월 3일이다. [2] 걸어서 부산에 갈 것이다. [3] 출발점은 사당역이다. [4] 걸어서 대전, 대구, 부산까지 갈 것이다. [5] 8월 7일 대전 엑스포가 열린다. [6] 따라서 8월 7일이 되기 전에 대전에 도착하리라.

 

 Walk from Seoul to Busan 1
[1] Today is August 3. [2] I will leave for Busan on foot. [3] The starting point is Sadang station. [4] I will walk to Daejeon, Daegu, and Busan. [5] The Daejeon Expo will be held on the seventh day of August. [6] So I will arrive in Daejeon not later than August 7.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2 
[1] 오전 3시 34분. [2] 어깨 통증을 느낀다. [3] 배낭이 너무 무겁다. [4] 뭐한다고 쓸데없는 것까지 집어넣었담? [5] 좀 쉬어야겠다. [6] 다들 자고 있겠지. 나만 깨어있을 뿐. [7] 의식주. 주(住)가 내가 찾는 것. [8] 지독하게 피곤하다. [9] 열두 시간을 내리 걸었다. [10] 오산까지는 13킬로미터 남았다. [11] 길에서는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린다. [12] 하늘엔 보름달이 보인다. [13] 달 주위는 구름이 감싸고 있다.

 

Walk from Seoul to Busan 2
[1] A.m. 3:34. [2] I feel the pressure on my shoulder. [3] My sack is too heavy. [4] Should I put the useless stuff into the sack? [5] I need to get some rest. [6] Everybody seems to be in bed now except me. [7] Food, clothing, and shelter. Shelter is the stuff I'm looking for. [8] I'm terribly tired. [9] I have been walking for 12 hours. [10] Osan is 13km away. [11] I hear the spooky sounds on the road. [12] I see full moon in the sky. [13] There are clouds around the moon.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3
[1] 차(車)들이 지나간다. [2] 나를 칠 것만 같다. [3] 집중하고 주의해야 한다. [4] 부산에 도착하기 전에 죽고 싶지는 않다. [5] 좀더 조심해야지. [6]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Walk from Seoul to Busan 3
[1] The cars are passing by. [2] They nearly hit me. [3] I have to focus and watch out. [4] I don't want to be killed before approaching Busan. [5] I have to be more careful. [6] I am completely running with sweat.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4
[1] 나는 대한민국 육군이었다. [2] 수색중대 소속이었다. [3] 불과 일주일 전에 제대했다. [4] 누군가 내가 누구냐고 묻는다. [5] 나는 유령이다. [6] 누군가 내 행선지를 묻는다. [7] 지옥이다.

 

 Walk from Seoul to Busan 4
[1] I was a soldier of Korean army. [2] I belonged to a reconnaissance company. [3] I was discharged from military duty just a week ago. [4] Someone asks me who I am. [5] I am a ghost. [6] Someone asks me where I am going. [7] I am going to hell.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5 
[1] 안성천을 건너 충청남도에 들어섰다. [2] 경기도에 작별을 고했다. [3] 간밤에 여인숙에서 열시간 동안 잤다. [4] 목이 너무 마르다. 메로나를 먹고 싶다. [5] 발이 신경쓰인다. [6] 나는 왜 떠났던가? 노숙자처럼. [7] 나는 걷는 걸 좋아할까? 그럴 리가. [8] 도보여행을 그만두지는 않으리라.

 

Walk from Seoul to Busan 5
[1] I crossed over the Ansung stream to Chungchongnam-do. [2] I said goodbye to Gyeonggi-do. [3] I slept last night for ten hours at a flophouse. [4] I am too thirsty. I want a popsicle like Merona. [5] I am concerned about my feet. [6] Why did I leave like the homeless? [7] Do I like to walk? Not really. [8] I will not quit travelling by foot.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6
[1] 조치원이 아직 40킬로미터 남았다. [2] 지금 천안 어귀에서 쉬고 있다. [3] 성환 개구리 참외를 먹는다. [4] 수박과 닮았다. [5] 한 농부는 미국에 있는 자기 아들 자랑을 한다. [6] 그는 내 도보 여행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Walk from Seoul to Busan 6
[1] Jochiwon is still forty kilometers away from here. [2] Now I am resting at the entrance to Cheonan. [3] I eat oriental melons of Seonghwan. [4] They are similar to water melons. [5] A farmer is showing off his son in America. [6] He is not interested in my road trip.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7
[1] 도로가에 불량배들이 모여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2] 나를 위협할 것같았다. 가진 돈 다 내놔. [3] 저 대여섯 명의 녀석들을 어떻게 상대한담? [4] 놀랍게도 그들은 사나운 맹수를 본 듯이 나를 피했다. [5] 몸을 움츠리는 게 느껴졌다. [6] 왜들 저러지? [7] 화장실에 들렀다. [8] 거울을 보았다. [9] 도대체 너 누구니, 불량배? 새까맣게 그을린 깡패. [10] 유감스럽지만 그건 나였다.

