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순간

모닝을 운전하다

HoonzK 2014. 8. 5. 20:32

제주도에서 기아 모닝을 몰고 다녔다.

계약하기로는 모닝 가격에 뉴모닝을 준다고 했는데 자동차에는 문외한이라 모닝인지 뉴모닝인지 알 길이 없었다.

차가 덜컥거리며 사람을 애먹였다.

스파크 운전할 때보다 불편해서 몇 분 운전하기도 전에 짜증이 났다.

보험도 전액 면책을 선택했지만 이 렌트카 회사, 흠집난 부분을 일일이 체크했기 때문에 마음도 상했다.

하필이면 황금연휴 기간에 차를 빌리다 보니 평소보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했다는 것부터 불만스러운 상태였는데......

카드도 아니고 현금으로 결제해 주질 말 것을 그랬다.

 

뒤에서 차들이 빵빵 대는 소리는 모두 나에게 퍼붓는 야유같았다.(사실 그렇지 않았지만)

20여 분 쯤 운전하여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렌트카 업체에 전화걸어 마구 다구쳤다.

뭐, 이런 고물차를 주었느냐고?

뉴모닝이 아니라 그냥 모닝인 것같다......

 

그 사람들 무조건 죄송하다고만 했다. 고객님 앞에 빌리신 분이 험하게 차를 모시는 분이 있어서 좋지 않은 차가 간 것같다. 하지만 뉴모닝이 맞다. 죄송하다.

사과의 반복이었다. 그렇다고 차를 바꿀 수는 없고......

 

전화로 다구치고 나니 나도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렸다. 화풀이할 데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운전할 때는 차선 신경쓰랴 앞차, 옆차와의 간격, 심지어 뒷차가 너무 따라붙지 않는가까지 신경쓰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두 달만에 다시 운전하니 자연스러웠다. 다만 토요일 오전 수면이 부족하여 오후에 운전하다가 슬며시 잠이 들어 중앙선을 넘어가 버리는 아찔한 순간이 있기는 했다. 사고 사례에 실리고 싶어 안달이 났는가? 뺨을 때리면서 견디어 내었다.  

 

6월 7일 오전: 제주공항-항몽유적지-이호구장-제주서초등학교-이호구장

6월 7일 오후: 이호구장-김녕해수욕장

6월 8일 오전: 김녕해수욕장 주변

6월 8일 오후: 김녕해수욕장-에코랜드-5.16도로-서귀포-대정-산방산

6월 9일 오전: 산방산-제주공항 

 

※이 기록을 두 달 전에 했어야 했는데 참 늦게도 올린다. 늦게라도 올리지 않으면 영영 올릴 기회가 없어질까봐 지금 올린다.

 

 

 

어느새 경차 빌리기에 익숙해지는 것같다. 10년 내리 중형 LPG만 빌렸는데...... 올 3월 처음으로 경차를 빌리기 시작했다. 다음번에는 레이를 빌려볼까?

 

 

 

 

 

풀코스 달리는 날은 정말 일찍 대회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구석에 세웠다. 꽤나 시간이 흐른 뒤에 골인하기 때문에 혹시 차가 털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다.

하지만 빌린 경차에 고가의 카메라 장비가 있으리라고 그 분이 생각했겠나?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 새벽까지 차에서 잤다.  산방산 아래 주차장. 차에서 자면서 처음으로 한기를 느끼지 않았다.

혹시 더워서 창문을 열고 잤다가 모기에게 물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창문을 열지 않아도 되었다. 잠 자기에 딱 적당한 날씨였다.

지난 10년간 2월마다 와서 차에서 밤을 새우곤 했는데 히터도 틀지 않고 어떻게 버티었을까? 군대 시절의 혹한기 훈련이 매번 떠올랐는데......

이번 제주도행은 3박 4일 일정으로 가지 못하고 2박 3일(정확히는 1박 3일이네)로 가야 했다. 6월 6일 비행기표가 너무 비싸서 6월 7일 새벽 비행기를 타야 했다.

6월 6일 1일 숙박료와 6월 8일 1일 숙박료를 절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절약하고도 여느때의 3박 4일 일정보다 돈이 많이 들었다. 일단 비행기표가 비쌌고, 렌트비가 비쌌다. 하루밖에 자지 않은 숙박비도 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