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시민마라톤.
재작년 행운목님이 풀코스 머리 얹는 날 함께 달렸고, 작년엔 희수 형님의 풀코스 후반부를 함께 달렸던 대회.
아직도 기념품을 따지는 스타일이다 보니 잘 신청하지 않게 된다.
그다지 끌리지 않는 티셔츠를 또 한 장 집에 쌓아 두기 위하여 참가 신청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현장접수도 된다지만 그냥 늦게 나가 하프코스에서 하프 달리는 훈련이나 할까 했다.
일요일은 몹시 추웠다.(2014년 12월 14일)
일주일 전 풀코스 달릴 때보다 더 추워졌다.
오전 10시가 넘어 여의도에 도착했지만 기온이 새벽보다 올라간 것같지는 않았다.
한강의 쌀쌀한 바람까지 맞으며 달려야 했다.
자체 훈련을 한다는 것. 그것도 하프 훈련을 한다는 것.
여러가지 번거로운 문제를 미리 해결해야 했다.
스트레칭은 집에서 출발하기 직전 딱 3분만 하였다.(결국 이 어설픈 몸풀기 때문에 무릎에 통증이 생겼다.)
갈아입을 옷은 죄다 여의나루역 26번 물품보관함에 집어 넣어야 했다.(6시간에 2천원. 4시간에 2천원인 보관함도 있다.)
달리기 복장말고도 마실 물과 간식도 챙겨야 하니 배낭은 필수였다.
배낭 안에 휴대폰, 생수, 현금, 카드, 열쇠, 화장지가 담겼다. 간식은 뺐고, 물도 300밀리로 줄였다.
그렇게 메고 여의나루역쪽에서 성산대교 방향으로 달렸다. 하프 선두 주자들이 거의 골인할 무렵이라 나와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주자는 한 명도 없었다.
급수대가 나왔지만 가까이 가지 않았다.
물과 간식을 건드리는 얌체짓을 삼가하였다.(뻐꾸기는 되지 말자고. 그냥 훈련나온 달리미가 되어야지.)
5킬로미터 지점 급수대에서 풀코스 주자 함찬일님을 보았다.
마지막 5킬로미터를 남기고 영양 보충을 하고 계셨다. 오늘도 SUB-3네. 올해만 SUB-3로 60회가 넘었을텐데.
인사한 뒤 배낭을 풀어 물을 마셨다. 화장지도 여러 장 꺼내어 상의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당초 이 대회 코스는 지난 해까지만 해도 동호대교 방향으로 갔다가 오는 코스였는데 올해는 안양천쪽으로 접어드는 코스로 바뀌어 있었다.
풀코스도 하프 코스 2회 왕복이 아니었다.(2회 왕복이었으면 늦게 달리는 주자들이 내 옆에서 같은 방향으로 달리고 있어야 했다.)
6킬로미터쯤 달려 안양천 방향으로 틀었다. 건너편에서 3시간에서 3시간 30분 사이로 달리는 주자들이 나타났다.
목동야구장도 한눈에 보였다.
8킬로미터쯤 달렸을 때 특전사님이 나타났다. 큰 비닐로 온몸을 감싸고 계셔서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달리는 자세로만 알아보고 수십 미터 앞에서 양팔을 흔들어 응원하였다.
그리고 9킬로미터쯤 지나 해병대님, 르노삼성자동차 대야점님이 나타났다.
하프 반환 지점의 쵸코파이와 콜라가 먹고 싶었지만 참았다. 참가 신청하고 달리는 사람들의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그냥 둔덕에 있는 화장실에 들렀다 나왔다.
아무리 훈련이라지만 발이 매우 피곤했는데 알고 보니 신발끈을 느슨하게 매다 보니 발이 이리저리 돌아다닌 것이었다.
단단히 동여매고 달려온 길을 그대로 밟아 나갔다.
