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교체
삼성 갤럭시 와이드 3 > 삼성 갤럭시 A24
통신사 이동
SKT > KT
삼성 갤럭시 와이드 3 스마트폰을 쓴 지 5년 6개월이나 지났다. 32GB SD카드가 삽입되어 있기는 하지만 스마트폰 자체 저장 공간이 32GB밖에 되지 않아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감당할 수 없었다. 대중교통 앱이나 당근 마켓 앱을 지우기까지 하면서 저장 공간을 확보했지만 0.5GB 이하의 여유 공간으로는 휴대폰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경고 메시지를 하루가 멀다 하고 받았다. 저장 공간에서 캐시 삭제를 하면서 버티기를 몇 년이다. 의아한 것은 그동안 지운 앱의 용량을 다 합치면 3GB는 넘을텐데 왜 저장공간이 줄어드는지 알 길이 없었다.
저렴한 LTE 요금제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휴대폰 기기만 용량이 큰 제품으로 바꾸는 방법은 없느냐고 20년 단골 가게 사장에게 문의했지만 그런 것은 없다고 했다. 휴대폰을 업그레이드하는 순간 요금 제도는 5G 요금제로 바뀌기 때문에 휴대폰 이용 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장은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자급제라고 있었다. 기존 요금제는 그대로 가져가고 휴대폰 기기만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이었다. 태플릿 PC 고장 수리 때문에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강북지점에 들른 김에 휴대폰 판매 매니저에게 고민을 이야기하니 해결 방법이 있다고 했다. 갤럭시 A24(SM-A245N)를 추천하면서 용량이 128GB, 즉 4배로 늘어난 휴대폰이니 현재 고민은 바로 해결이 된다고 했다. SKT 요금제도 그대로 가져가면 되는데 문제는 기기 값을 한번에 지불해야 하는 점이라고 했다. 40만원 남짓. 그렇게 하기로 했다.
매니저는 내 요금제를 분석하더니 굳이 40만원 넘게 지불할 필요가 없다. SKT에서 KT로 통신사 이동을 하라고 했다. 나같은 경우 제휴 할인이 묶여 있는 것도 아니니 당장 바꾸라고 했다. 25년 동안 SKT를 떠난 적이 없는데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받았는데 통신사를 바꿀 경우 20만원이 되지 않는 돈만 들이면 되고, KT의 5G 4GB 슬림요금제를 선택하면 휴대폰 속도도 빨라지고 여유 있는 데이터로 생활할 수 있다고 했다. 4GB 데이터를 모두 소진한다고 해도 추가 과금없이 최대 400kbps 속도로 이용하게 되니 훨씬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25년간의 의리를 저버리라고요, 매달 데이터 선물을 보내주는 분도 있는데..... 매니저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거기서 의리가 왜 나오느냐, 장기고객이라고 하여 큰 혜택도 없는데. KT 쓰시는 분에게 데이터 선물해달라고 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도 했다
지금 치르고 있는 24,750원의 이용료. 물론 거기서 조금 오르긴 하지만 2만원대의 요금제는 그대로이다. 1.5GB 데이터, LTE 속도가 4GB 데이터에 5G 속도로 업그레이드되는데 바꾸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설득되었다.
5G가 빠르긴 했다. 스트라바 러닝앱을 가동하여 기록을 남길 때 바로 등록되었고, GS25 편의점에서 GS PAY 앱을 연다고 직원을 기다리게 했던 일이 없어졌다. 그렇게 생활하기로 했는데 견딜 수 없었다. 계산적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삶이란 게 있었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가야 한다는 감성적 사고가 자꾸만 치고 나왔다. 사흘 후 매장을 찾아가 통신사 이동 취소를 하고 싶다고 했다. 기기에 문제가 있거나, 통화 품질에 문제가 없는 한 취소는 졀대 불가하다는 말만 들었다. 고객님처럼 단순 변심 취소는 안된다고 했다. 그게 법이라고 했다.
그렇게 버티다가 일주일 후 인터넷을 뒤지다 통신사로 원복한 사례를 보았다. SKT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어 원복하고 싶다고 했다. 현재 가입되어 있는 KT측에서 취소를 해준다면 SKT로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통신사 변경을 하고 14일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14일을 넘기면 돌아오더라도 SKT에서 받았던 기존 혜택을 모두 상실하고 신입 회원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때부터 KT 고객센터에 전화하여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불가능하다고 했다. 담당 직원은 상부에 보고해 보겠다고만 했다. 몇 시간 뒤 상부에서 전화를 받았다. 원칙에 예외는 없었다. 전화를 붙들고 있어봤자 시간 낭비밖에 되지 않았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배려는 휴대폰 매장에 가서 문의해 보라는 것이었다. 매장에 다시 가 보긴 했다. 결과는..... SKT로 돌아가지 못했다. 1999년부터 25년 동안 이어진 SKT와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다.