 

Walk from Seoul to Busan 7
[1] A bunch of bums gathered and smoked by the sidewalk. [2] They would threaten me. Give us your money, all. [3] How should I face those several guys? [4] To my surprise, they evaded me as if they had seen a fierce animal. [5] I felt they shrank with fear. [6] Why did they do like that? [7] I dropped by a john. [8] I looked in a mirror. [9] Who the hell are you, a scoundrel? A gangster sunburned. [10] I was sorry it was me.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8
[1] 기나긴 하루였다. [2] 아직도 갈 길이 멀다. [3] 조용하고, 호젓하고, 황량한 도로를 지나왔다. [4] 길바닥에 그려놓은 ‘시신’ 표식이 눈길을 끌어잡았다. [5]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소변을 보았다. [6] 나무에 얼굴을 부딪혀 비명을 질렀다. [7] ‘정숙(靜肅)’이라는 표지판을 발견했다. [8] 이럴수가. 이곳은 묘지(墓地)였다. [9] 망자(亡者)들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10] 시간은 멈춘 것같았다. [11] 시계가 멈추었다. [12] 시계마저 나처럼 지친 것이다.

 

 Walk from Seoul to Busan 8
[1] It has been a long day. [2] I still have a long way to go. [3] I have passed a silent, lonely and desolate road. [4] The road markings of 'corpse or victim' caught my eyes. [5] I pissed at a quiet place with no people. [6] I hit my face on the tree and screamed. [7] I found a sign 'silence.' [8] Oh, my goodness. It was a cemetery. [9] What have I done to the dead? [10] Time seemed to stand still. [11] The watch has stopped. [12] The watch was tired out like me.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9 
[1] 내가 정말 지독한 놈이란 것을 알았다. [2] 26시간 동안 내리 걸었다. [3] 오랫동안 힘들게 걷다 보니 발바닥이 뜨거워졌다. [4] 너무 졸려서 눈을 반쯤 감은 채 발을 끌면서 걷기까지 했다. [5] 마침내 대전에 도착했다. [6] 고등학생들이 내게 물었다. “어디까지 가세요?” [7] “여기. 대전. 사흘 동안 서울에서 걸어왔어.” [8] 그들은 동시에 외쳤다. “말도 안돼!” [9] 하지만 그들은 모를 것이다. 내가 대전에서 부산까지 계속 걸어가리라는 것을.

 

Walk from Seoul to Busan 9
[1] I realized I was a real tough cookie. [2] I kept on walking for 26 hours. [3] The long, hard walk burned the soles of my feet. [4] I was so sleepy that I often shuffled my feet with my eyes half-closed. [5] I finally arrived in Daejeon. [6] High-school students asked me. "Where is your destination?" [7] "Here. Daejeon. I have walked from Seoul for three days." [8] They shouted at the same time. "Unbelievable!" [9] But they didn't know I would keep on walking from Daejeon to Busan.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10 
[1]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2] 판초를 입어야 했다. [3] 다시 군인이 된 것같았다. [4] 군대에서 훈련하고, 행군하고, 수색하던 일이 떠올랐다. [5] 비무장지대에서 50번 넘게 정찰을 했었지. [6] 흠뻑 젖었다. [7] 개천은 넘칠 것같았다. [8] 강처럼 보였다.

 

Walk from Seoul to Busan 10
[1] The rain started. [2] I had to wear a poncho. [3] I felt I became a soldier again. [4] I remembered I had been training, marching, searching in the army. [5] I had patrolled the Demilitarized Zone over 50 times. [6] I got drenched to the skin. [7] The stream nearly overflowed. [8] It looked like a river.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11 
[1]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2] 그는 다급하게 말했다. “괜찮은 거야? 폭우가 내렸다고 들었는데.” [3] “지치고 젖었지만 아직 버틸 수 있어. [4] 더 걸을 수 있어.” [5] “조심해야 해. [6] 일기예보에서 A급 태풍이 온다고 했어.”

