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새벽에 일어나 아이들과 만나 강남으로 갔다.
마라톤 10킬로미터 대회에 참가하는 축구부원의 아버님께서 픽업해 주셨다.
지하철을 타고 삼성역으로 가려면 크게 돌아서 가지만 자가용을 타고 질러서 간 덕분에 빨랐다.
출발까지는 1시간 40분이 넘게 남아 있어서 아주 여유있는 기다림이 되었다.
강남구와 미8군이 주최하는 대회라 참가비는 저렴하였다.
지난 해에는 죽기전에님(주장클럽)이 주관한 대회였는데 올해는 다른 분에게 넘어간 대회였다.
이 대회는 10킬로미터가 먼저 출발하고 하프가 그 뒤에 출발하는 특이한 대회이다.
1시간 45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가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1시간 45분 페이스로 진입한 것이 10킬로미터 지점인데 1시간 45분 페메는 없었다.
나 스스로 페메를 해야 하다니..... 양재천의 비좁은 주로를 따라 달리는데 자전거가 앞뒤에서 오니 정신없었다.
10시를 넘으면서 날씨는 몹시 더워졌다. 7킬로미터를 달렸을 때 이제 3분의 1인데 언제 하프를 달리나 했다.
3킬로미터 지점부터 8킬로미터 지점까지 악착같이 따라붙는 붉은 티셔츠가 있었다. 딱 봐도 1:45 페이스였다.
-오늘 목표가 어떻게 되세요?
-1시간 45분이요.
-저도 그런데. 지금 페이스로 달리면 곧 따라잡을 거예요. 저 앞에 풍선이 보이네요.
재빠르게 앞으로 발을 내디뎠다. 페메가 단 풍선과 10미터까지 가까워졌다. 이런! 풀코스 5시간 페메 풍선이었다.
착각한 덕분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니....
물이 부족하여 후미 그룹은 물 한방울 먹지 못한채로 달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회가 끝난 후 대회 홈페이지는 급수에 대한 불평이 일제히 쏟아지고 있다)
20킬로미터 지점까지 풀코스와 하프코스가 정확히 일치하는데다 선두그룹과 후미그룹이 마주보고 달리는 구간도 있었기 때문에
물은 빨리 떨어졌고, 앞으로 진행하는 것도 어려웠다.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1시간 45분 페이스메이커를 17킬로미터 지점에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양반, 엄청 피치를 올린 것이다. 강남구청마라톤클럽의 김용무씨와 양철희씨 대단하다.
-따라오느라 힘들었어요. 좀 빨리 뛰신 것같은데.
-초반에 2분 정도 빨리 뛰었어요.
18킬로미터 지점. 뒤를 돌아다 보니 붉은 티셔츠가 있었다.
-아! 오셨네요.
-막판에 스퍼트 좀 올렸습니다.
-이 페이스로 들어가시면 1시간 43분대도 가능하실 거예요.
-맞아요.
-그동안 훈련 많이 하셨나 봐요. 후반에 이렇게 잘 뛰시는 걸 보면.....
그런데 거기까지였나 보다. 그는 내 앞으로 나온 지 불과 10초가 되지 않아 내 뒤로 밀려났다.
20킬로미터를 달리고 나서 만나는 가공할 오르막. 걷는 사람이 속출하였다. 바짝 올라와 있던 페이스가 장애물을 만나면서 떨어졌다.
그래도 나흘 전 보다는 3분 이상 빨리 달렸다.
모자: Salewa 바이저 버프
겉옷: 쿨 티셔츠(검정색 아디다스)
속옷: 미착용
신발: 아식스 젤 SP트레어너(하프마라톤 대회 전용)
장갑: 미착용
바지: 아식스 반바지
양말: 아식스 중목
목도리: 미착용
테이핑: 왼쪽 종아리 세 줄/ 오른쪽 무릎 두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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