10.54875킬로미터를 달려왔으니 똑같이 10.54875킬로미터를 달려가야 했다. 그래야 물품보관함에 담긴 짐을 찾아 옷을 갈아입을 수 있으리.
후반에 살짝 빠르게 달렸다. 어차피 시간 체크를 한 게 아니라 몸으로만 빨라졌다는 것을 느껴야 했다.
511번째 달리는 김용구님을 따라 달리다 7킬로미터 남았을 때 제치고 앞으로 나섰다.
아무리 츄리닝 바지에 자켓을 입고, 배낭을 메었다고 하더라도 4시간 10분 내외로 달리는 주자들 보다는 빨랐다. 14킬로미터 달린 사람과 35킬로미터 달린 사람의 차이이기도 했다.
물이야 충분했지만 간식이 절실하였다.
5킬로미터 남기고 급수대를 만났다. 자원봉사자들이 내가 대회에 나온 줄 알고 열렬하게 응원해 주었다.
거기에 쵸코파이에 콜라까지.
감사+감사.
쵸코파이 4분의 1조각에 콜라 3분의 1잔이었지만 에너지가 급속 충전되었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 거리주라 편안하게 골인하였다. 골인 지점의 아치 아래로는 통과하지 못하고 골인 지점을 빗겨서 더 진행한 다음 되돌아 왔다.
지하철 보관함에 가서 짐을 찾은 뒤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 입었다.
특전사님과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지만 길이 엇갈리고 휴대폰 통화가 잘 되지 않아 그냥 돌아오게 되었다.
차가운 날씨에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달렸더니 밧데리는 바닥 나 있었다.
사진 작가님이 나를 찍었는지는 몰랐다.
V자를 날리면서도 배번이 없기 때문에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고맙게 찍어주셨다.
배번 미확인 사진에서 찾아내었다. 참가자가 얼마 되지 않았고, 눈에 잘 띄는 빨간색 자켓이라 사진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콜핑 자켓(2013 울산태화강마라톤 기념품)
젤네오라이튼 아식스마라톤화
아스토레 윈드팬츠(2014년 12월 12일 구입-10년 동안 입었던 아디다스 트레이닝 바지 대용. 붙는 느낌은 있지만 처음이니까.)
Salewa 바이저버프
![]() |
대회명칭 | : | 제13회 한강시민 마라톤 대회 |
일 시 | : |
2014년 12월 14일(일) 풀코스 08:00출발, 하프.10k.5k 09:00출발 |
장 소 | : |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이벤트광장(여의나루역 2번 출구 앞) |
주 최 | : | 열린사회자원봉사연합/대한생활체육연맹 |
주 관 | : | 한국마라톤tv/한국마라톤여행기획/국제마라톤클럽.코리아 |
후 원 | : | 대한적십자사/한국자원봉사단체협의회/대한생활체육연맹/국민생활체육육상연합회/문화체육관광부마라톤동호회 한국관광공사마라톤동호회/한국생활체육신문/한강물살리기운동본부/세계일보/세부퍼시픽항공/필리핀항공/세계여행신문사/스포츠월드/노스랜드/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세부퍼시픽항공 |
경기종목 | : | 풀, 하프, 10km, 5km |
![]() |
접수기간 | : | 2014년 8월 20일 ~ 12월5일까지 | |||||||||||||||||||||||
신청방법 | : |
① 인터넷 접수 : 홈페이지(http://www.hangangmarathon.kr) | |||||||||||||||||||||||
종 목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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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기념품 | : | 티셔츠 ( 추후공지 ) | |||||||||||||||||||||||
지 급 품 | : | 배번호, 기록증(추후발송), 완주메달 | |||||||||||||||||||||||
입금계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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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결정 | : |
건타임으로 측정(단, 대한육상연맹에 등록된 선수는 시상에서 제외 / 건타임 측정시 기록증 순위와 | |||||||||||||||||||||||
참가비 환불규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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