 

Walk from Seoul to Busan 11
[1] I called a friend of mine up. [2] He said urgently. "Are you okay? I heard there were torrential downpours." [3] "I'm tired and wet to the skin. But I can stand. [4] I can walk more." [5] "You have to be careful. [6] The weather forecast said the super typhoon is coming."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12 
[1] 택시운전사가 차를 세우더니 소리를 질렀다. “타요!” [2] 나는 대답했다. “못 타요!” [3] “돈없는 것 알아요. 돈낼 필요없어요. [4] 무지 심심해서 그래요. [5] 대화할 상대가 필요해서 그래요.” [6] “부산에 도착하기 전에는 차는 안 타기로 했어요.”

 

Walk from Seoul to Busan 12
[1] A cabbie stopped the car and shouted. "Get in!" [2] I answered. "I cannot!" [3] "I know you are penniless. You don't have to pay. [4] I am so bored. [5] I just want somebody to talk to." [6] "I decided not to get on vehicles until I reach Busan."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13 
[1] 주유소는 어디에 있담? [2] 주유소에는 사람이 없을 수 있다. [3] 그러나 거기에는 커피나 음료수 같은 게 있다. [4] 자동판매기는 반갑기 그지 없다. [5] 10분 동안 쉰다. 50분 걷고 10분 쉰다. [6] 군인들의 스타일이지.

 

Walk from Seoul to Busan 13
 [1] Where are gas stations? [2] There may be no one at the gas station. [3] But there are some coffee and beverages there. [4] A vending machine welcomes me. [5] I rest for 10 minutes. 50 minutes walk, 10 minutes break. [6] This is the pattern of the soldiers.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14 
[1] 신발을 벗었다. [2] 발이 몹시 가려웠다. [3] 너무 많이 걸어서일까? 아니다. [4] 모기가 물어댄다. [5] 신발을 도로 신어야 했다. [6] 비가 더 세차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7] 곧 엄청나게 퍼부었다.

 

Walk from Seoul to Busan 14
[1] I took off the shoes. [2] My feet felt so itching. [3] Too much walk? No. [4] Mosquitos bite. [5] I had to put on the shoes again. [6] The rain was beginning to fall harder. [7] Before long it was raining cats and dogs.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15 
[1] 비가 몹시 내려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2] 나뭇잎이 거세게 흔들렸다. [3] 강한 바람에 나무가 넘어갔다. [4] 전진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5] 이런 게 태풍이로구나. [6] 두려움에 휩싸였다. [7] 나 자신에게 중얼거렸다. [8] 죽으면 안돼. [9] 살아남아야 해. [10] 반드시 해내야 해. [11] 저것이 왜관이 불빛이다! [12] 기어이 낙동강을 건넜다.

 

Walk from Seoul to Busan 15
[1] It was raining so hard, somehow I couldn't see in front of me at all. [2] The leaves of the trees stirred. [3] A strong wind blew down the trees.  [4] It was too hard to move forward. [5] This is the typhoon. [6] I was frozen with fear. [7] I muttered to myself. [8] I am not dying. [9] I am surviving. [10] I will succeed without fail. [11] That is the light of Waegwan! [12] I finally crossed over Nakdonggang River.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16 
[1] 경찰관이 있네! [2] 피해야 해! [3] 경찰관 맞은편 쪽으로 길을 건너갔다. [4] 그는 내게 외쳤다. “실례합니다. 이쪽으로 좀 오세요!” [5] 짜증이 났다. [6] 그는 말했다. “신분증 좀 보여 주시겠습니까?.” [7] “저는 9일 전에 서울을 떠나 여기까지 걸어왔어요. 부산으로 가고 있지요.” [8] “그렇군요. 바쁘세요? [9] 시간되시면 초소에 들어가서 좀 쉬다 가시죠.” [10] “네. 그러지요.” 40분 동안 머물렀다. [11] “댁이 남다른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12] 그래서 대화를 하고 싶었고요. [13] 이 야심한 밤에 걸어가는 이유도 알고 싶었고요.” [14] “열흘 전까지만 해도 저는 군인이었어요. [15] 4년 동안 군대에 있었지요. [16] 그냥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고 싶었어요.” [17] 그와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18] 나의 군대 경험담. 그의 경찰 이야기. [19] 그는 부동자세로 거수 경례를 하였다. 나 역시 거수경례로 받았다. [20] 그의 얼굴은 잊어버렸지만 그의 성이 진씨였던 것은 아직 기억하고 있다.


