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프린스1호점으로 알려진 산모퉁이 카페를 찾지 못했다.
백사실계곡을 빠져나오자마자 바로 옆의 건물인 줄 알았다.
바보같이 쭉 내려갔다. 너무 내려가면 안 되는데.... 자하문길까지 가 버렸다.
당연히 북악스카이웨이 산책로와는 멀어졌다.
길 건너편에 팔각정 이정표가 있어서 길을 건너 산쪽으로 올라붙었다.
그런데 여긴 시골이다. 서울에도 아직 이런 데가 이는가? 계단식 밭이 즐비했다. 소로를 따라 일단 올라갔다.
늘어지게 자고 있던 개 두 마리가 내가 다가가자 눈을 떴지만 내가 그들에게서 멀어지자 무심한 듯 다시 잠을 청하였다.
일단 소로를 따라걷자.
여기 최배달이라도 무술 수련이라도 하는가 보다.
샌드백에 밧줄에..... 나무로 만든 평행봉까지......
어린 시절 생각이 불현듯 났다.
무술의 고수가 되고 싶어 혼자서 산에 올라가 몇 시간 동안 수련하던 일.
태권도장을 다니는 것도 모자라.... 별난 이력을.....
오르다 보니 내 등뒤로 서울성곽이 보였다. 그럼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이런! 군부대 시설이 나오고 이쪽으로 오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경고문을 읽어야 했다.
뒤로 돌아! 군부대에서 멀어져야지.
사람들이 보였다.
암릉 주변으로 소나무들이 즐비하여 마치 단양의 수리봉이나 도락산을 온 것같은 착각에 빠졌다.
기차바위를 지나고 감시초소에 가서야 알았다. 인왕산에 왔다는 사실을......
청와대 쪽은 사진을 찍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몰래 찍어볼까 하는 마음도 들었으나 올리지 못할 사진을 찍으면 뭐하나 했다.
그냥 마음 속에 깊이 새기고 성곽을 따라 내려섰다.
길을 잘못 들어 북악스카이웨이 길에는 들어서지도 못했지만 덕분에 서울성곽을 밟아보기까지 했다.
백 년 전에만 해도 호랑이가 살았다던 인왕산에도 와 보지 않았는가?
오후 3시가 넘어버려 창의문에서 숙정문까지는 탐방하지 못하였다.
신분증 검사에 출입증까지 부착해야 하는 코스가 있으니......
그래도 예전에는 아예 출입불허였는데 많이 변하긴 했다.
이번에 못 간 북악스카이웨이 산책로는 다음에 꼭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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