Walk from Seoul to Busan 16
[1] There is a police officer! [2] I have to avoid him! [3] I crossed the road away from him. [4] He shouted at me. "Excuse me, sir. Come over here!"  [5] I pissed off. [6] He said. "May I see your ID, please?"
[7] "I left Seoul 9 days ago and walked here. I am going to Busan." [8] "I see. Are you busy? [9] If you are not busy, I recommend you to get some rest in a guard post."
[10] "Okay, I will." I stayed for 40 minutes.
[11] "I thought you are an extraordinary person. [12] So I want to talk to you. [13] I want to know why you walk around midnight."
[14] "I was a soldier ten days ago. [15] I have been in the army for 4 years. [16] I just want to walk from Seoul to Busan."
[17] I had a long chat with him. [18] My soldier experience. His police story.
[19] He stood to attention and saluted. I saluted, too. [20] I forgot his face, but still remember his family name is Jin.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17 
[1] 불볕더위였다. [2] 햇볕을 받고 걷기에는 너무 더웠다. [3]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다. [4]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5] 땀이 턱에서 뚝뚝 떨어졌다. [6] 스포츠 음료를 부여잡고 벌컥벌컥 마셨다.


Walk from Seoul to Busan 17
[1] It was scorching. [2] It was too hot to walk under the sun. [3] I could not go on anymore. [4] There were beads of sweat on my forehead. [5] The sweat was dripping from my chin. [6] I grapped sports drinks and gulped them.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18
[1] 길가의 절벽을 기어올랐다. [2] 등을 기댈 수 있는 둔덕을 찾아내었다. [3] 눈을 감고 잠을 청해 보았다. [4] 비몽사몽(非夢似夢)이었다. [5] 분간할 수 없는 소리를 들었다. [6] 날이 밝았다. [7] 무덤에 기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7] 곳곳에 무덤이었다. [8] 어둠 속에서 망자(亡者)들과 함께 있었던 것이다.

 

 Walk from Seoul to Busan 18
[1] I climbed up the cliff near the road. [2] I found out a mound I could lean against. [3] I closed my eyes and tried to sleep. [4] I was half asleep and half awake. [5] I heard things I could not discern. [6] The day broke. [6] I came to know I had leaned on the grave. [7] There were many graves. [8] I had been with the dead in the darkness.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다 19 
[1] 해내었다! [2] 걷기를 마쳤다. [3] 눈물 없다. 미소 없다. 감정 없다. 멍한 느낌만 있을 뿐. [4] 부산 땅에 입을 맞추었다. [5] 11일간의 도보 여행. [6] 비를 맞으며 서 있다. [7] 정지 상태. [8] 어떤 날이 떠올랐다. 내일이 내 생일이라는 사실!

 

Walk from Seoul to Busan 19
[1] I made it! [2] I finished walking. [3] No tears. No smiles. No feelings. Just a composure.
[4] I kissed the ground of Busan. [5] Eleven days of walking. [6] I was standing in the rain. [7] Pause. [8] A day rushed upon my mind. Tomorrow is my birthday!

 

 

 

요새처럼 스마트폰 지도앱이나 GPS가 없으니 여러 장의 지도는 필수다. 수시로 꺼내 보아야 하니 비닐로 싸야 했다.

그냥 출발했다가 하루 지나 문방구에서 비닐을 사서 포장을 했다.

 

첫 도보여행이라 물품을 너무 많이 챙겼다. 야삽이나 수통까지 챙길 필요는 없었다. 제대한 지 얼마 안 되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옷도 너무 많이 넣다 보니 배낭이 무거워서 혼났다. 민간인이 군인 정신을 발휘하다니.....

 

 

내 사진은 삼각대와 카메라 리모컨이 찍어주었다.

이 도보 여행을 통하여 9킬로그램이 빠지게 된다.

 

경기도와 충청도의 추억

 

26시간 동안 걸었을 때의 사진이다.

 

대전 엑스포 개막일 전날 마침내 대전에 도착했다.

 

비를 엄청나게 맞기 시작하는 옥천.

추풍령을 넘어 왜관에 갈 때까지 태풍이 와서 비를 맞고 또 맞았다.

이 때의 힘들었던 기억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옥천마라톤을 갈 때마다 최악이었다. 더위에 진저리를 치다가 중도 포기까지 했으니.....

 

 

부산에 도착했다. 그 당시는 부산직할시..... 2년 뒤 부산광역시로 바뀐다.

부산에 도착한 후 지인들과 만나 몇 일 쉬다가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간다. 제주도를 걸어서 한 바퀴 돌았다. 걷는 중간에 시간을 내어 한라산에도 다녀왔다.

 

 

 

이 사진은 다섯 달 뒤 동해안 7번 국도 도보여행 후 부산에 도착했을 때의 사진이다. 이 때도 열흘만 투자했다. 1994년 1월.

1995년에는 서해안과 남해안 도보여행도 했다. 이때는 보름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